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를 향해 국민의 눈이 쏠리고 있다. 방문진이 대주주인 MBC가 위기의 벼랑 끝에 서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 MBC 보도가 공정하지 않다고 여긴다. 이미 공영방송으로서 생명을 잃은 것이다. 신뢰 추락은 간판 뉴스프로그램의 사상 최저 시청률로 나타났다. 민영방송보다 더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는 냉엄한 평가가 반영된 것이다.
이뿐 아니다. 구성원들의 건강한 조직문화도 무너지고 있다. 이는 위기를 이겨낼 내부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명한 징표다. 수구세력은 노조에 의해 운영되는 ‘노영(勞營)방송’이라는 딱지를 MBC에 붙였다. 공영방송이 아니라 노조가 제 맘대로 하는 방송사라고 낙인찍으려는 속셈이다. 국민과 MBC 구성원들을 이간시키려는 책동이다.
접어넣기
MBC 최저 지청률이 말하는 바.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표현만 고약할 뿐이지 오히려 MBC 조직문화에 대한 긍정적 내용으로도 볼 수 있다. 그만큼 구성원들의 자율적인 조직문화가 살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외부적인 압박과 개입에 저항하는 내부 비판과 견제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권력과 자본에 쉽게 굴복하지 않고 성역 없는 비판과 감시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었다. MBC의 대표적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도 그러한 조직문화가 없었다면 애초에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한 내부 문화와 역량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던 공영방송이 위기로 내몰렸다. 그 직접적인 책임은 김재철 사장에게 있다. 그는 권력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은 폐지하거나 방송을 못하게 막았으며 비판적인 기자, PD들은 탄압하면서 권력에 알랑거리는 자들을 주요 자리에 배치했다. 제작진의 자율적인 문화를 무너뜨리기 위해 친위대를 앞세운 통제체제를 강화했다.
그뿐 아니라 그의 부적절한 처신은 공영방송의 경영진을 한낱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사표 번복 소동을 비롯한 경박스러움, 법인카드 유용 혐의, 특정인과의 관계 의혹 등에서 드러났듯이 공인으로서의 품격이나 윤리의식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다. 그는 내부 구성원들의 신뢰도 완전히 잃었다. 구성원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서는 어떤 조직도 제대로 운영될 수 없다. 그는 공영방송의 위상을 되찾고 정상화하는 데 최대의 걸림돌이다.
방문진 이사회는 MBC 정상화를 책임지라
방문진 이사회는 MBC를 정상화하는 책임을 맡았다. 그것은 권력의 품에 안겨 있는 MBC를 국민의 품으로 되돌리겠다는 구성원들의 절박한 요구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것이다. 방문진이 MBC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그 첫 단추는 김재철 사장을 퇴진시켜고 경영진을 바꾸는 것이다. 이미 국민적인 공감대가 만들어졌다. 정치권도 ‘새 방문진 이사회가 합리적 경영 판단 및 법 상식과 순리에 따라 조정·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사실 방문진 이사회도 MBC 위기의 씨앗을 뿌린 책임이 크다. 권력의 낙점을 받은 사장을 선임했을 뿐 아니라 권력이 공영방송을 장악하는 데 든든한 배후 역할을 했다. 실제로 집행을 한 것은 사장이지만 내부의 건강한 견제세력을 무력화하고 비판적 프로그램을 무너뜨리면서 MBC를 권력의 방송으로 만들어가도록 비호한 책임이 방문진에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눈이 소복이 쌓인 한겨울에 시작하여 뙤약볕이 쏟아지는 한여름에 이르도록 시청자들의 시청권이 침해되고 방송이 파행을 겪고 있는데도 불법파업으로 인한 노사간의 문제라며 해법 마련에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방문진 이사회였다. 도대체 방문진 이사회의 역할과 임무가 무엇인지 조차 개념 없는 무책임의 극치다. 원인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해결의 책임도 있는 이사회가 팔짱을 끼고 있는 것은 유체이탈법이나 다름없었다.
방송문화진흥회법 제1조는 “최다출자자인 방송사업자의 공적 책임을 실현하고 민주적이며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의 진흥과 공공복지향상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사회는 이 조항이 형식적이고 선언적인 것에 머물지 않고 실제로 방송에서 구현하도록 할 책임이 있다. 방송사업자의 경영에 대한 관리 및 감독이라는 이사회의 주요 임무가 바로 그것이다. 이번 9기 방문진 이사회가 해야 할 일은 권력의 낙점을 받은 자가 사장이 되어 망가뜨리고 어지럽혀 놓은 공영방송을 새롭게 쇄신하는 일이다.
김재철 사장 해임, 명분은 차고 넘친다
시간이 흐를수록 비판성과 공정성을 견인해온 제작 역량과 시스템은 약화되고 정상으로의 회복은 점점 멀어진다. 지금도 사장이란 자는 파업참가자에 대한 보복으로 기자와 아나운서, PD들을 직무와 관련 없는 건설현장 등에 배치하거나 대기발령을 하고 시사프로그램의 작가들까지 전원 교체하려는 중이다. 새삼 조사나 평가 따위로 머뭇거리거나 시간을 끌 일이 아니다. 이미 사장을 해임하여야 할 이유와 명분은 차고 넘친다. 더구나 대통령선거가 눈앞에 다가와 있다. 이번 선거보도마저 공정성을 잃는다면 공영방송으로서 생명을 되살리기 어려울 정도로 추락할 수 있다.
이후 새로운 사장은 공영방송에 대한 철학과 의지가 확고하고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하여 국민의 신뢰받는 공영방송을 이끌 인물이 되어야 한다. 물론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와 방법을 거쳐 국민과 내부 구성원의 신뢰를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새 체제에 대한 관리 감독을 통해 내부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열정을 이끌어내고 역량을 추슬러 건강한 조직문화를 회복하는 것도 절실하다. 공정방송에 대한 요구를 탄압하기 위한 징계나 소송 등도 빨리 철회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적당히 없던 일로 하자는 것이 아니다. 왜 파업이 일어났고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이 안되었는지에 대한 엄정한 진상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그 과정에서 방문진은 어떠한 역할을 했고 또 했어야 하는지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
방문진은 MBC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적인 위상을 확보하여 공정한 방송을 하도록 하기 위해 만든 사회적 합의의 역사적 산물이다. 그러한 방문진 이사는 그저 자리를 꿰어차고 누리는 자리가 아니다. 공영방송을 바로 세우기 위한 치열한 고민과 어려움을 감당할 각오나 자세가 되어있지 않다면 스스로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정치권이 관여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하지만 실질적으로 국민과 시청자를 대표하는 자리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이사들은 공영방송의 역할을 포함하여 방문진법의 취지와 정신을 새기고 또 새길 일이다.
2012.8.8 ⓒ 창비주간논평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표현만 고약할 뿐이지 오히려 MBC 조직문화에 대한 긍정적 내용으로도 볼 수 있다. 그만큼 구성원들의 자율적인 조직문화가 살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외부적인 압박과 개입에 저항하는 내부 비판과 견제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권력과 자본에 쉽게 굴복하지 않고 성역 없는 비판과 감시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었다. MBC의 대표적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러한 내부 문화와 역량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던 공영방송이 위기로 내몰렸다. 그 직접적인 책임은 김재철 사장에게 있다. 그는 권력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은 폐지하거나 방송을 못하게 막았으며 비판적인 기자, PD들은 탄압하면서 권력에 알랑거리는 자들을 주요 자리에 배치했다. 제작진의 자율적인 문화를 무너뜨리기 위해 친위대를 앞세운 통제체제를 강화했다.
그뿐 아니라 그의 부적절한 처신은 공영방송의 경영진을 한낱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사표 번복 소동을 비롯한 경박스러움, 법인카드 유용 혐의, 특정인과의 관계 의혹 등에서 드러났듯이 공인으로서의 품격이나 윤리의식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다. 그는 내부 구성원들의 신뢰도 완전히 잃었다. 구성원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서는 어떤 조직도 제대로 운영될 수 없다. 그는 공영방송의 위상을 되찾고 정상화하는 데 최대의 걸림돌이다.
방문진 이사회는 MBC 정상화를 책임지라
방문진 이사회는 MBC를 정상화하는 책임을 맡았다. 그것은 권력의 품에 안겨 있는 MBC를 국민의 품으로 되돌리겠다는 구성원들의 절박한 요구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것이다. 방문진이 MBC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그 첫 단추는 김재철 사장을 퇴진시켜고 경영진을 바꾸는 것이다. 이미 국민적인 공감대가 만들어졌다. 정치권도 ‘새 방문진 이사회가 합리적 경영 판단 및 법 상식과 순리에 따라 조정·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사실 방문진 이사회도 MBC 위기의 씨앗을 뿌린 책임이 크다. 권력의 낙점을 받은 사장을 선임했을 뿐 아니라 권력이 공영방송을 장악하는 데 든든한 배후 역할을 했다. 실제로 집행을 한 것은 사장이지만 내부의 건강한 견제세력을 무력화하고 비판적 프로그램을 무너뜨리면서 MBC를 권력의 방송으로 만들어가도록 비호한 책임이 방문진에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눈이 소복이 쌓인 한겨울에 시작하여 뙤약볕이 쏟아지는 한여름에 이르도록 시청자들의 시청권이 침해되고 방송이 파행을 겪고 있는데도 불법파업으로 인한 노사간의 문제라며 해법 마련에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방문진 이사회였다. 도대체 방문진 이사회의 역할과 임무가 무엇인지 조차 개념 없는 무책임의 극치다. 원인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해결의 책임도 있는 이사회가 팔짱을 끼고 있는 것은 유체이탈법이나 다름없었다.
방송문화진흥회법 제1조는 “최다출자자인 방송사업자의 공적 책임을 실현하고 민주적이며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의 진흥과 공공복지향상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사회는 이 조항이 형식적이고 선언적인 것에 머물지 않고 실제로 방송에서 구현하도록 할 책임이 있다. 방송사업자의 경영에 대한 관리 및 감독이라는 이사회의 주요 임무가 바로 그것이다. 이번 9기 방문진 이사회가 해야 할 일은 권력의 낙점을 받은 자가 사장이 되어 망가뜨리고 어지럽혀 놓은 공영방송을 새롭게 쇄신하는 일이다.
김재철 사장 해임, 명분은 차고 넘친다
시간이 흐를수록 비판성과 공정성을 견인해온 제작 역량과 시스템은 약화되고 정상으로의 회복은 점점 멀어진다. 지금도 사장이란 자는 파업참가자에 대한 보복으로 기자와 아나운서, PD들을 직무와 관련 없는 건설현장 등에 배치하거나 대기발령을 하고 시사프로그램
이후 새로운 사장은 공영방송에 대한 철학과 의지가 확고하고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하여 국민의 신뢰받는 공영방송을 이끌 인물이 되어야 한다. 물론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와 방법을 거쳐 국민과 내부 구성원의 신뢰를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새 체제에 대한 관리 감독을 통해 내부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열정을 이끌어내고 역량을 추슬러 건강한 조직문화를 회복하는 것도 절실하다. 공정방송에 대한 요구를 탄압하기 위한 징계나 소송 등도 빨리 철회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적당히 없던 일로 하자는 것이 아니다. 왜 파업이 일어났고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이 안되었는지에 대한 엄정한 진상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그 과정에서 방문진은 어떠한 역할을 했고 또 했어야 하는지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
방문진은 MBC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적인 위상을 확보하여 공정한 방송을 하도록 하기 위해 만든 사회적 합의의 역사적 산물이다. 그러한 방문진 이사는 그저 자리를 꿰어차고 누리는 자리가 아니다. 공영방송을 바로 세우기 위한 치열한 고민과 어려움을 감당할 각오나 자세가 되어있지 않다면 스스로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정치권이 관여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하지만 실질적으로 국민과 시청자를 대표하는 자리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이사들은 공영방송의 역할을 포함하여 방문진법의 취지와 정신을 새기고 또 새길 일이다.
2012.8.8 ⓒ 창비주간논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