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산(蓮華山)=여름산
어제 일요일에는 집사람과 고성군 개천면에 있는 연화산을 산행했다. 20일 이상 계속되고 있는 장마 속에 모처럼 맑은 하늘을 보인, 덥기는 해도 쾌청한 그런 날씨의 일요일이었다.
9시20분 집을 나서, 11:05에 산행하기 시작하여 15:00에 하산하였으니 4시간 정도 산행했다. 지난 목요일 부산일보에 3시간 정도면 산행할 수 있다고 되어 있었으나 천천히 걸은 때문인지 아니면 너무 더워서 빨리 내달릴 수 없어서 그런지 한시간 정도 더 걸렸다.
신라 문무왕 때 창건했다는 옥천사(玉泉寺)절은 이미 몇 번 답사한바 있으나 바라보기만 하던 연화산을 등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땀을 줄줄 흘리면서 산행했지만 연화산은 분명 여름산행에 좋은 산, 가족과 산행하기에 딱 알맞은 그런 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행 시작은 공룡발자국 화석이 몇 개 흩어져 박혀 있는 개울입구, 주차장에서 시작한다. 처음에 다소 오르막길을 오르나 일단 오르고 나면 오솔길을 산책하는 그런 기분으로 산행하게 된다. 길도 그렇게 생겼다. 산등이를 따라 평지를 걷듯 걸으면 된다.
연화1봉(498)을 지나 차도로 내려갔다 - 옥천사 후문 300m 이정표가 있는 황새고개 - 다시 연화산 정상(528)으로 올라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그리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정상에서 점심 먹고 좀 가파른 그러나 잘 다듬어진 길을 따라 내려오면 옥천사가 보인다. 옥천사에서 조금 내려오면 청련암(靑蓮庵)이라는 암자가 있고 연화지(蓮華池)라는 못이 있다.
옥천사에는 귀중한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장각, 옥천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샘이 있지만 이번에서 사천문 안의 사천왕과 일주문만을 사진 찍고 청련암을 찾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대웅전이 단아하고 법당 안 작은 얼굴의 부처님한테서 어떤 기품도 느껴졌지만 현대식으로 지어진 요사채와 현금넣고 빼는 커피자판기 등이 절 맛을 죽이는 것 같다.
청련암 감로수를 맛나게 마시고 내려오다가 지난 번 미국 갔을 때 샀던 선그라스를 잃어버린데 대해 집사람 보다 내가 더 아깝다고 생각되기도 했지만 연화지 위 개울물에 발 담그니 세상 시름도 잊겠고 썬그라스즘 아까울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주워서 고맙게 쓰면 더 좋을 것이 아니겠는가.
공룡발자국을 사진 찍고 옥천사에서 고성군 마암면, 마암(馬巖)이란 이름을 낳게 했다는 말모양의 돌 마석(馬石)을 찾아보고, 배씨의 선조 배현경 등을 모신 수림서원(繡林書院-마암면 화산리)을 찾아 보고 난 뒤에 집으로 돌아오니 그때도 해는 꽤 남아 있었다.
옥천사 공룡화석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