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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에서 이틀을 머물고 캐리어를 호텔에 맡기고 一泊을 할 수 있는 간단한 짐만 챙겨 하롱베이로 출발했다. 하롱이라는 뜻은 용이 하늘에서 내려왔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하노이의 복잡하고 뿌옇던 대기와는 달리 이 곳 선착장은 깔끔하고 바닷물은 푸르고 잔잔하다. 하롱베이는 2000여개의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섬들이 펼쳐져 있으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있다. 작은배를 타고 조금 나아가 우리가 예약한 오아시스 크루즈로 옮겨 탔다. 이 배에는 1층에 10개 2층에 6개 3층에 2개의 객실이 있고 우리 가족은 3층과 2층의 객실 한 개씩을 예약했었다. 3층의 객실 두 개를 썼으면 좋았을 텐데 크로아티아인 부부가 이미 예약한 상황이라... 하노이의 호텔 보다 훨씬 좋은 시설이었다. 발코니가 있는 객실에다 고급이다. 주위의 섬들을 바라보지 않으면 선체가 움직인다는 걸 느낄 수 없을만큼 바다는 고요하고 배는 천천히 움직여 작은 바위섬들 사이로 들어간다. 바다가 이렇게 잔잔할 수가 있을까?.. 작은 나룻배에 물건을 싣고 여기저기 큰배에 가까이 다가가 탑승객들에게 판매하는 상인들의 삶이... 애잔하게 다가온다. "창공에 빛난 별 물위에 어리고 바람은 고요히 불어오누나" 손자와 함께 산타루치아를 흥얼거리며 하나둘식 나타나는 하늘의 별을 세는 사이 어느새 검은 섬그림자가 물에 어리고 건너편 크루즈들의 불빛만이 빛난다. 어디선가 들리는 닭울음소리에 잠에서 깨어난다. 서서히 어둠이 걷히는 바다... 건너편 배에서 자꾸만 닭이 운다. 처음엔 정유년을 위한 이벤트성 녹음 테입을 돌리나? 하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불규칙적으로 아침이 되어서 까지 꼬끼오~ 하는거다. 조식 후 오늘 일정은 저 많은 섬들중에 한 동굴을 탐사하는 일이다. 작은 배로 옮겨타고 구명조끼를 입고 섬으로 향했다. "hang sung sot"이라는 동굴이다. 좁은 입구를 들어서다가 깜짝 놀랐다. 너무 넓고 그리고 천장도 너무 높다. 우리 나라의 각종 동굴처럼 석순이라던가 그런것이 자라고 있는 현재진행형인 동굴이 아니라 그냥 진행이 멈춘 상태에서 굳어버린, 물기 하나 없는 동굴이다. 작은 돌산 하나가 속이 통채로 다 비어있는 것은 아닐까 싶을정도로 넓은게 신비롭다. 하롱베이는 베트남 뿐 아니라 세계의 보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순수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아있는 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