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회보에 소개된 책방. 대전의 '노란 우산'
원래는 서울에 있다가 2년 뒤에 정리하고 대전으로 내려오셨단다.
책방이름은 그대로 '노란 우산'
아이가 아직 없어서 책 선정은 책방지기 마음에 드는 책으로 고르신다는데...
그 분이 추천하신 책이다.
[동물원 친구들은 어떻게 지낼까?]는 아베 히로시라는 일본 작가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동물원 사육사가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니...
동물들을 보살피고 퇴근 한 후 작업을 해서 나온 책이란다.
사육사가 만나는 41종의 동물들이 소개되어있다.
(41번째 동물은 바로 사람이라는 스포...)
사육사가 쓴 책이라 그런지 전해지는 정보가 생생하고 말랑말랑 하다.
관념적이지 않고 아이들 눈높이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가끔씩 농담으로 웃기는 것이
옆에서 낮은 목소리로 능청스럽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
게다가... 동물들을 애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시선 또한 좋다.
특히 뱀에 관한 부분에서는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뱀이 왜 싫어?
기다랗고 꿈틀거리니까? 미꾸라지도 꿈틀거리는걸.
물컹물컹하니까? 젤리도 물컹물컹한걸.
혀를 날름거리니까? 개도 혀를 날름거리는걸.
뭘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없으니까? 돌멩이도 뭘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걸.
다리가 없으니까? 금붕어도 다리가 없는걸.
털이 없으니까? 개구리도 털이 없는걸.
웃지 않으니가? 오뚝이 인형도 웃지 않는걸.
그럼, 이런 뱀이 좋아?
(그림과 함께)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 항상 생글생글(여기서 빵 터졌다),
털이 있다. 귀여운 꼬리. 다리가 있다. 혀를 날름거리지 않는다.
저건 뱀이 아냐.
무서워! 도망가자.
뱀은 역시 뱀다운 게 최고.
뱀이 가장 아름다워.
사람들 생각은 틀렸어."
저 논리에 넘어가서는 누구든 '내가 왜 그동안 뱀을 싫어했지?' 하며 나를 돌아보겠다.
이렇게 애정을 가지고 바라본 동물을
독자또한 애정으로 볼 수 있는 시선을 주는 책이라 엄지를 척 올릴만 하다.
그리고 또 감동적이었던 한 줄.
스컹크의 방귀의 원리를 과학적을 설명하고,
스컹크 방귀에 공격당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그림과 함께 자세히 보여주고는 가장 아랫줄에....
"스컹크는 지독한 방귀 냄새로 자기 몸을 지킨다." 라는 말에... 왜 갑자기 코 끝이 찡해졌을까?
각자 자기 몸을 지켜내는 여러 방법 중에 스컹크가 선택한 그 방귀에 좀 감동받았다.
나도 잘 찾아보면 내 안에 나를 지켜낼 무엇인가가 반드시 있을것이다.
남들 보기엔 보잘것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나에겐 나를 지켜낼 수 있는 무엇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