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유럽여행
이화득 이미경 / 서울문화사
유럽의 길이 우리나라 길보다 훨씬 한적하고, 유럽사람들은 대부분 교통규칙을 잘 지키기 때문이다. 그래도 길을 잘못 들면 어떻게 하나. 길을 잘못 들면 거기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국적인 풍경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잘못 찾아가도 좋다. 장시간 운전하는 것이 힘들지 않을까. 유럽세서는 운전하는 게 일이 아니라 즐거움이 된다.
유럽에서 사고라도 날까 봐 두렵다
우리나라에서나 유럽에서나 똑같다. 유럽의 길은 우리나라 길보다 더 여유 있고 잘 만들어져 있다. 나만 쓸데없는 짓을 하지 않는다면 교통사고가 날 확률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다.
외국어를 잘 못해서 걱정된다.
사실 외국 사람과 꼭 해야 할 이야기도 별로 없다. 지도를 보고도 이해가 안 되는 곳에서 길을 물어보는 일이겠지만, 그럴 때엔 좀 똑똑해 보이는 사람 하나 불러 세워놓고서 지도책에서 내가 가려는 데를 손으로 짚기만 하면 끝이다.
입장요금이나 물건 가격은 어딜 가나 다 붙어 있고 값을 흥정할 일은 거의 없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돈을 가진 사람은 나’ 라는 것이다.
렌터카 : 차가 작을수록 싸고, 빌리는 기간이 길수록 요금이 할인된다.
리스카 : 푸조의 리스카는 우리나라의 종합보험처럼 가족끼리 운전도 바꿔서 할 수 있고, 사고가 났을 때도 등승자 전원에게 보험혜택이 적용된다. 또 자동차를 파손시켰을 때도 수리비 전액이 보험으로 처리되므로 내 차보다도 더 마음 편히 몰고 다닐 수 있다.
운전면허 : 우리나라 운전면허가 외국에서 그대로 통용.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 우리나라 운전면허증과 함께 가지고 가야 한다. ‘오리지날 면허증’ 즉 우리나라에서 발급한 면허증과 함께 있을 때만 효력이 있는 것이므로 우리나라 면허증도 반드시 가지고 가야 한다.
지도 : 자세한 지도책에는 그만큼 많은 정보가 들어 있으므로 지도 구입비용은 아끼지 않는 것이 좋다. 지도책을 펼쳐놓고 지나갈 길을 따라 투명 마킹펜으로 표시를 한다.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하드웨어’라면 조수석에서 지도를 든 사람은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다.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가 지시하는 대로 움직일 뿐이므로 길 찾아가는 일은 전적으로 지도를 보아주는 사람의 역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운전 : 추월은 신속하게 추월이 끝나면 즉시 주행 차선으로. 이건 상식이기 때문에 두 대의 차가 고속도로를 나란히 달리는 일은 없다. 권위의 상징인 검은색 승용차가 나타나면 아마 여러 사람이 쳐다볼 것이다. 조폭 두목인가? 장의사 찬가? 유럽이든 미국이든 창문에 코팅한 차를 볼 수 없다. 그들은 대낮에도 전조등을 환하게 켜고 다닌다. 우리나라의 운전면허가 유럽에서도 인정되는 것처럼, 유럽의 도로 구조나 교통 규칙 같은 것도 우리나라와 별 차이가 없다.
유럽에서는 사람이 왕이다. 아니 그보다는 “차 탄 죄인” 결코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속도 이상 달리지 않는다. 야영장 구내에서 차의 운행속도는 시속 5킬로로 제한되어 있고 모든 차가 그 속도로 움직인다. 신호등 없는 건널목에서도 절대적으로 사람이 우선이다. 그것도 그 사람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멀찌감치 거리를 띄고서 멈추어야 한다. 유럽에서 운전하며 절대 잊어서는 안 될 말, '차 탄 죄인'
고속도로 : 우리나라 고속도로와 비슷하고 바퀴와 지면의 밀착도 제동력은 좋은 편이다. 우리나라처럼 험한 산이 별로 없어서 아주 곧게 뻗어 있는 길이 많다.
프랑스 고속도로 : 유럽의 어느 나라보다도 프랑스 고속도로는 휴게소의 시설이 잘 돼 있다. 휴게소마다 커다란 상가나 식당 건물이 있음은 물론이고 주차장의 터가 아주 넓고 야영장이나 공원을 연상시킬 만큼 여러 가지 편의 시설도 잘돼 있다. 통행료는 신용카드로도 낼 수 있어 편리하다.
차선색깔 : 유럽 대부분 나라에서 중앙선은 노란색이 아니라 흰색으로 되어 있다. ‘중앙선이 흰색 실선’ 이라는 사실은 꼭 명심해야 한다. 추월 가능 구간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중앙선이 끊어져 있어서 쉽게 알 수 있다. 스위스 국도 길에서는 중앙선이 주황색이다.
신호등 / 정지선 : 유럽의 네거리에서는 좌회전 신호가 따로 없다. 대부분은 ‘비보호 좌회전’이다. 물론 이때도 직진 차에게 우선권이 있다.
주차 : 유럽의 주차사정은 전체적으로 보아 우리나라보다 낫다.
주유소 : 주유소는 가는 곳마다 아주 많다. 그리고 모두 셀프서비스다. 휘발유 가격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주유소가 많고 주유기도 많으므로 어느 곳에서든지 기름을 넣으려고 기다리는 일은 거의 없다. 주의할 것은 기름을 다 넣었고 혹시 뒤에서 기다리는 차가 있더라도 계산하기 전에 차를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돈 안 내고 도망가려는 차로 오해를 받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유럽사람들은 기다리는 데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뒤에서 다른 차가 기다린다고 해도 그 사람을 신경 쓸 필요는 없다. 기름 값을 치르고 나서 물건을 사든, 화장실을 가든 내 볼일을 다 보고 와도 된다. 그러나 어느 주유소든 터가 넓고 주유기 수가 많아서 기름을 넣으려고 기다리는 일은 거의 없다.
숙박시설
숙박시설은 크게 호텔종류와 현지인이 하는 민박집, 한국민박, 유스호스텔, 야영장 등이 있는데 대부분 아주 깨끗하고 불편한 것이 없게 돼 있으며 가격도 같은 시설의 국내 숙박시설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그중 ‘이코노미 체인호텔’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숙박 - 일단 계산을 하고 방으로 들어가면 완전히 독립된 공간으로 신경 쓸 일이 전혀 없고 요금도 매우 싸다. 자동차를 몰고 찾아가기에 좋은 위치에 있으며 무료든 유료든 주차장은 다 낮추고 있다. 한국사람이 하는 민박집, 서로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편한 것보다는 오히려 불편한 점이 더 많다.
호텔과 팬션 : 우리나라에서는 호텔의 등급을 무궁화로 표시하지만, 유럽에서는 ★로 표시한다. 유럽의 호텔은 싼 곳부터 일찍 방이 나간다. 호텔이나 민박이 여러 집 있는 마을에서도 초저녁에 방을 구하면 싼 방을 얻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으로 스케즐을 잡는 것이 좋다.
예약 : 현지 도착 후 2, 3일 정도까지의 숙박지를 한국에서 예약하고 나머지는 그 뒤 일정에 따라 현지에서 해도 된다.
팬션: 동네의 주유소나 상점 같은 데서 물어보면 ‘심심하던 차에 잘됐다.’라는 것처럼, 아주 열심히 가르쳐준다.
이코노미 체인호텔
ETAP호텔 : 독일 프랑스에 수백 개의 체인호텔이 있고 벨기에 네덜란드, 스위스에도 있는 경제적인 호텔이다. 하루 숙박료는 대개 40-50유로 정도로 싼 편이다. 시설에 비해 방값이 싼 편이지만 실내가 심플한 구조로 가구라고는 티브이 한 대뿐이다. 에탑호텔의 체인점들은 대개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근처에 자리 잡고 있어 찾아가기도 좋고, 예약이나 여러 가지 업무가 체계화돼 있어서 우리가 이용하기에 편하다. 에탑호텔의 인터넷 홈페이지로 들어가면 국가별, 도시별로 찾아 예약하고 지도를 출력할 수 있어 매우 편리다.
DONTDISTURB
한 호텔에 며칠 묵을 때는 방문 밖 손잡이에 ‘DON T DISTURB' 표지를 걸어둔다. 그러면 청소하는 사람들이 절대로 내 방에 들어오는 일은 없으므로 혹시 그 사람들이 뭐라 할까 적정할 필요도 없다. 집에서도 매일 같은 이불을 덮고 자는데, 호텔에서 며칠 동안 침대 시트 갈지 않는다고 어쩔 건 없고, 팁을 주지 않아도 좋으니 그것도 좋은 점이다.
기후조건 ; 우선 모기가 없다. 기온은 높지만, 습도가 낮아서 푹푹 찌는 더위, 텐트 안에 앉아 있으면 땀이 줄줄 나는 더위 같은 게 없다. 한낮에도 햇볕은 따갑지만, 그늘에 들어가면 금방 시원해지고 땀이 말라버린다.
야영장은 미리 예약까지 할 필요는 없고 저녁 무렵 적당한 곳으로 들어가면 대부분 자리가 있다. 단지 모든 야영 장비를 한국에서부터 가지고 가려면 짐이 너무 많아져서 현지에서 사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텐트 - 유럽의 여름은 폭우가 내린다거나 푹푹 찌는 무더위가 없어 완벽한 성능의 고급형 텐트가 꼭 필요한 건 아니다. 월마트에서 10유로짜리 침낭을 하나 사서 여러 날을 쓰고 가지고 왔다.
에어매트리스 - 유럽의 밤은 매우 쌀쌀하다. 물론 바닥이 전부 잔디로 되어 있지만 얄팍한 등산용 메트리스 한 장만은 배기고 으스스하다.
멀티어댑더 - 전기요금을 따로 받는 야영장에서도 요금은 그다지 많지 않다. 어댑터는 야영장 사무실에 이야기하면 빌려준다.
아파트 민박 : 유럽에는 소형 아파트 한 채를 통째로 빌려주는 것도 있다. 주방기구와 기본적인 살림살이가 다 낮춰져 있어 매우 편리하다. 원룸 식으로 된 ‘스튜디오’부터 다양하다.
차에서 자기 : 앞자리 시트를 최대한 뒤로 밀고 등받이를 눕히면 공간이 나온다.
주차 장소 ; 차를 대놓고 자기 가장 좋은 곳은 고속도로 휴게소다. 매우 한적해서 적당한 곳에서 밥을 먹거나 잠을 자기에 편하다. 얼른 보면 한적한 공원처럼 보일 만큼 차들도 많지 않고 상가를 가든 화장실을 가든 복잡하지 않아서 좋다.
--------
걱정이 태산 같다가 이책을 읽으면,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이책의 저자는 여행을 하여 책을 내는 사람이니 전문가다
우리나라에서도 절절매는 교통규칙 길치 네비보는 요령 ...
실습해봐야 알것이다
술술 읽어지는 책,
원문출처 : 류창희 수필산책 사이트
http://rchess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