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사랑 안에서 함께 하시는 후원회원님들, 그동안 안녕하신지요?
저는 지금 아프리카 말라위 북부 지역 카롱가라는 마을에서 첫 번째 소식을 드립니다.
저는 7월26일 한국을 떠나 독일에 한 달 동안 머물면서 아들 다니엘의 왕성한 연주활동을 지켜보는 엄마로서 누리는 기쁨도 맛보았고, 또 독일에 사는 동생도 만나서 지쳤던 몸과 마음을 좋은 에너지로 충전 시킨 후, 8월 말에는 5년 전 부터 영적으로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아프리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도착하여 한인 카톨릭 공동체에서 머물다가, 어제서야 최종목적지인 말라위 카롱가에 도착하였습니다. 말라위의 수도 릴롱웨에서도 8시간이나 자동차를 타고 와야 하는 먼 곳이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 같은 말라위 호수가 얼마나 아름답던지 피곤한 줄 모르고 긴 여행을 마쳤습니다. 7월부터 시작된 긴 여정이었습니다.
제가 이제부터 살 곳은 마리아니스트 수도회의 수사님들이 살고계신 아주 평화롭고 아름다운 마을인데,
루수빌로의 책임자이신 미국인 피터 선교사님의 배려로 오게 된 이곳은 루수빌로 공동체에서 약 8km 떨어져 있는 곳입니다. 현재 고등학교와 기술학교를 운영하시는 케냐에서 오신 흑인 수사님들의 공동체가 있는 곳이고, 제가 들어온 집은 미국인 자원 봉사자들을 위해 3년 전에 지여진 집인데, 프로젝트가 끝난 올 8월에 그들이 미국으로 돌아가게 되어, 마침 빈 집에 제가 세를 들어 살게 되는 것입니다. 시기적으로 볼 때 얼마나 완벽한 타이밍인지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도착하자마자 루수빌로 공동체의 어린이들을 방문하여 그들의 기쁨에 찬 환영 노래를 들었고, 베아트리스 수녀님과 피터 선교사님은 제가 다시 살러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에 대한 감동으로 저를 힘껏 안아 주셨습니다.
저의 가슴도 터질듯이 기뻤습니다.제가 살 집에 들어오니 마음이 평화로웠습니다. 양지에 있었던 나의 집과는 전혀 다른 공간들이지만, 아직은 자주 끊어지지만,전기와 수도가 들어오고 인터넷이되는 특혜 받은 곳입니다.
아직 이삿짐과 구호물품을 실은 컨테이너가 도착하지 않았지만, 집수리 좀하고 꾸며놓으면 카롱가에서는 제일가는 호화주택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저녁을 제 이웃이 되어주실 수사님들의 초대로 풍성한 식사를 하고난 후 새집에 들어오니 비로서 내가 광야에 홀로 서있는 느낌이 들면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 눈물은 결코 외로워서 흘린 눈물이 아니었습니다. 그 눈물은 감사와 감격의 눈물이었습니다. 하느님을 향한 사랑 때문에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정든 집을 떠나왔더니 이곳에 나를 위하여 더 좋은, 영혼을 위한 집을 마련해 놓으신 그분의 사랑에 가슴이 벅찼기 때문입니다.
오늘 새벽부터 수사님들과 함께 기도했습니다. 수도회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일이 우선이 아닌, 기도로 충만한 삶을 살아가게 해 주시니 제가 바라던 그대로 다 이루어졌습니다. 오직 그 힘으로 제가 일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제 아프리카에서의 나의 삶은 영혼을 위한 끝나지 않는 피정이 되어 질 것이며,
육체를 위해서는 끝나지 않는 유익한 다이어트를 실행해야합니다. 부족함이 곧 은총입니다.
또 나의 정신은 하느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날마다 숨 쉬며 감사의 찬양으로
한없이 크신 그분의 사랑에 응답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저를 사랑하시고 신뢰해주시는 후원회원님들의 성원에 감사하는 기도가 멀리 아프리카 땅에서도 울려 퍼짐을
기억해주시고 기도와 물질로 지속적인 지원을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9월 10일 말라위 카롱가에서 김청자 아녜스 드림
첫댓글 나의 삶은 영혼을 위한 끝나지 않는 피정이 되어 질 것이며...그 말씀이 가슴속에 함께 자리합니다...저는 언제 그런 영성을 갖을 수 있을런지...자꾸 부끄러워지는 내 영혼...
장하십니다. 순교성월에 순교자들의 모습 보는듯~~~^*^ 모든것 주님께 봉헌하는 모습...!! 그러지 못하는 저에게는 자랑입니다. 문명의 때가 덜 묻은 아름다운 자연... 감사와 찬양의 노래가 그곳 공동채와 환자들의 희망이요 힘이 될 것입니다.
김청자 교수님... 주님 안에서 영육간의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제2의 인생을 아프리카에서 새롭게 시작하신 교수님을 위해 기도중에 기억하겠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넘치도록 받고 그분의 사랑으로 넘치는 감사와 찬미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이 느껴지는
자랑스런 친구여 !!! 그분의 사랑에 응답하며 살아가는 그 모습에 부러움과 함께 자신을 돌아보며 더욱굳은 믿음을
다짐하게 해주는 친구여 그대는 주님의 초대에 예복을 갖추고 있네요
눈내리듯 쏟아지는 하느님의 은총이 여기서도 느껴집니다.
루스빌로 공동체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여기까지 울려퍼지는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