코스 : 장천동 - 천자봉 - 수리봉 - 시루봉 - 웅산 - 석동 갈림길 - 드림로드 - 진해중학교 - 경화역
몇 십년만에 진해 웅산을 만났다.
변산 바람꽃 과 청노루귀를 쫒아다니는 시즌은 끝이났다.
매화...다음은 벚꽃...
다 좋지만 곁들여 산이있어야 좋지 않겠나...
고민하다 부산에서 지척에 두고도 몇 십년째 못가본
진해 산군으로 마음을 정해본다.
청바지에 청조끼 스타킹으로 최대한 멋을내고 올라본 장복산 덕주봉 웅산 시루봉 천자봉 종주
얼마나되었나... 분명한건 내가 20대였다.
그 뒤로도 몇 번의 갈 기회가 있었지만 생활터전이 서울이었던 시절이라 무박아니면 불가능했다.
꽃 산행을 위한 무박산행은 그시절 개념으로는 진행할 의미는없었다.
얼마나 변했을까...내가 기억하는 그 길은 분명 아닐것이다.
대중교통의 편리성과 예전과 달리해 보고싶어 반대편에서 코스를 정해본다.
진해구청 근처에서 천자봉을 올라 시루봉 웅산 불모산?은 패스하고 안민고개를 지나 덕주봉 장복산?
지금은 또 신 낙남길이 용지봉에서 불모산을 넘어 천자봉까지라 역순으로 연결해볼까?
언제 부터인지 지도도 필요없다. 계획도 필요없다. 가다가 마음이 가는대로...하루종일 산위에만 있으면 된다.
혼자만의 산행 특혜가 아닌가.
천자봉은 일반적으로 대발령에서 시작을 하지만 대중교통 이용시 환승을 한번더해야 하기에 효율적으로
구청가까이 장천동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나이가 지긋한 7명의 산객이 같이 하차한다.
어딜가시냐 여쭤보니 자신들은 드림로드 둘레길을 가신다며 멋진길이니 언제한번 다녀가라 권하신다.
그 분들과 산림욕장 갈림길에서 인사드리고 헤어진다.
가이바의 주특기 지도에도 없는 직진 산으로 가로질러 진격...했지만 5분도 지나지 않아 주차장이 나오고
시멘트 포장길이 나온다.
여기가 어디야...이정표를 찾아 살펴보니 게이트볼...다시 숲속으로 직진...다시 큰건물을 만난다 산림욕장 이라나...
할수없이 주자장에서 만난 한분에게 물어본다. 어디로가면 산길을 만날수있냐고... 임도로 가라신다.
시키는 대로 임도를 따라올라가니 겨우 산으로 접속하는 데크계단을 만난다.
기억이 가물...여기가 어디였나...돌아보니 진해만이 보이기 시작한다.
맑은 날씨라 화창한 진해만을 기대했건만 게스다.
제법 긴 데크계단...중간중간 낡아서 보수한 자리가 많다.
하지만 예전 이곳을 하산할때는 데크라는 존재는 기억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천자봉에 오르는데 안테나가 서있다. 있었나?
역시 오랜기억은 의미가없다. 멀리 시루봉이 보인다 저 곳은 확실히 기억속에 존재하고있다.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기에 나는 등산로에서 떨어진 군사훈련길로 진행을 한다.
역시 사람발길이 뜸한곳에는 남산제비꽃 고깔제비꽃 큰개별꽃 산자고 등 이계절의 야생화가 지천이다.
한참을 진행하니 다시 등산로와 합류가 된다. 시루봉 오르는곳 엄청난 길이의 데크계단이 설치되어있다.
오르다 전망이 되는곳에서 나름 옛길을 가름하고 있는데 한 여인이 사진을 부탁한다.
편한 복장에 일반 백팩을 메고...산을 자주 다니는 산객이 아니라 판단되어 성의를 다해 원하는 포인트에서
사진을 찍어준다.
감사하다 내미는 과자를 사양하고 나의 길을 떠난다.
흘려보낸 20여분 그리 아깝진 않다.
산을 자주 오르지않는 그 분에게는 사진 몇장이 소중한 추억이 될테니...
시루봉을 지나 웅산가는길 평원이 넓다.
기억을 더듬어 봐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기억을 못할뿐 이 곳은 오래전부터 있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자리를 깔고 편하게 쉬고있다. 개념의 차이지만 저 분들의 선택도 나쁘진 않아보인다.
진행하다 대구에서 왔다는 부부산악회 분들과 덕담을하며 보조를 맞춘다.
한참을 즐거운 대화를하며 진행하다 갈림길에서 이별한다.
즐거웠습니다.
조금 후 김해에서 왔다는 또 다른분이 말을 걸어온다.
에헤...그래 마음을 바꿔먹는다. 산위에서 만나는 좋은분들과 즐기며 산행하자...
초면이지만 오랜 친구처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다.
산위에서 만나는 여러분들과 함께 하다보니 장복산까지 가야한다는 생각은 머리속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그러면 어떻나 즐거우면 되지...
웅산앞이다.
이 곳은 확실히 기억이 난다.
친구들과 절벽 옆면 직벽을 기어올라 호기로움을 견주던 무모한 시절...
옛 생각에 절벽 사면 낭떠러지 구간으로 가본다. 맞은편 암릉 봉우리...
그 시절 저곳으로 건너가 사진 몇장 남기던 위험한 호기...지금 다시보니 살아남은게 신기해 보인다.
옛 생각에 잠시 먼 풍광을 감상하고있는데 여인들의 소란속에 돌아본다. 5명이었나?
암릉 사면길에서 결정을 못하고 웅산오르는 짧고 위태해 보이는 로프를 보며 의견이 분분하다.
이길로 왜 왔냐 물어보니 리딩한분이 인도했다고... 그 분이 누구신지...지금 안보인다 말한다.
에헤...내팔자야 나의 성향상 어쩔수있나 한명한명 배낭고리를 낚아채 위로 올린다.
어떻게 내려가냐고 또 걱정이다. 내려가는 길은 반대편이고 괜찮으니 걱정말라 안심시키고 돌아보니
그 분들을 인도한분이 다시오셨다.
짐작컨데 여기로 올라보니 오르기도 내려가기도 애매한 포지션이라 안전한 길을 찾아 살피러 다니신 모양이다.
다음 로프지역까지 그 분들과 함께한다.
아무런 생각없이 웅산을 내려와 버렸다.
불모산에서 오는방향엔 나무 안내판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 등산로 없음... 그 여인들이 어이 없는듯 모두가 웃고있다.
아무일 없었으니 좋은 추억?이 되었겠지요..
갈길이 멀어 인사드리고 그 분들과 작별한다. 김해에서 오신분 과도 이별을하고 안민고개를
향해 속도를 낸다.
앞으로...
한참을 지난후 아차...웅산 정상석 사진.. 여인들의 난리통에 오래전 정상석인지 확인도 못해봤다.
나의 기준에 꼭 정상에 발을 디뎌야하고 확인해야 하는 관념은 없다.
미련없이 패스하고 계속 진행한다.
장복산가는 능선에는 진달래가 피어나고있다.
개화된지 오래되지 않은 듯 모두가 싱싱해보이고 전 능선을 다 덮진 못했지만 나름 운치 있는 길이다.
지게자루 썩는줄 모르고 놀다보니 많이 지체되었다.
오늘처음 속도를 낸다 땀이 흘러내리고 4월초 능선의 날씨는 이미 초여름 느낌이다.
한참을 내달리는데 나이가 상당하신 두분이 바쁜나를 또 세운다...브레이크...
석동?이 맞는지 모르지만 갈림길에서 드림로드를 가봤냐 물어보신다.
아직은 가보지 못했다 말씀드리니 자기들과 같이 내려가자 권한다.
오잉?...
상당히 이쁜길이라고...오늘 진해에서 만나는 분들마다 드림로드 길 이야기뿐이다.
순간 귀가얇은 나는 갈등이 생긴다.
안민고개 방향을 살피고 진해만을 봐라보니 게스가 여전하다. 원하는 청명한 조망은 불가할거 같다.
그래 모든 분들이 적극 추천하는 곳이니 가보자.
오늘 계획대로 안한다고 장복산이 어딜가겠나 계획을 바꾸고 두분과 보조를 맞추기로 마음먹는다.
시간적 여유가 생기니 도리어 마음이 편해진다.
얼마전부터 가다 경로를 바꾼게 부쩍늘었다. 애초 계획잡는다 고민할 필요가 없을것 같다.
계획은 계획일뿐
멀리가야 한다는 고정관념 산행계획과 무장공비 산행은 애초에 잡지않는게 맞는것같다.
꽃길만 가자 다시한번 되뇌어본다.
급경사 지역을 한참이나 내려와 드디어 말로만 듣던 드림로드길이다.
처음엔 평범한 벚꽃이...조금 진행하다보니 홍매화와 어울려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낸다.
모델이 절실히 필요한 길이다...
얼마나 셔터를 눌러되었는지 모르겠다.
아..이 곳엔 모델이 필요한데...몇번이고 아쉬움이 되뇌여진다.
경화역, 여좌천?...안녕이다.
이제 진해 벚꽃길 관광을 한다면 무조건 드림로드다.
그 분들에게 여쭈어보니 길이도 상당하다 말하신다 걸어서는 6시간 이상이라고...
그래서 자전거 탐방객들이 많구나...
한참을 같이 걸으며 여러이야기를 나누며 본의 아니게 힐링하며 트레킹을 즐긴다.
그 분들은 안민고개로 해서 창원으로 가신다기에 갈림길에서 작별하고 나는 진해중학교 길로 하산을 한다.
경화폐역 앞...인산인해...사람들로 인해 철길로 들어갈 엄두가 나지않는다.
위에서 붉은색, 핑크색과 어울린 환상적인 벚꽃을 본터라 하얀 벚꽃터널이 눈에 차지 않는다.
성의없이 셔터몇번 누르고 미련없이 귀가하기로 한다.
이제 전국 어디에서나 볼수있는 너무나 흔해빠진 벚꽃길...
시대가 변해가는 막바지에 벚꽃관광도 그 운명의 날이 멀지 않은것 같다.
진해의 산중기억 다시 업그레이드를 시키고 언제 다시온다는 약속은 하지 못하고 진해와 이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