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4장9-10절 야베스의 축복 250112 원주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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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름에 새겨진 고통: 야베스의 출발선
역대상 4장 9절에서 10절은 이스라엘 지파의 족보 중에서도 매우 독특한 대목입니다. 수많은 이름이 나열되는 가운데 성경은 '야베스'라는 인물을 주목하며, 그가 형제보다 '귀중한 자'라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이 가진 본래 뜻은 '고통'입니다. 고대 유대 사회에서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그 사람의 운명과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가 이름을 지었다는 사실은 그가 태어날 당시 가문이 몰락했거나 아버지가 부재했을 가능성, 혹은 신체적인 장애나 극심한 가난이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즉, 야베스는 태어날 때부터 '슬픔'과 '고통'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인생을 시작한 인물입니다.
2. 제1간구: 복의 근원이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하다
야베스의 첫 번째 기도는 "주께서 내게 복을 주시옵소서"라는 간절한 부르짖음이었습니다. 이는 기복적인 탐욕이 아니라, 자신의 비참한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분이 하나님임을 인정하는 절대 신뢰의 표현입니다. 세상의 배경이나 자신의 능력을 의지할 수 없었던 야베스에게 하나님은 유일한 소망이었습니다. 통장에 잔고가 많거나 몸이 건강할 때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잊기 쉽지만, 야베스와 같이 절박한 상황에 놓인 자는 전적으로 하나님께 매달리게 됩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진실한 갈망에 응답하시며, 우리의 작은 신음조차 외면하지 않으시는 분입니다.
3. 제2간구: 지경을 넓혀 주시는 하나님의 비전
두 번째로 야베스는 "나의 지역(지경)을 넓혀 주옵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영토 확장을 넘어, 삶의 영향력과 사명의 범위가 확장되기를 바라는 영적인 간구입니다. 인간은 본래 자신의 안락한 테두리 안에서 소박하게 머물고자 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면 기도의 지평이 넓어집니다. 나 중심의 기도에서 가족과 이웃, 그리고 지역 사회와 나라를 위한 기도로 확장됩니다. 요한 웨슬리가 "세계는 나의 교구다"라고 선포하며 복음의 지경을 넓혔던 것처럼, 우리 또한 현재의 한계를 넘어 하나님의 비전이 우리 삶과 자녀 세대까지 넓게 퍼져나가기를 구해야 합니다.
4. 제3간구: 주의 손으로 도우시는 실제적인 은총
세 번째 간구는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라는 기도입니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손은 실제적인 능력과 구체적인 도우심을 상징합니다. 인생의 험한 파도를 지날 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를 붙드시는 주님의 강한 손입니다. 성령의 역사는 단순히 신비로운 체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손으로 하는 모든 일상적인 수고 가운데 주님이 함께하시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일터에서, 가정에서, 헌신의 자리에서 주님의 손이 우리 손 위에 얹혀 있을 때 우리의 수고는 생명의 열매를 맺게 됩니다. 야베스는 자신의 약함을 알았기에 주님의 전능하신 손길에 자신의 인생을 전적으로 의탁했습니다.
5. 제4간구: 환난과 근심에서 건지시는 평강의 복
마지막으로 야베스는 "나로 환난을 벗어나 내게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라고 구했습니다. 세상이 주는 복은 종종 근심과 대가를 동반하지만, 하나님이 주시는 참된 복은 마음의 평강을 가져옵니다. 인생의 고비마다 찾아오는 과도한 환난은 때로 사람의 인격을 무너뜨리고 깊은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야베스는 이러한 파멸적인 고통으로부터 자신을 보존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참된 승리는 문제가 없는 상태가 아니라, 문제 한복판에서도 주님이 주시는 평정심으로 넉넉히 이겨내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야베스의 이 소박하고도 절박한 간구를 모두 허락하셨습니다.
6. 하나님의 지키심과 도우심: 기도의 타이밍
하나님의 은혜에는 모든 믿는 자를 보살피시는 '지키심의 은혜'와, 기도하는 자에게 특별히 임하는 '도우심의 은혜'가 있습니다. 때때로 하나님은 우리 인생의 대문을 닫으실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절망할 때가 아니라 창문을 여실 하나님을 바라보며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대문이 닫히는 절박함은 우리를 기도의 자리로 이끌고, 우리가 겸손히 주님의 얼굴을 구할 때 하나님은 가장 정확한 타이밍에 새로운 길을 열어주십니다.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목마름에 처했을 때 모세가 엎드림으로 쓴물이 단물로 변했듯, 기도는 막힌 상황을 돌파하는 새로운 창문이 됩니다.
7. 결론: 야베스의 축복을 나의 것으로
국가적인 위기와 개인적인 시련이 겹친 시대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시비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것입니다. 야베스는 자신의 이름에 새겨진 고통의 운명을 기도로 돌파했습니다. 하나님은 그를 형제보다 귀중한 자로 세우셨고, 그의 모든 간구에 응답하셨습니다. 우리의 인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의 상처나 현재의 결핍에 갇혀 있지 않고 하나님께 "복에 복을 더하사 지경을 넓혀 달라"고 부르짖을 때, 주님은 우리의 삶을 존귀하게 바꾸실 것입니다. 야베스의 축복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실제적인 간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