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와 Halloween(핼러윈)
지오녀석은 요즘 할로윈(맞춤법으론 핼러윈)에 푹 빠져 있습니다.
‘핑크퐁’ 핼로윈을 만화로, 노래로 보며 질리지도 않는지 할미를 볼 때마다
눈치 보며 귓속말로 ‘할머니 할로윈~’하곤 이내 빠져듭니다.
어제 자전거를 타던 녀석이 갑자기 제게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미라가 영어로 뭐야?”
“응? 미라가 뭐지?”
“붕대로 감은 미라 말이야”
“응~ 미이라가 영어야~”
“아냐, 그거 말고 다른 영어 있어. 영어가 두 개야”
“그럼 뭔데?”
“엄마한테 물어봐”
하하~
녀석도 단어가 얼른 떠오르지 않은 모양입니다.
혹시나 해서 검색했더니 아, 글쎄 ‘Mummy’라고 뜨더군요.
그래서 발음을 들려줬더니 정확하게 발음하며
“‘미이라’는 영어로 ‘머미’야”
저녁을 먹기 전, 색칠 공부를 하며 또 한 방 먹었습니다.
TV시청을 제한하려고 색칠공부 겸해서 핼러윈 캐릭터를 그려줬지요.
그런데 이게 또 발단이 되었습니다.
‘프랑켄슈타인’에 대해 이야기해달라는 것이었지요.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이름이 아니라 과학자 이름이야.
그 사람이 죽은 사람의 뼈로 괴물을 만들었어.
그 괴물이.......
.....................
북극으로 도망갔어“
“북극곰이 사는 북극?”
이거 갈수록 태산이었습니다.
드라큘라를 그리고, 호박귀신을 그리며 ‘펌프킨’이라더니
박쥐를 그리면서는 ‘뱃’이라고 멋지게 발음을 합니다.
아기 유령을 그리다간 “‘고스트’하고 괴물은 다른 거야”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차 싶었던 것은 ‘해골’그림과 ‘마녀’그림을 볼 때였습니다.
해골그림에 내가 ‘Skull’이라고 썼는데 뭐라고 읽냐는 것이었습니다.
‘스컬’이라고 했더니 해골의 영어는 두 개가 있다며
‘skeleton’이 맞다고 우겨 누가 그랬냐했더니
찰스 선생님이 그랬다고....
그래서 찾아봤더니 그림은 전신해골 해적을 그려놓고
할아비는 두개골이란 뜻을 써놓았던 것이지요. ㅠ.ㅠ
그리고 또 하나의 그림을 가르키며
“할아버지, 이건 뭐야?”
“마법사”
“근데 마법사도 핼러윈이야? 마녀가 핼러윈인데????”
하하하..... ㅠ.ㅠ.ㅠ.ㅠ.ㅠ.ㅠ
얼른 ‘마법사’의 머리에 길게 머리카락을 그려 수정하고
단어도 ‘wizard’를 ‘witch’로 고쳐놓았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어 아직 퇴근전인 애비에게 물어봤더니
녀석은 핑크퐁에서 영어로 ‘핼러윈’ 노래를 배워
모든 괴물의 이름을 알고 있답니다.
마침 비행 전의 며느리와 전화로 내일 소풍이야기를 하던 할미가
영상으로 그림을 보여주자 놀란 며느리가 칭찬을 할 때
혹시 녀석이 할아버지 흉을 보지 않나 조마조마(?) 했습니다.^^
그나마 녀석의 이야기책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에
미리 글과 그림을 남겨놓은 것이 참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