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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쳐블:1%의 우정> 김희정
2번째 오렌지의 문을 두드립니다.^^ 글 부탁을 받고 고민을 할 필요도 없이 이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올해 들어 본 영화가 이것밖에 없어서…. 3월의 어느 월요일, 천목사님께서 영화를 쏘시고, 사모님께서 팝콘과 음료를 쏘셔서 교육자들과 사모들이 함께 이 영화를 보게 됐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24시간 내내 돌봐주는 손길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전신불구의 상위 1% 백만장자 필립. 어느 날 우연히, 가진 것이라곤 건강한 신체가 전부인 하위 1% 무일푼 백수 드리스를 만나게 됩니다. 거침없이 자유로운 성격의 드리스에게 호기심을 느낀 필립은 그에게 특별한 내기를 제안합니다. 바로 2주 동안 필립의 손발이 되어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자신을 간호하며 버틸 수 있는지 시험해보겠다는 것이죠. 참을성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 볼 수 없던 드리스는 오기가 발동해 엉겁결에 내기를 수락합니다. 풋 크림을 샴푸로 착각하고 머리를 감기거나, 필립의 식사를 돕는 도중 여자에게 한눈을 팔아 엉뚱한 곳에 음식을 들이대는 등 두 남자의 좌충우돌 동거 생활이 시작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필립은 자신을 장애인으로 생각지 않고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대해주는 드리스에게 깊은 호감을 느끼며 둘의 사이는 점점 가까워지게 됩니다.
요즘 제 생각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단어는 <관계>입니다. 하나님께서 저와 더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어 하심을 강하게 느낍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누구나 진정한 ‘관계’에 대한 갈급함이 있음을 사람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느끼게 됩니다. 그렇지만 모두가 안정감 있는 관계를 맺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애나 어른이나 어느 정도 서로를 알게 되면 육신의 정욕이 드러나고 힘의 원리가 작용하는 것을 보게 되니까요. 자신을 완전히 드러내면 내가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속에 먼저 상처를 줘 버리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두주인공은 극단의 삶을 살아가다 만나지만, 표현방식만 다를 뿐 공통적으로 관계에 대한 갈급함이 보입니다. 사랑했던 부인과의 사별 후 상실감에 빠진 필립에게 관계는 돈으로 살 수 있는 주종의 관계일 뿐이며, 육적인 고통 가운데 자신을 가두고 진정한 관계 맺기를 두려워합니다. 드리스는 순수하고 정직한 영혼을 가지고 있지만 이성을 통해 가족 안에서 충족되지 못했던 사랑의 관계를 찾으려 합니다.
이러한 둘의 내면은 서로의 고통을 알고 직면하게 되었을 때 치유가 시작됩니다.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 필립이 경험하는 전신경련과 호흡장애, 죽음에 대한 공포, 그 때 드리스는 그의 곁에 있습니다. 누군가의 인정과 격려가 필요했던 드리스에게 필립은 배움에 대한 지원과 격려를 제공합니다. 둘 다 삶을 회피하고 두려워하는 수동적인 모습에서 능동적인 모습으로 성숙해 갑니다. 그 가운데 서로를 향한 끈끈한 우정이 세워져 갑니다.
하나님 앞에서 나의 모습을 직면하는 과정이 어렵지만 또 그것만큼 은혜로운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로 세워가려 노력하며 그 앞에 엎드리시는 많은 분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아직 이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공동체가 함께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의: 스펙타클한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잠이 오는 부작용이 올 수도….^^)이 영화가 실제 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과 끝에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도 매력 중의 하나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신혼 초 저에게 “돕는 베필”이라고 정체성을 확실하게 부여해 주신 하나님께서, 이번에는 이 영화를 통해 호빵맨 목사님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주라고 말씀하시네요. 참고 인내하며 나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준 호빵맨 목사님에게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는 친구가 되어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