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宮秋怨(서궁추원) 궁녀의 한
王昌齡(왕창령, 698~756?)
芙蓉不及美人粧(부용불급미인장) 단장한 여인은 부용꽃보다 아름답고
水殿風來珠翠香(수전풍래주취향) 별궁에 바람 부니 비취빛 향기로다
却恨含情掩秋扇(각한함정엄추선) 버림받은 궁녀는 그리움도 한이건만
空懸明月待君王(공현명월대군왕) 밝은 달 쳐다보며 부질없이 님 기다리네
평소 온 신경을 써서 몸을 가꾸고 정성스레 화장을 하는 이 여인은 여전히 부용꽃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
서궁 안 연못가에 자리 잡은 그녀의 침전에 산들바람이 불어오니 비취보다 더 푸른 여인의 향기가 흩날린다.
한때 왕의 총애를 받다 버림받은 이 궁녀는 긴 세월동안 왕을 그리워하다 가슴에 시퍼런 멍이 들었다.
한밤중에 달을 쳐다보면서 아직도 부질없이 왕을 기다리며 잠을 못 이룬다.
왕이 또다시 이 여인을 찾을 리 없다는 것을 남들은 모두 알고 있지만
이 궁녀는 그것 외에 다른 희망을 가질 수 없었으니 이 여인이 아름다울수록 더 애처롭다.
가을 부채처럼 버림받은 여인 반첩여는 가을을 앓는다.
*西宮(서궁) ; 長信宮, 반첩여가 쫓겨나 살던 궁
*秋扇(추선) ; 가을 부채, 버림받은 여인을 상징
*懸(현) ; 보다(=觀).
출처 : 양돈타임스(http://www.pig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