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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베트남전쟁이 한창일 때 위력을 떨쳤던 팬텀 F-4 전투기가 이미 마하 2.3의 놀라운 속도를 자랑하였고, 1965년 우리 나라가 도입한 F-5 자유의 투사도 마하1.6 의 초음속전투기의 대열에 들었던 것입니다. 그 후 40년이 지난 지금에는 1970년 중반에 개발된 F-15 와 F-16 의 개량형들이 아직까지 주력전투기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들의 속도도 각각 마하 2.5,마하 2.0 으로 베트남전쟁때 활약하던 팬텀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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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트전투기 뿐 만 아니라 제트여객기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실제 운항속도는 어떤지 몰라도 항공기제작회사에서 발표한 데이타에 의하면 최고순항속도 (Maximum Cruising Speed)를 따지면 오히려 1950년대 말 화려하게 등장한 제트여객기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보잉 B-707이 최고시속 973km/h 인데 비해서 보잉의 최신모델인 B747-400, B777 등은 대부분이 그보다 조금 못미치는 900-940 km/h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는 취항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제트여객기도 초음속 여객기가 있었습니다. 초음속제트여객기의 개발에는 미국과 유럽 그리고 쏘련이 나섰지만 미국의 경우 경제성의 문제와 환경문제로 벽에 부닥쳐서 일찌감치 중단되었고, 영국과 프랑스합작의 콩코드만 상용화까지 성공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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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속여객기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고 합니다. 하나는 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할 때에 생기는 충격파 Sonic Boom 이 지상에 충돌할 때에 굉음을 울리게 되어 지상을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콩코드의 취항지도 파리와 뉴욕, 런던과 뉴욕 두 노선에 불과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서부도시에서 유럽대륙으로 가려면 미국대륙을 통과해야 하는데 소음공해가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 하나는 초음속으로 비행할 때 기체외부의 온도가 섭씨 200도가 넘는 고열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런 고열에 견딜 수 있는 금속개발도 그렇지만 지상에서 멈춰있다가 이륙하면서 목적지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기체의 온도변화가 크게 되므로 이런 온도변화에 견딜만한 금속을 개발하는 것이 기술적으로도 그렇지만 경제적인 면에서 한계를 넘는다는 얘기랍니다.
어쨋든 미국은 초음속여객기개발을 중도에 포기하고 영국과 프랑스는 콩코드기를 성공적으로 데뷰시키게 되었습니다만 막상 개발에 성공하자 초음속여객기를 구입하려는 항공사는 없었다고 합니다. 개발 초기에는 몇몇 항공사에서 주문을 하였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모두 취소를 하게 되었고 결국은 제조국인 Air France와 British Airways 의 전신인 BOAC 두 항공사만 대서양노선에 취항시켰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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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의 입장에서 콩코드가 인기가 없었던 것은 크게 2 가지로 분석된다고 합니다. 우선 막대한 개발비와 유지비에 따른 비싼 항공요금과 비좁은 실내공간 때문입니다. 비록 7-8 시간 걸리는 거리를 4시간으로 단축시켰지만 촌각을 다투는 승객이 아니라면 비싼 돈을 주고 좁은 좌석에서 웅크리고 3시간을 지내느니, 넓은 점보기에서 승무원들의 서비스를 받아 가며 편안한 여행을 하는 것을 선택한 것입니다.
결국 콩코드기는 2000년 7월 파리공항에서 추락하여 유럽상류층승객 100명 전원 사망한 사고를 계기로 내리막 길을 걸어 2003년에 고별비행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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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예를 들면 자동차의 운행속도는 차량의 성능이 문제가 아니라 도로사정과 안전운행을 위한 차원에서 고려하고 있습니다. 60년대 나온 자동차들도 시속 100km/h 달릴 수 있는 성능은 있었겠지만 그런 속도로 주행할만한 도로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1969년 고속도로가 개통된 이래 시속 100km/h의 제한속도는 지금도 거의 그대로 지켜지고 있는 것도 자동차의 성능과는 관계없다는 얘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자동차의 발달이란 주행속도가 아니라 ABS, 틸팅시트, 파워윈도우, 전동사이드미러, 열선이 깔린 좌석등 운전자와 승객들을 위한 각종 편의장치에서 이루어져 왔습니다. 그런데 비행기의 경우 전자기술의 발달로 자동운항시스템등 안전운항을 위한 많은 개발이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승객들을 위한 편의장치는 비지니스클래스와 퍼스트클래스는 몰라도 이코노미클래스는 커다란 진전이 없는것 같습니다. 그동안 제가 이용한 제트여객기는 초기모델인 보잉707부터 최신형인 보잉747-400, 보인777 등 보잉사의 전 기종과, 지금의 보잉사와 합병전의 DC-9, DC-10, MD-11, 에어버스의 A300, A330, A340 뿐만 아니라 록히드 트라이스타 등 세계적인 항공기 제작사의 전기종에 이릅니다. 제가 이렇게 남들 보다 많은 기종을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은 아프리카나 중동지역을 여행할 때 이 지역 항공사들이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 넘겨 받은 중고여객기들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보잉707, DC-8 등 제1세대 제트여객기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비행기에서 느낀 점은 초기모델보다 비행기소음이 좀 줄어 들었고 기내방송용 헤드폰이 전에는 의사들이 사용하는 청진기모양의 플라스틱튜브로 된 것이 지금과 같은 워크맨용 헤드폰으로 바뀐것 뿐 입니다. 반면 비지니스클래스와 퍼스트클래스 좌석은 눈에 띄게 좋아 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에는 기계식좌석이라 다리 받침대를 조작하려면 힘이 들었지만 모든 것이 전동화 되었고, 좌석간의 공간도 일반석은 그대로 또는 오히려 더 좁아졌지만 일등석은 완전 침대모양으로 변신되는 첨단좌석이 선보였지만 항공요금이 일반석보다 최소한 3배 최고 8배나 되기 때문에 자기돈으로 여행하는 사람들로서는 웬만한 갑부 아니면 어림도 없는 일이죠. 저도 가끔 마일리지로 업그레이드하여 비지니스클래스를 이용할 뿐입니다.
그런데 하늘에서도 air traffic이 우려되는 상황이 오고 있답니다. 사실은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만 특히 대도시의 공항 근처에서는 air miss 로 불리는 항공기들의 공중충돌직전의 상태가 자주 발생한다고 합니다.
지상에서는 자동차끼리 약간 스치고 지나가도 인상 한 번 쓰면 그만일 수도 있지만 공중에서는 약간만 스쳐도 대형사고로 이어지게 되니 빨리 안 간다고 뭐라 할 생각도 전혀 없습니다. 저의 경험으로 보면 국제선을 타고 우리 나라 상공를 지날 때 가끔 국내선 비행기가 조금 아래에서 비행기구름을 뿜으면서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 국내선은 국제선보다 운항고도를 좀 낮추어 교통정리를 하는것 같습니다.
이제 제한된 평면도로를 달리는 2차원 교통체계가 아니라 공간제한이 없는 3차원 세계를 날라다니는 비행기들도 공중충돌을 우려해야 할 정도로 비행편수가 많아졌으니 안전운행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