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트 고르는데는 신중에 신중을 기했는데, 첫단추는 잘 끼어 맞추지 못했다.
보통 카시트는 생후 1년간 쓰는 신생아용, 0~5세까지 쓰는 유아용, 5세이상 쓰는 어린이용, 그리고 10개월~7세 정도까지 쓰는 겸용형의 모델이 있다.
여기에 고민이 생기는 것이다.
유아용을 사자니, 어린이용을 또 사줘야할 것이고, 겸용형을 사자니 생후 10개월 정도는 카시트 없이 지내야하는 것이다. 특히나 위험한 신생아일때 -비록 자주 외출을 하지는 않겠지만- 카시트 없이 운행을 해야하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물론 돈이 여유있다면 이런 고민은 필요없겠지만.
내 선택은 그래서 신생아용을 중고로 구입후 겸용형으로 갈아타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중고로 엄한 유아용 카시트 샀다가 제대로 된 메뉴얼도 없어 장착 한번 못 해본채 2달을 흘려보냈고, 결국은 반값에 팔아버리고 만다.
<바로 이 녀석... 이븐플로 디스커버리>
처음부터 갔어야 할 일반적인 패턴인 유아용-어린이용으로 뒤늦게 가고자 함이었다.
시중에 그래도 쓸만한 카시트군은 보통 수입품이다.
이븐플로-그라코-브라이택스-콩코드-아프리카
이정도가 잘팔리고 안정성도 좋은 제품군일 것이다. 뒤로 갈수록 고가를 형성하는데 아프리카 제품은 70만원대를 훌쩍 넘어버린다.
여기저기 정보도 수집하고 알아 보니 가격대 성능비도 좋고, 안정성 역시 훌륭한 제품이 바로 브라이택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좋은 추가정보 하나를 얻게 된다.
브라이택스는 국내에서 파는 녀석들이 대부분 호주산인데, 미국산이 일부 수입되고 있고 개인 직수입도 많은 편이라고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호주산의 안정성이 더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인터넷의 전문 샵이나 로드샵의 의견을 취합해본 결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더 좋다는 결론이 나와버린다.
미국산 시트의 장점은 호주보다 더 강화된 안전기준 하에 제작되어 전체적인 안정성과 구조도 좋은 편이라는 것이다. 머리를 보호하는 부분도 안정감 있고 특히 측면부분에 보강이 눈에 띄인다.
충격흡수폼도 경주용 차량용 헬멧에 사용하는 특수폼이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다른 카시트들이 어떤 재질을 쓰는지 잘 모르겠지만 직접 만져서 비교하면 보다 고급스러운 재질임을 스스로 알 수 있다고 한다.
버사데터라는 역방향으로 설치할 경우 (15kg이하 유아 설치법) 앞좌석과 카시트를 연결-지지하는 안정적인 장치가 보강되어 한눈에 봐도 다른 녀석들에 비해 든든함을 느낄 수 있다.
비록 본인이 보유한 차량에는 지원되지 않아 아쉬운 - 최신차량에 장착되는 - ISOFIX라는 규격을 통해 기존의 방식과는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장착법을 지원하는 것도 믿음직 스럽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장점은 나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사용가능연령인데 신생아부터 29kg까지 스트레이트로 사용이 가능해서 5살만 되면 바꿔야 한다는 브라이택스 오메가 씨리즈나 로열씨리즈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더우기 디자인도 여자아이에게 딱 맞는 핑크색....
호주산의 칙칙한 단색보다 한결 깔끔함에 환호성을 지를 수 있었다. 남아용이나 기타 다른 모델의 컬러 감각 역시 호주산 보다는 미국산이 "United Color of Britax"라는 기치에 가깝다.
여자아이들 옷의 컬러가 핑크가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카시트-의상의 코디가 이루어진다는 보너스!
(티파니 모델의 경우에는 색이 너무 예뻐 남자아이인데도 샀다가 남편한테 꾸지람을 들었다는 어느 엄마의 후기가 재미있었다.)
문제는 구하기가 만만치 않았다는 것.
왠만한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미국산을 아예 구입할 수 없었다. 제품 리스트에 등록 자체가 안되어있는 것이다. 할 수 없이 A/S의 부담감을 갖고 직수입 제품으로 갈까 고민하던 차에 국내 총판 홈페이지에 미국산 제품 취급 사이트 리스트를 발견했고, "그린드림"이란 사이트를 찾아가게 된다.
그린드림이란 사이트는 예전부터 잘 알던 곳이다.
네이버 카시트 관련 지식검색을 해보면 여러가지 좋은 정보를 제공해주던 친절한 사이트다.
미국내 카시트 장착을 잘못하는 비율이 80%에 이르며, 신생아 퇴원시 카시트가 없으면 수속을 안밟아주는 州도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된게 바로 이 사이트가 제공한 지식인 검색을 통해서 였다.
하나 더 매력적인 것은 무상장착을 지원해준 다는 것이데, 카시트를 구입후 날짜를 지정하면 서울과 수도권 일부의 경우 직접 방문하여 카시트를 장착해주는 것이다.
카시트 사놓고 제대로 설치못한 상태에서 돌아다녀 오히려 더 큰 피해가 많을 수도 있고, 아이의 생명에 관련된 일이다보니 제대로 장착해야한다는 부담감에 땀 좀 흘릴 巨事인데, 직접 방문하여 전/후방 장착법부터 유아 앉히는 법까지 꼼꼼히 설명해주는데 감동 100배다.
1-2만원 정도 서비스료를 받아도 만족할 만한 서비스가 무료라니!
이렇게 장사해서 남는게 있을지 걱정스러워 한두마디 건냈을 정도이다.
(고객만족 100배인 쇼핑몰은 아주 여기저기 난리를 쳐서 홍보해줘야 한다. 그래야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으니까!)
자, 이제 본격적으로 아기를 앉혀보기.
아이를 카시트에 앉혀보니 생각보다는 편안해보인다.
크게 보채지도 않고, 방실 웃는 걸보니 일단 OK.
카시트에 어려서부터 적응된 아이들은 커서도 잘 탄다고 하니 길을 잘 들여줘야겠다.
하지만, 이건 왠걸 어깨끈을 장착하고 가랑이벨트를 끼워넣기 시작하는데...
<역시 울기 시작....아기가 작아서 그런지 카시트 엄청 커보인다>
이 모양새다.
우는 녀석을 강제로 어깨벨트까지 해주는데 또 잘 안된다.
시트 아래에 있는 버튼으로 어깨벨트의 간격을 잘 조절해줘야 하는데 어른들이 쓰는 안전벨트처럼 자동형이 아니라 순전 인간의 힘으로 길이를 조절하는 형태다 보니 땀도 나고 얘는 보채고 가관이었다.
원하는 만큼 바짝 조여지지 않아 낑낑거리며 실랑이를 하는 사이 벨트 옆부분이 아기의 턱 부분을 스쳤는지 뻘겋게 자국이 나고 집사람은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
"그냥 안고 가자..."
결국 태어난지 2달 반만에 카시트를 근사하게 장착하고 마트로 장보러 가는 길은 대실패로 결론지어 졌다. 실망스러움에 장보기를 마치고 집으로 오면서 다시 한번 시도해보리라 마음을 먹은 순간 머리를 퍼뜩 지나가는 생각!
"아, 장착을 잘못했구나."
가랑이버클 뒤쪽으로 보호대가 있는데 그냥 방석처럼 깔아놓고 벨트를 채우려했으니 아기는 울 수 밖에.....
아무리 생각해도 설명서 책자의 그림과 다른 것 같아 자세히 보니 그걸 그냥 방석처럼 깔아놓게 아이를 태운 것이었다.
(아무래도 차에 처음 태우다보니 익숙치도 않고해서 위에 털썩 내려놓은 것 같은데, 향후에도 아기 조심 조심하느라 이 녀석을 앞으로 제끼고 앉히기는 그리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아쉬운 부분)
제대로 장착을 하고나니,
처음에 한 5분은 역시 울고불고 였지만,
잘 달래면서 조금 지나니 편안해지는 모양이다.
기왕에 조용해졌으니 잠깐 드라이브나 해볼까... 하는 동안 잠이 스스르 들어버렸다.
<울기 2부 시작...아, 끝이 없구만>
<이제 울음은 멈추고 편하게 졸기 준비>
차량 운행시 덜컹 거리는 과속턱에서도 시트가 안정감있게 아이를 감싸주고 있으니 매번 엄마의 품속에서 불안하게 칭얼거리던 모습이 안보여 기분이 좋다.
원래 운전이란게 운전자가 마음을 편하게 먹을 수 있게 환경이 따라줘야 하는 것인데, 카시트는 아이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떨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안전운행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가장 관건은 아이가 처음 탑승했던 오늘 보다 점차 익숙해지는 것이겠다.
흔들그네 처음 사주었을 때의 보챔을 생각하면 그래도 빠른 적응이 예상되는 바이다.
카시트 고를 때 신중하게 자신에게 잘 맞는 것을 고르고, 또 제대로 장착해야한다는 것.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만큼 신중히 선택해서 아이에게 혹시 있을 수 있는 사고로부터 최대한 보호해야할 것이다.
물론 No.1 은 아빠의 안전운행 정신이다!
정지선 정지. 노란불 정지.....
"아이가 타고 있어요!" 하는 스티커는 유리창 뒤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의식 속에도 철썩 붙여야 한다.
1지망 : 맥클라렌 트라이엄프
2지망 : 맥클라렌 풋머프
3지망 : 맥클라렌 다용도홀더
4지망 : 쁘라마쥬 클랜징 워터
그린드림 아이디 : gamaksae
첫댓글 맞아요~ 맞아~ 아빠의 운전정신~!!! 울 서연아빠가.. 가끔 깜박깜박하고 급정거를 잘한다는... ㅡ,ㅡ;
그래도 적응해 간다니 다행입니다...장착하러 간날 아기와 함께 계셨다면 한번 앉혀 볼 수도 있었는데 시간 관계상 말씀을 못드렸네요...어깨 패드를 아기 목쪽으로 해주세요..목 부분이 벨트에 닿지 않게 해주는 것이니까요... 아기가 앞으로 더 잘 적응했으면 좋겠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