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집이 있고 텃밭이 있는 땅을 샀어요. 구입 당시 1년 전에 귀농한 이에게 매입했죠.
파신 분이 두 가지를 속였어요.
첫째 집이 빗물이 새지 않는다고 했는데, 비가 새는 곳은 모두 가구로 가려놓고(처음 집을 구경할 때 가구 배치를 왜 저렇게 했는지 의아하긴 했음), 벽 갈라진 곳은 페인트로 슬쩍 칠해 가려놓고는 수리를 다 해서 비가 새지 않는다고 한 것이 첫번째 거짓이고(제가 이사와서 다시 보수했으나 올 장마철에 확인하니 여전히 비가 새서 근본적 수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거짓말은 돌을 다 파내고 흙을 1미터 두께로 다시 깔았다고 했는데, 제가 밭을 만들기 위해 땅을 파 보니 돌을 전부 눕혀 놓고 그 위에 마사토를 5~10센티미터 높이로 깔아 가렸어요. 자갈 크기의 돌부터 바위까지 죄다 눞혀 깔고 그 위 5~10센티 깊이의 흙에서는 농사가 어려운 상태였어요. 차라리 마사토를 깔아두지만 않았어도 돌을 거둬내기가 훨씬 수월했을텐데 말이죠. 그래서 그 마사토 걷어내다시피 하고 제 손으로 많은 양(집 한채 만큼)의 돌을 다 캐내고 이제 만 1년 6개월만에 밭 비슷하게 만들었어요. 다 못한 건 차근차근 해가야죠. 그래 놓으니 집과 밭에 애정은 더 가네요.
이 땅을 제게 판 사람은 다른 부동산을 사다가 또 팔고 떴다네요. 확인해 보지 않았지만 비슷한 방법으로 겉만 그럴싸하게 꾸며놓고 팔았을 것 같아요. 그 부동산을 살 사람을 미리 알았다면 이것저것 확인해 보라 귀뜸하거나 뜯어말렸을텐데, 그럴 기회가 제게 생기지 않았습니다. 저를 포함해 강진에서 두 탕 해먹은 그 사람들은 완도로 가 땅을 산 뒤 다시 귀농사모 카페에 매물로 내놓았네요. 4억원에요. 누가 또 당할지 걱정이 앞섭니다. 같은 피해를 당하는 이가 생기지 않게 오지랖 넓게 끼어들까 하다가도 그냥 둬도 후대까지 그 죗값을 치룰 것을 경험적으로 아는지라 놔뒀습니다.
꼼꼼히 살피지 못한 제게도 잘못이 있지요.
귀농해서 집을 겉모습을 그럴싸하게 꾸미고 밭은 외부에서 싼 흙 사다가 살짝 깔아놓고 높은 가격을 받고 팔고 떠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주의하셔야 합니다. 자신이 살 집, 농사지을 농지라면 절대 이렇게 못합니다. 그럴싸하게 꾸며 팔고 뜰 속셈인 것 같아요. 한 번 속고 나니 귀농 관련 카페에 올라온 부동산 매물을 보면, 이와 같은 경우에 해당한다는 느낌을 주는 매물이 눈에 띄기도 합니다.
부동산 살 때 기존에 농사를 짓던 땅을 매입해야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 같아 적어 봤습니다.
아마도 현지인에게 구입한 경우에도 속진 않았을 것 같아요. 계속 얼굴을 보고 지내야 하는 이웃끼리 그러진 않죠. 땅 싸게 사서 대충 꾸미고 속여서 팔고 떠날 사람들이니 그게 가능하죠. 제가 크게 문제 삼진 않지만 속은 게 몇 가지 더 있어요. 내가 집을 꾸미고 만들어 갈 과제를 남겨 준 것이라 생각하고 조금씩 고쳐나갈 생각입니다.
귀농한 사람에게 구입하는 것보다는 원 주민에게 구입하는 게 저렴합니다. 귀농한 사람은 자신이 투자한 노동력을 반영하여 가격을 정하는 반면 원 주민은 실제 가격 선에서 가격을 부르기 때문이에요. 제가 당한 것처럼 귀농에는 뜻이 없고 싼 부동산 구입해 그럴싸하게 꾸며 몇 배 부풀려 파는 부동산 투기 목적의 가짜 귀농인이 있기 때문이에요.
제 경험에 비추어 부동산을 구입할 땐 다음과 같은 점도 함께 참고하세요.
1. 현지 주민에게 매입하거나 농사를 계속 짓던 농지를 구입하세요. 귀농한 사람이 다시 부동산을 내놓을 땐 더욱 꼼꼼히 따져보셔야 합니다.
2. 논이나 밭을 살 때에는 하나의 큰 덩어리 땅을 사야 일하기 편할 거에요. 예를 들면 같은 면적이라도 큰 논 하나로 농사짓기와 작은 논 여러개 농사짓기를 비교하면 논둑 관리하는 데만해도 일의 양 차이가 생깁니다.
3. 농사 지을 논이나 밭이 집 가까이 있는 것을 구입하면 더욱 좋겠지요.
참고하세요.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