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금요일 양일간 울산대학교에서 열린 한일 강유전체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반구대 암각화를 구경했습니다. 학회 마지막날 세션이 점심 때 끝나서 그냥 귀가하기엔 뭔가 허전하여 어디 잠시 들른만한 곳이 없나 생각한 끝에 반구대 암각화가 생각났습니다. 평소 울산과 같은 남쪽 끝자락에 와 볼 일도 없기에 이 때 아니면 언제 구경하랴 싶었는데 마침 집으로 가는 큰 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더군요.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의 반구대로 가는 안길입니다. (반구대안길) 심산유곡이더군요. 입구에 다 왔습니다.
차를 몰고 마을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마을은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었습니다.
마을 입구에 차를 세워두었습니다. 이제 이곳은 유명 관광지가 되어 찾아오는 관광객이 종종 있었습니다.
차를 세워두고 큰 개울건너 맞은편을 바라봤습니다. 주변에서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더군요.
오랜 가뭄에도 개울물은 수량이 풍부하였고, 계곡의 검은 바위에 새겨진 주름살에서 오랜 세월이 느껴졌습니다.
마을 앞을 "U"자형으로 휘돌아 흐르는 개울물
조금 더 걸어 들어가니 반구대 암각화 가는 길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나타났습니다.
입구에 흐드러지게 핀 배롱나무 꽃
수련으로 꽉 찬 연못을 다리 위에서 바라봤습니다. 아름다운 풍광입니다.
다릴 건너니 대나무 숲이 나타났습니다.
이 근처엔 선사시대, 고생 시대의 유물, 유적이 적잖이 있습니다. 범상치 않은 곳입니다. ^^
왼편으로 잘 정비된 황톳길이 나 있습니다.
반구대 암각화 가는 길이란 표지판이 없어서 잠시 망설이다 이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한 참을 걸어가니 끝이 보입니다. 반구대 암각화가 정면에 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전망대 입니다. 앞의 망원경으로 절벽 아랫부분에 새겨진 신석기 시대 암각화를 구경할 수가 있습니다.
넓은 대곡천에 접한 판판한 절벽에 고래, 물개, 사슴, 호랑이, 멧돼지, 고래잡이 정경, 그물, 목책 등이 새겨져 있습니다만
망원경으로도 잘 보이질 않더군요. ^^;;
이곳 개울물은 울산시를 가로질러 바다로 향하는 태화강으로 흘러 듭니다.
선사시대 인류가 자리를 잡을 만한 곳이란 생각이 듭니다.
한참 주변 풍경을 구경하고 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돌아 나오는 길에 다시 입구를 바라보았다. 비가 점점 세차게 내렸다.
비 내리는 대곡천 계곡
돌아 나오는 길에 마을 입구에 세워진 반구대 암각화 박물관에 들렀습니다. 왼편 벽이 암각화 복제품입니다.
박물관은 내부가 반 2층으로 이뤄졌습니다.
2층에 있는 전시물. 신석기, 청동기 선사시대 사람들이 사냥하였던 동물 박제
반 2층에서 내려다 본 반구대 암각화 복제품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인물상에는 남자의 성기가 과장되게 그려져 있습니다. 이런 그림에서 선사시대 인류의 풍습이나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로 1909년 오스트리아 빌렌도르프에서 발견된 구석기 유물 복제품
박물관을 나서니 비가 폭우가 되어 쏟아졌습니다. 이제 이 비가 그치면 폭염도 한풀 꺾일 것입니다.
비는 경상북도를 벗어날 때까지 줄기차게 내렸습니다.
첫댓글 좋은곳 다녀 오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