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에 신경 많이 쓰신 분과 아닌 분들과는 차이가 좀 있어요. 특히 등산스틱은 상시 필수고요. 아이젠, 스패츠는 지금부터 4월까지 갖고 다녀야 합니다.
대략 난감할 때가 일출 보러 가는 사람들 복장이에요. 늘 마이크로 떠들고 공지를 띄워도 일출 본다고 덜덜 떨면서 저체온 직전까지 가는 사람들 많이 봅니다.
한 번은 태백산에서 아이들한테는 운동화 신키고 자기들(부부)은 등산화에 아이젠....한 숨 나오는 장면이지요. 게다가 일출 기다리면서 그 흔한 김장 비닐 하나 안챙겨와서 찬바람 고스란히 맞고 덜덜 떠는 모습이란.... 그래서 아이들 부모와 대판 한적도 여러번 있어요. 김장 비닐 네칸이면 한가족이 두르고도 남아요.
등산 다녀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바람을 움직이면서 맞는 것과 그냥 서서 맞는 것은 차이가 큽니다.
1. 등산화 : 초보든 아니든 등산화는 워킹용으론 무조건 미드컷(발목 있는 것)으로 구입하셔서 사용하시되 한국은 화강암 지역이 많으므로 캠프라인 제품이 가장 적합합니다. 창이 물러서 착화감이 좋지요. 대신 이월제품 사세요. ㅎㅎㅎ 겨울엔 특히 고어텍스 제품을 구입하세요. 그리고 슬리퍼는 꼭 챙겨가세요. 버스에서 등산화 신고 있으면 답답한데다 젖기라도 하면 대체할 신발이 슬리퍼 만한 게 없죠. 참고로 유럽 등산화는 비브람창이 많은데 석회암지대나 밀림처럼 물컹한 지역에서 좋은 신발창입니다. 물론 유럽제품 중에도 비브람 아닌 창을 사용하는 제품도 있습니다만....대략 운동화 사이즈보다 5밀리 크게 구입하시면 거의 맞습니다. 등산시엔 느슨하게 하산시엔 꽉 조이는 끈처리도 잊지 마세요.
2. 아이젠: 체인식이 편리하고 좋습니다.
3. 스패츠 : 고어텍스...돈 많으시면 구입하시고요. 그냥 편한대로 쓰겠다 하시면 이마트나 홈플에서 파는 것 구입하셔도 아무런 문제 없습니다.
4. 양말은 당일 산행이더라도 2개 이상 챙겨 가세요. 3개도 좋고요. 땀이나 눈에 젖은 등산화로 인해 양말이 젖은 경우 즉시 발을 말리고 갈아 신고요. 장갑이 젖을 경우 양말이 대체 수단이 됩니다. 그런데....나는 장비가 좋아서 안젖었다. 하시면....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위해 권해 주세요. 그분께는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상대가 여성일 경우엔...흠...
참고로 겨울철에 고어택스 아닌 등산화 신고 오시는 여성분들이나 아이들이 있는데 100% 발이 젖습니다. 이때 젖은 양말 벗기시고 수건으로 발을 닦아주고 마른 양말 신겨주신 다음에 작은 비닐 봉지로 발을 감싸서 등산화를 신겨 주세요. 발이 덜 젖은 채로 하산할 수 있습니다.
5. 장갑 : 가벼운 장갑과 두꺼운 벙어리를 같이 준비하세요. 등산시엔 가볍게 시작하되 능선에 서면 벙어리를 덧대어 껴주시면 손시림을 방지 할 수 있습니다. 벙어리 장갑이 없다면 여분의 양말로 대체 하시면 됩니다.
6. 부상자 업어 내리기 : 사람이 손으로 업어내린 다면 두꺼운 막대기를 준비하여 업고 내릴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경우는 여러사람이 번갈아 가며 시간이 많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체력 소모도 많으며 특히 팔 힘이 갈 수록 떨어져서 종래엔 업을 힘도 없어집니다. 부상자는 배낭을 이용하여 업도록 합니다. 일행중 프레임 없는 배낭을 선택하여 내용물을 나눠 진 후 배낭을 비운채 배낭 끈 사이로 부상자 다리를 넣고 업고 내려와야 합니다. 이때에도 중심을 잡기 위해 주변에서 도움을 줘야 합니다.
7. 겨울 산행은 체온, 체력 유지와의 싸움입니다. 오를땐 반드시 겉옷을 벗어서 춥게 산행을 시작하시고 땀을 내지 않도록 작은 보폭으로 천천히 오르세요. 남들이 빨리 간다고 따라갈 필요 없습니다.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갈 길을 가세요. 오를땐 찬물을 마셔도 됩니다. 그리고 위급한 추위와 맞닥뜨릴 때를 대비해서 보온병에 따스한 물을 아껴두세요. 하산은 등산스틱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입니다. 오를 때도 그렇지만 하산시엔 더욱 유용하죠. 스틱을 잘쓰고 못 쓰고에 따라 체력, 부상에 큰 차이가 납니다. 평소에도 등산스틱을 이용한 체중 안배를 몸에 익히도록 하세요. 어쩌다 등산스틱 없이 산행 할 때 주변 나뭇가지를 주워와도 그 쓸모가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겁니다.
8. 겨울 배낭은 당일 기준 35리터 이상을 준비하세요. 뒤로 미끄러져 넘어질 때 배낭이 큰 것이 어떤 보호를 해주는지 잘 알게 될 겁니다. 아울러 겨울엔 이것저것 집어 넣을 게 부피가 큰 것들이 많죠. 그리고 배낭의 등판은 무조건 메쉬(그물망)처리가 된 것을 구입하세요. 아크테릭스나 블랙다이아몬드 같은 명품 배낭이라고 해도 등에 메쉬가 없으면 한국에선 등에서 흐르는 땀에 사계절 내내 짜증이 날겁니다.
9. 지리산과 같은 종수 산행을 계획 중이신 분들은 무릎보호대도 필수 입니다. 나만 위한 것이 아니란 점 명심하시고요. 백무동이나 중산리 쯤 오시면 절룩거리는 분들 많이 보게 될 겁니다. 이때 온정의 힘을...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