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내달 중 최종적인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수원은 지난 15일 한수원 본사에서 한수원 김종신 사장을 비롯한 정수성 국회의원, 백상승 경주시장, 최병준 경주시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수원 본사이전 관련 관계기관 대표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그동안 갈등을 빚어온 본사 경주 이전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 아울러 법정기한 내 이전을 추진할 경우 머무르게 될 임시 이전지, 사택 등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진행됐다. 하지만 이번 간담회에서는 서로의 이견이 달라 최종적인 합의점을 이끌어 내진 못했다. 이에 향후 좀 더 구체적인 사항을 협의하기 위해 현재 운영 중인 한수원-경주시간 실무협의회를 격상한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운영키로 했다. 아울러 이 위원회가 세부 사안들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거쳐 내달 중 최종적인 결론을 도출,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한수원 본사 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내달 위원회가 어떠한 결론을 내더라도 이해관계자들간 불만은 불거져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수원은 난항을 거듭한 끝에 지난 2006년 경주시와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양북면 장항리로 본사 이전 부지를 결정했다. 이후 장항리 부지가 협소하고 시내권과 거리가 멀어 한수원 본사를 도심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을 보이는 듯 했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잠잠해졌다.
하지만 최근 도심권 이전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던 정수성 의원이 공약 이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지역 주민간 갈등은 극을 향해 치닫기 시작했다.
이에 한수원 부지가 장항리로 최종 결정되든 도심으로 옮겨가든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본사 부지를 둘러싼 지역내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정작 이전을 준비해야 하는 한수원은 본사 이전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법정기한에 따라 내년 본사 이전을 추진해야 하는 한수원의 입장에서 부지조차 확정되지 않아 본사 사옥 건설이 늦어짐에 따라 임시 건물로의 이전이 불가피하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최근 경주시는 옛 경주여중 건물에 임시로 본사를 이전할 것으로 한수원에 요구했으며, 이에 한수원 노조는 장기간 방치된 폐교로의 이전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면서 철회를 주장하고 있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새로 구성되는 위원회가 본사 부지 관련 정책 방향을 결정하더라도 지역 주민 및 한수원과의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한수원 본사 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