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강> 2022.9.1.(목)
제1강 역이란 무엇인가?
◆ 주역이란 무엇인가?
주역은 책의 이름이다. 춘추시대 주나라에서 편집된 역이라 하여 주역이라 한다. 그럼 역이란 무엇인가. 성인의 마음을 기호와 상징으로 표시하여 역이라 했다. 즉 역에는 성인의 마음이 나타나 있다. 그래서 역경이라 한다. 즉 성인의 뜻과 성인을 통해서 보는 우주와 만물의 이치가 드러나 있다는 것이다.
옛 복희시대부터 전해오던 역을 주나라의 문왕과 주공이 편집하고 공자가 애독하며 해설을 덧붙였다고 한다. 당시에는 종이가 없을 때라 대쪽에 글씨를 새기고 대쪽을 모아서 끈으로 묶어 책으로 만들었다. 책을 묶은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질 정도로 공자는 주역을 읽고 또 읽었다고 한다. 그래서 공자의 위편삼절란 말이 유명하다.
역에는 점을 치는 내용도 들어있었는데 공자의 해설을 거쳐 유교의 경전이 되었다. 유교는 삼국시대부터 우리 땅에 전해져 주역은 논어와 효경 등과 함께 읽혀졌다. 그런데 유교의 학문을 연구하는 새로운 기풍이 중국 북송시대에 일어났다. 공자의 가르침을 따르던 유생들이 불교의 영향을 받아 유교의 경전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연구하고 풀이하여 보다 현대적인 해석으로 체계화한 것이 성리학이다. 성리학은 주희에 의해 완성되었고 고려중기에 안향이 성리학을 받아들여 유학자를 길렀는데 이들이 신진 사대부가 되어 새로운 조선시대를 여는 세력이 되었다. 성리학을 완성한 주자는 경전을 풀이하면서 사서삼경四書三經을 정했는데 삼경은 시경 서경 주역이고 사서는 논어 맹자 대학 중용이다. 그래서 성리학에서 말한 삼경의 하나가 주역, 또는 역경이다.
역경易經에서 역은 바뀔 역이고 경은 성인의 말씀을 담은 책이다. 그래서 영어로 번역할 때 BOOK OF CHANGES, 변화의 책이라고 한다.
◆ 왜 변화의 책이라 하는가?
주역은 세상의 변화를 다룬 책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인간도 변하고 땅도 변하고 우주도 변한다. 인간의 변화를 생로병사라고 한다. 이런 인간과 세상의 변화에 관한 성인의 말씀을 적어놓은 책이 주역이다. 계속 변화되는 세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그 지혜를 알려주자는 것이다.
◆ 주역을 왜 공부하는가?
변화되는 세상에서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지혜를 얻자는 것이다. 변화에는 능동적 변화와 수동적 변화가 있다. 계란이 병아리로 변하는 것은 능동적 변화라면 계란이 깨져서 계란프라이가 되면 수동적 변화다. 물고기가 살아있으면 물을 거슬러 올라가지만 죽으면 물을 따라 흘러간다. 거스름이 능동적 변화라면 흘러감은 수동적 변화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능동적 주체로 살 것인가 아니면 피동적 좀비로 살 것인가. 주역의 지혜란 그 능동적 변화의 삶을 살아가는 능력이다. 그런 지혜를 얻으려면 3가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역에는 세 가지 뜻이 들어 있다. 변역變易, 불역不易, 간역簡易이다. 간역을 간이 또는 이간易簡이라 한다.
◆ 이간이란 무엇인가?
변역은 모든 것이 변한다는 뜻이다. 불역은 변화 속에는 변하지 않는 법칙이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간은 변화속에서 불변의 이치를 얻으면 쉽고 간단하게 살 수 있는 능동적 변화의 힘을 얻게 된다는 말이다. 그것을 이간의 지혜라 한다. 그래서 주역을 공부하는 목적은 한마디로 이간易簡의 지혜를 얻자는 것이다. 이간易簡에 대해서 공자가 설명한 말이 있다.
건이이지乾以易知 곤이간능坤以簡能
(하늘의 빛을 얻으면 알기가 쉽고 땅의 힘을 얻으면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이즉이지易則易知 간즉이종簡則易從
(쉬우니까 알기 쉽고, 간단해서 따르기 쉽다.)
이간이천하지리득의易簡而天下之理得矣
(이간易簡이 되면 천하의 이치를 얻은 것이다.)
천하지리득이 성위호기중의天下之理得而成位乎其中矣
(천하의 이치를 얻으면 그 세상 한 가온에서 지위를 이룬다.)
◆ 이간에 대한 공자의 말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면?
하늘의 빛을 얻으면 밝아서 알기 쉽다. 해도 하늘에 있고 달도 하늘에 있고 별도 하늘에 있다. 하늘은 빛이다. 하늘을 쳐다보고 모를 사람은 하나도 없다. 누구나 다 하늘의 태양을 볼 수 있다. 땅은 힘이다. 그래서 간능簡能이다. 힘을 얻으면 간단히 할 수 있다
이간이 되면 천하지리天下之理, 천하가 변화되는 이치를 얻은 사람이다. 이치를 얻으면 성위호기중成位乎其中이다. 달리 말해서 천하지리를 진리라 하면 성위호기중成位乎其中은 자유라 할 수 있다. 진리를 깨달으면 어디에 있든지 그 가온데 지위를 이루고,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진리를 깨닫고 지혜를 얻으면 자기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 과학자는 변화하는 사물의 이치를 깨닫고 기계를 만들어 세상을 움직인다. 이처럼 정치하는 사람이라면 경제와 사회의 이치를 알아야 한다. 이치를 알고서 변화에 대처하면 무슨 문제든지 현상을 쉽게 이해하고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그런 사람을 성위호기중成位乎其中이라 했다. 한마디로 중용中庸이다. 중용에서 중中이란 이치를 깨달은 지도자가 되었다는 뜻이고 용이란 원리를 가지고 변화에 잘 대처하는 지혜와 능력을 가졌다는 뜻이다. 지도자의 조건이 이간易簡이다. 진리를 깨닫고 지혜의 능력을 얻은 사람이다.
◆ 역은 형식과 내용이 독특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되어있는가?
주역의 형식은 간단한 그림과 글로 되어있다. 그림을 괘卦라고 한다. 괘도처럼 그림을 그려놓고 거기에 글씨를 써서 설명한 것이다. 그림을 설명하는 말을 사辭라고 한다. 그러니까 주역은 괘와 사로 되어있다. 괘라는 그림을 풀이한 말씀이 괘사卦辭다. 동양화를 보면 사군자나 산수화를 그려놓고 그림 여백에 제목과 내용을 간단히 적어놓는다. 주역도 마찬가지로 괘를 그려놓고 그것을 설명하는 말씀인 괘사를 붙여놓았다. 말하자면 주역은 괘도같은 그림책이요 요새로 말하면 컴퓨터로 글과 그림을 사용하여 설명자료를 만들 때사용하는 파워포인트 같은 형식으로 되어있다.
◆ 역에서 사용하는 그림은 무엇을 상징하는가?
역이 사용하는 그림은 자연현상을 숫자를 그려놓은 것이다. 그래서 추상적 그림이 되었는데 8가지가 있다. 자연의 역동적 근원을 음양으로 보고 음과 양이라는 이진법을 사용하여 3차원으로 확대하면 8가지 숫자가 나온다. 이진법으로 0부터 7까지 숫자를 기호로 표시하여 팔괘라 한다. 팔괘에 음양의 분포를 보고 자연의 특징과 연결지어 하늘(건), 땅(곤), 물(감), 불(이), 우레(진), 바람(손), 산(간), 호수(태) 이렇게 8가지 자연현상을 나타낸 것이다.
우리나라 태극기를 보면 동그란 태극도가 중심에 그려져 있고 네 모서리에 건곤감이라는 네 가지 괘를 그려놓았다. 나머지 진손간태를 합하여 8괘라 한다. 8괘를 암기하면 주역의 입문자다. 영어를 배울 때 먼저 알파벳을 베우듯이 주역의 알파벳은 8괘다. 8괘에 익숙해지면 주역은 아주 쉽고 간단하다.
앞서 말했듯이 사辭는 그림을 풀이한 말씀이다. 건乾을 그려놓고 이것은 하늘이라 한다. 곤坤을 그려놓고 이것은 땅이라 한다. 그리고 땅의 이치, 하늘의 이치, 하늘과 땅이 있는 이치를 설명하는 말을 괘사卦辭라 한다. 괘사를 공부하면 이치를 알게 되고 이치를 알면 이간의 지혜를 얻게 된다. 이런 지혜를 얻자는 것이 주역공부의 목적이다.
▲ 1강 마무리
오늘은 주역이 무슨 책이며 왜 주역을 공부해야 되는지 공부했다. 주역 공부의 목적은 우리 모두 성인의 마음을 알고 성인의 지혜를 얻자는 것이다. 주역의 형식은 괘사로 되어있고 괘에는 8가지가 있다. 8괘는 음양을 기초로 하는 이진법을 3차원으로 표시한 것이다. 숫자로 상징되는 8괘는 또한 음양의 배열과 성질에 따라 8가지 자연현상과 연결이 되어있다. 주역공부의 기초는 영어의 알파벳처럼 8괘를 숙지하는 것이다. 2강에서 8괘를 좀더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