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돌 三단......!
나는 세돌이를 6년간 내 집에서 내제자(內弟子)로 두었다.
그래서 아마 가족을 제외한다면
그를 가장 속속들이 아는 사람이라 할수 있다.
나는 지금도 세돌이의 눈빛만 보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훤히 알수 있는 사람이다.
내가 아는 세돌이는 한없이 티없고 맑은 아이라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그랬고. 비록 지금은 내곁을 떠나
가족과 살고 있지만 변한것은 없으리라 믿는다.
그저 바둑만 두었고, 바둑을 위해 태어난 아이였다.
하지만 개성이 강하고 행동이 워낙 튀는 구석이 있어
사람들이 특이한 시선으로 보곤했다.
세돌이의 이런 성품을 고쳐보려고도 했지만
이것도 바둑 공부하는데에
하나의 자기 개성이라고 생각하고 도외시했다.
한편으로 나는 혹여 섣부른 나무람이
세돌이의 재능을 무디게 하지는 않을까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 세돌이의 재능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뛰어났고
나 역시 바둑계의 막중한 기대를
세돌이의 어깨 위에 얹어놓고 있었다.
이창호를 뛰어넘을 인물이 외국이 아닌
우리 바둑계에서 반드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바,
나는 세돌이를 표스트 이창호 시대를 열어갈 적임자로 보았다.
모난 돌이 파도에 쓸려 닳아지듯
세돌이의 단점들은 세월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리라 믿고 있었다.
월간[바둑]의 따끔한 충고는 세돌이에 앞서 내가 감수해댜 할일이다.
어쨋든 세돌이는 다행히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하루가 다르게 기량이 쑥쑥 뻗어나갔다.
지난해에는 타이틀을 두개나 차지했고,
최우수기사로 선정되는 등 기사로서 크게 도약했다.
이제 세돌이는 우리 바둑계의 중요한 스타이다.
지금까지는 공인의식이랄까,
대중의 스타로서 가져야 할 몸과 마음가짐에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하고 살았지만 이제부터는 달라져야 한다.
월간[바둑]의 소리를 비난이 아닌,고마운 충고로 받아들여
한층 성숙할수 있는 계기로 이용해 주기 바란다.
부디 바둑에 앞서 모든 이들이 우러러볼수 있는 인성을 갖춘 기사로
대성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
- 월간바둑 2001년 3월호중에서 간추린 글 -
첫댓글 91년은 아닌것같은데..ㅡㅡ..91년엔 이세돌3단이 입단도 안한 때인걸로 아는데요. 하여튼 당시 편집장이었던 정용진편집장님의 글이 도화선이 되어 당시 많은 분들이 글을 썼던걸로 기억하네요.^^ 어떤 분말마따나 바둑계 최대의 필화사건.ㅋㅋ
앗 ~ 나의실수....ㅎㅎ! 1991년이 아니고 2001년 이네요 ~~ ^^ 즐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