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도 더 지난 요즘에도 어쩌다
가끔씩 꿈을 꾸면
설악산을 헤매다가
동해바닷가를 거닐다가도
뒤돌아보면
친구들과 침산 초등 6학년 3반 교실에
어리거나 혹은 머리통 커진 내가 있다.
간혹 여느 때에는 대학 친구 녀석도
6학년 3반 교실에 보인다.
저 녀석 왜 여기 와있지?
어느 순간 김 우진 선생님께서
나더러 국어책 한 문단을
읽어 보라 하시는데
나는 얼굴이 벌게지고 더듬더듬
옆에서는 킥킥거리고
샘요, 인자 고마 다른 아들한테 좀
시키시마 안되까예? 꿀꺽.
오늘은 교실에서 여학생하고 손잡고
손바닥에 땀이 나야 하네.
포크댄스 시간에 손을 안 잡고
왜 고무줄, 작대기로 잡다가
샘한테 들켜 갖고 이 고생(?)하나.
손 안을 호호 불었더니
샘께서, 됐어 들어가! 아~예.
아~참 손이 되게 보드라웠는데
아~아~아깝다. 호호 불지 말 것을......
여기저기서 장난치다
샘께서 들어오시면
후다닥 조~용
영문도 모르는 뭔 일이 생겨
대표로 혼나고
샘요, 다시는 안 그라겠심더.
딱! 아이고 아야!
다음부터 증말 그라지 말거라이.
뭐 땜에 혼났는지 생각도 나지 않고.
(아마도 뻔데기도나스사건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야들아, 오늘 교실 청소하고
화단 청소 누가 할래?
강내이 빵 하나 더 주께.
저요! 저요! 저저요!
어 이건 1,2학년 땐데?
화장실 청소꺼징 하마
빵 또 하나 더 줄끼다.
..............
오늘은 다들 피리, 하모니카,
실로폰 하나씩 들고
음악 시험 보네.
어 소리가 이상하네?
전에 연습할 땐 잘 되었었는데...?
이레가꼬 악대부에 들어가겠나?
매미, 잠자리 잡으러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목말라 집에 와서
단지 속 텁터부리한 물 한 바가지로
배 채우고 목마름을 푼 뒤에
담벼락에 쉬를 하다
이불에 쉬할 뻔했네.
그런데 갑자기 손 시리며
와닥와닥 고드름이 맛있네.
갈라진 손등에다
소매가 반지르르한 데
마루 밑에 구실하고 딱지가 보여
골목길에서 애들과 종일토록
추운 줄도 모르고
구실치기, 딱지치기 하네.
그게 지겨워지면 말타기에
가위!바위!보야! 이겼다!
와그락 줄이무너지고 또 게다가
올케바닥놀이, 십자가생놀이도 하고,
마때(자치기)도 치고, 의병놀이, 깡통차기
야구사이도 하고
해가 진 줄도 모르고 놀았네.
아, 인자 슬슬 배고파지네.
이 노무 자슥 어디서 뭐 하다
인자 왔노. 배고푸제? 빨리 밥무라.
어? 어무이는 몇 해 전에 돌아가셨는데
오늘 침산동 우리집에서 나를 혼내키시네.
자, 오늘 너거뜰 방학 숙제한 거
다 내거래이. 일기장 하고 같이.
아이고 킬 났네. 일기 다 몬 썼는데.
야, 니 일기장 좀 빌리도.
날씨 좀 뻬끼고 주께.
오늘의 날씨 맑음.
오늘은 매미 잡으러 무태를 갔습니다.
무태 가서 소쿠리로
고기도 잡았습니다.
(배가 고파서 파밭에서
생파뿌리도 캐먹고 속이 아려서
과수원의 덜 익어 퍼런 사과 하나도
매미체에 몰래 넣어 따 먹었읍니다.
들킬까봐 부리나케
요롱소리 나도록 도망왔습니다.) 끝.
오늘의 날씨 흐림.
오늘은 어머니 심부름으로
침산 시장에 갔다가
병아리하고 토끼를 주려고
배추, 무우 시래기를
얻어 왔습니다. 끝.
오늘의 날씨 맑음.
오늘은 친구들과 오봉산에 올라가
총싸움놀이를 했습니다.
놀다 무릎팍이 까져 좀 아팠지만
꾹 참고 놀았읍니다.
참, 재미있었습니다. 끝.
풀고 또 풀어도
영 안 풀리네.
와 이리 어러분 걸 내시가꼬.
이게 뭐시기랬는데?
아이고 모르겠다.
아무꺼나 쓰자.
시험이란 시험은 많이 쳐봐서
지어버 죽겠는데
새삼시럽꺼러 이 나이에
꿈 속에서
또 시험치고 있네.
빨리 시험 끝나라.
어, 그런데 오늘은
우리집 얼라들이
우리 6학년 3반 교실에서 놀고 있네.
집사람도 여학생들 사이에 앉아
애를 돌보면서 수업을 듣고.
이거 우예 된 일이고?
뒤돌아 꿈꾸다 보면
항상 와있는 곳이
침산 초등 6학년 3반 교실이네.
아마 내 머리에 하얀 염색을
안 해도 되는 때가
올지라도
잠자리에선
또 거기에 가 있을 거네.
윤호야! 너무 반갑다 언제 카페에 오나 했는데... 너무 너무 반갑다.요즘 많이 바쁘재~ 작년 속초 여행 갔다가 많은 일행을 앞세우고 힘 팔팔 드링크음료 마시던 기억이 삼삼하다 좋은친구 좃나게 멋진놈들이 12월13(토) 대구에서 선생님 모신 가운데 만난다. 꼭 온나 갑자기 넘 보고 싶다 친구야~~~
첫댓글 윤호야 ! 우리들의 어린시절이 너의 글속에 고스란히 들어있구나 어린시절은 항상 마음의 고향처럼 자리 하고 있더라 . 술이 거나하게 취하면 두손모아부르던 (오빠생각) 노래를 항상 웅얼거리기도 하지>> 뜸북~뜸북 뜸북새 노~온에써 울고 ~~ ~~~뻐꾹....
인천에서 시형이가 속초 윤호에게 우리오빠 말타고~~서울#~~~
윤호야! 너무 반갑다 언제 카페에 오나 했는데... 너무 너무 반갑다.요즘 많이 바쁘재~ 작년 속초 여행 갔다가 많은 일행을 앞세우고 힘 팔팔 드링크음료 마시던 기억이 삼삼하다 좋은친구 좃나게 멋진놈들이 12월13(토) 대구에서 선생님 모신 가운데 만난다. 꼭 온나 갑자기 넘 보고 싶다 친구야~~~
윤호아! 꿈소의 6학년3반 2편 3편 4편 계속 올리라 너무 재밋다
윤호야!! 김기영이다. 정말 반갑다. 너 글읽고 있으니까 정말 6학년 3반 그 시절로 돌아간것같은 느낌이 드네.. 가능하면 13일날 만날수 있었으면 좋겠다.
술뭈나?왠놈의 사연이 많네? 그런데 또 누구 누구하고의 추억이 ::: 설마 이자뿌지는 않았겠제?
잘 밧다 꿈속에서만 너무 살지마라 이궁 꿈깨라 그래 전부가 못잊을 추억이구나 너거 집사람 부 반장 시키줄까? 한번 물어봐라 해인이 하고 아 잘크제?
속초에 윤호가 들어 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정말큰 선물을 가지고 왔네 !^^ 어떻게 그많은 일들을 기억속에서만도 아니고 글로서 표현을 했는지 그끈기에 찬사를 보낼게 정말 그시절로 돌아간듯한 마음이다. 고~맙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