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걸린 독감으로 외출도 못하고 빈둥빈둥 할 일도 없는 차에 저녁에 루퍼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시간여행자로 번역된 LOOPER라는 단어를 사전을 찾아보니 “고리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나옵니다. 재미있는 것은 캐디의 뜻도 담겨 있네요..
죠셉고든리벳이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입니다. 처음 보는 배우 같아서 인터넷 서핑을 해보니 “시간여행자는 죠셉고든리벳과 브르스윌리스를 빼면 저예산 영화”라고 평한 것을 보면 꽤 이름있는 배우인 모양입니다.
“시간여행” 과거와 미래를 맘대로 왔다리 갔다리 할 수 있는 여행… 이런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는 너무나 많아서 식상할 법 한데 꽤 재미 있고 감명 깊게 보았습니다. 아니 사실은 저도 중간에 많이 하품하면서 와이프에게 “저렇게 평이하게 영화를 만드니 아들 넘이 보지 말라 했지”라고 혹평하기 까지 했습니다.
여하튼 올레 TV에 결제한 4,000원이라는 거금이 아까워서 마지못해 끝까지 보았는데 끝부분의 대사와 장면이 참 감명 깊고 오랫동안 잔잔하게 가슴에 남습니다. 간만에 느껴보는 엄마의 자식에 대한 사랑… 그것이 형용할 수 없이 고귀한 것이고, 더불어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존귀한 선물이 아닌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브르스 윌리스는 죠셉의 미래인물입니다. 나이 들어 만난 브르스의 와이프는 레인메이커라는 미래의 악명 높은 테러집단에 살해당합니다. 여기서 브르스윌리스는 암울한 미래를 만들고 자기가 사랑하는 아내까지 죽인 원흉 레인메이커라는 사람을 살해하기 위해 미래에서 현재로 돌아옵니다.
천신만고 끝에 찾은 레인메이커는 불과 10살도 되지 않았지만 어마어마한 초능력을 가진 아이였습니다. 그 아이를 죽여야 미래에 자신의 아내를 살릴 수 있다는 염원하에 강렬한 의지로 추격하여 갈대밭 앞에서 만나게 되지요.. 거기서 그 아이의 엄마는 아이에게 도망을 가라고 하고 브르스윌리스가 총을 쏘지 못하게 그 아이가 도망가는 방향의 시야를 가립니다.
그 아이엄마는 총을 겨눈 브르스에게 사정을 합니다.
“ 엄마로서 사랑을 쏟아 아이를 정상적으로 바르게 키우도록 하겠으니 제발 살려달라”
고 애원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르스윌리스는 방아쇠를 인정사정 없이 당겨버립니다. 그 총에 엄마가 쓰러지고 시간을 번 아이는 도망을 갑니다. 혼자 도망을 가는 아이는 엄마 없이 세상에 버려지게 되고 정상적으로 바르게 살 수 없겠지요..
이런 장면을 상상할 수 있게 된 주인공 죠셉고든리벳은 결단을 하게 되지요. 자신이 죽으면 그 아이의 엄마도 살수 있게 될 것이라고 판단하면서 스스로 가슴에 총을 쏘아 죽음의 길을 택하게 됩니다. 현재의 자신이 죽으니 미래에서 온 자신인 브르스윌리스는 자연스레 없어지게 되고 아이의 엄마도 살게 됩니다.
여기서 나오는 죠셉고든리벳이 하는 명대사입니다.
“아이를 위해서 기꺼이 희생하려는 엄마”
“자기 아내를 위해서 살인하는 남자”
“분노하고 외로운 아이”
(엄마가 죽고 나면 아이는 혼자 가혹한 세상에 버려지게 되겠지요)
“그 아이 앞에 놓인 어둠의 길은…
그 길은 시간처럼 돌고 돌아, 흐리고 흘러 돌아온다”
(결국 엄마를 죽게 만듬으로써 세상에 홀로 버려진 아이는 분노를 안고 살면서 그 초능력을 나쁜 곳에 쓰게 되고 결국 미래를 황폐하게 만드는 것이 명약관화하게 되겠지요)
“그래서 나는 미래를 바꿧다”
(그리고 총으로 자신의 심장을 쏘고 자살을 하게 됩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가족이라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엄마와 아이의 관계, 천륜이라고 하지요, 모든 엄마들이 그렇듯이 아이에 대한 엄마의 절대적이고 무조건적인 사랑.. 그런 사랑이 있음으로써 우리의 아이들은 밝게 자라게 되고 미래도 따뜻하게 되는 것이겠지요.
아무리 세상이 이기주의화 되고 폭력적이고 살벌하게 되더라도 우리의 마지막 끈은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아닐까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첫댓글 늘 좋은 글로 감동을 주시는 아따형 감사합니다~~~~
가족이란 나의 울타리를 다시한번 생각해볼렵니다..더더욱 사랑해야지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