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강좌 46강
이번주 디카시 강좌에는 정사월 시인의 디카시와 <경남일보>에 탑재된 최광임 시인의 '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144'(한유경)를 소개한다.
#디카시
[시작노트]
풀밭 매인 조랑말을 보았다. 아직 한여름만큼 뜨겁지는 않지만 더운 날이었다.
묵묵한 표정으로 매여있는 모습에 순간 놀랐다. 왜 저기에... 사진을 찍고 보니 안 보이던 간판이 보인다.
해야 할 일이 있었구나. 맡은 역할에 충실한 모습이 대견하다.
최근 진실되지 못한 모습으로는 카메라 앞에 서는 이들의 뉴스를 자주 보게 된다.
매여있음에 자유는 없다. 그러나 지킬 건 지키기에 더 빛나는 것일 텐데 아쉽다.
디카시. 글: 정사월 시인
https://www.h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55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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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일보>에 탑재된 최광임 시인의 '최광임의 디카시행진 144'(한유경)를 소개한다.
산다는 것은
낭만을 쓸었다
밥이었다
- 한유경 시인(부산디카시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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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가로수길의 수북한 낙엽 사진에서 발아한 질문(제목)과 2연으로 된 짧은 언술의 행간에 이 시대 삶의 비의를 숨겨놓았다. 제목과 사진과 문장의 융합이 낯선 것은 2행을 연으로 처리한 행간의 넓이 때문이다.
생물학적으로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은 몸이지만 그 몸을 잘 만드는 일은 정신이다. 같은 조건이라면 건강한 정신을 소유한 사람의 삶이 훨씬 풍요롭다는 말이다. 건강한 정신의 요건은 단연코 낭만이다. 낭만은 인간 본연의 유희 정신이다. 그러나 이 세상은 인간 본연의 유희를 거세하고 하루하루 성실한 근로만을 강요한다. ‘산다는 것은’ 한유경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바로 낭만을 거세한 이 세상에 대한 회의를 행간에 숨겼다. 풀어 쓰자면, 옛날에는 낭만이 있었고 그 낭만이 우리를 살게 하는 밥이었는데 지금은 과거형이 되어버렸다. 그러므로 낭만이라는 밥도 없이 현재를 산다는 것은 저 낙엽처럼 더없이 쓸쓸한 것일 수밖에 없다.
시인· 계간 <<디카시>> 주간
https://www.g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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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는 가장 짧은 한편의 영화다. 디카시인은 디지털 세상을 수놓는 감독이다. 또한 디카시는 세상에서 가장 짧은 1초 , 또는 3초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디카시는 디지털 세상을 물들이는 감동의 기획 영화다."
[금주의 디카시]에 박정숙 님의 <위문편지>를 선정한다.
#금주의디카시
위문편지 / 박정숙
단발머리 소녀가
날마다 쓰던 편지
작은 자루에 달콤한
사탕 넣고 보내준
아저씨 답장
박정숙 님의 '위문편지'는 유년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서정 디카시의 산물이다. 몽당연필로 꾹꾹 눌러 쓰던 국군장병 아저씨에게 보내던 '위문편지'를 시적 대상으로 삼고 있다. 단발머리 소녀가 쓰는 편지에 대한 답장은 군사우편 소인이 찍힌 반가운 소식이다.
또한 장병들에게 배급되던 건빵 속 별사탕이 밀봉된 답장은 어린 소녀에겐 달콤한 봄의 전언이 될 수 있다. 단발머리 소녀의 순수한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영상, 디지털 글쓰기, 디지털 제목 3종 세트를 연동시켜 국군장병의 존재적 가치가 묻어난다. 소식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매개체 역할을 하는 우편함을 영상기호(디지털영상)로, 단발머리 소녀의 소박한 마음을 문자기호(디지털글쓰기)로 노래하고 있다. 국군장병 아저씨의 헌신과 희생을 재조명하는 '위문편지'를 디지털 제목으로 클로즈업시키고 있다.
디카시가 K-열풍을 몰고 있는 디지털 세상에서 유년시절 '위문편지'에 대한 추억을 소환하면서, 국가안보의 주역인 국군장병의 노고를 기리고 있다.
"디카시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전달되는 SNS의 날개다. 스마트폰이 켜져있을 때 디카시 심장소리 즉, 디카, 디카, 디카 소리가 들리면 디카시를 삶 그 자체로 여기는 우리 시대 진정한 디카시 애국자다."
정유지(부산디카시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