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bout Sherlock Holmes ]
왓슨 박사의 셜록 홈즈 탐구
이름: 셜록 홈즈
주소: 런던 베이커가 221B번지
직업: 사설 탐정
수사 스타일: 흙먼지, 발자국, 지문 등을 통해 증거를 수집하고 범인을 지목하는 과학수사
연인: ‘보헤미안 사건’에서 만난 아이린 애들러
친구: 나 이외에 없음
배경지식: 문학-전혀 모름
천문학-전혀 모름
정치학-허약함
식물학-독초나 아편 등에는 해박하나 정원사로서는 실격
지리학-특정분야에 대해서 박식함. 런던 각 지역의 먼지를 구분함
의학, 화학-각종 약물에 해박함
법학-해박함
생물학-박식하나 체계적이지 않음
대중문화-세세한 것까지 통달함
음악-바이올린 연주를 잘하고 작곡도 함
운동-목검술, 권투, 검도에 능함
결론: ‘셜록 홈즈’는 흡사 야생마 같은 통제불능의 거친 사나이이다.
몸 쓰는 것만큼 머리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건을 추리할 때는 예리한 관찰력과 번뜩이는 통찰력을 발휘하는 천재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는 정말 뛰어나지만 언제나 사건에 과도하게 집착한다.
“그와 있으면 언제나 사건, 사고. 하지만 모험 없는 삶은 지루하지 않은가?”
작가: 아서 코난 도일
등장작품: 《주홍색 연구(A Study in Scarlet)》(1887년)
《네개의 서명(The Sign of Four)》, (1890년)
《셜록 홈즈의 모험(The Adventures of Sherlock Holmes)》, (1892년)
《셜록 홈즈의 추억(The Memoirs of Sherlock Holmes)》, (1894년)
《바스커빌가의 개(The Hound of the Baskervilles)》, (1902년)
《셜록 홈즈의 귀환(The Return of Sherlock Holmes)》, (1904년)
《공포의 계곡(The Valley of Fear)》, (1914년)
《마지막 인사(His Last Bow)》, (1917년)
《셜록 홈즈의 사건집(The Case-Book of Sherlock Holmes)》, (1927년)
전세계가 사랑하는 탐정의 아이콘
최초의 과학 수사, 120년 변함 없는 인기
백과 사전과 기네스북을 점령한 신드롬의 주역
1887년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 시리즈를 통해 창조된 ‘셜록 홈즈’는 영어권 문학 역사상 가장 널리 읽히는 작품이자 대중 문화에서 오랫동안 사랑 받은 인물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실존 인물이라 여길 만큼 셜록 홈즈는 전세계인 누구나 알고 있는 탐정의 아이콘이다.
방대한 지식과 천재적인 추리력으로 미궁에 빠진 사건들을 해결해내는 탐정의 대명사. 소설에서 묘사된 홈즈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무술 전문가이고 권투 선수이며 곤봉과 검을 전문가 수준으로 다룰 정도로 다재 다능한 인물이다. 화학, 사진술, 무술, 인간사를 꿰뚫고 있으며 나아가 복잡한 영국 사회 계층에 스며드는 능력을 가진 유일무이한 인물로 모두를 끌어들이는 매력을 가졌다. 또한 강한 도덕적 신념을 갖고 선한 사람들이 악인을 잡는 것을 돕지만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지 않는 최초의 수퍼 히어로이다.
그의 이름인 ‘셜록’(Sherlock)이라는 단어가 ‘수수께끼를 잘 맞히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전에 올라갈 정도로 등장과 동시에 전세계 추리 마니아들을 열광시켰고 홈즈의 활약상을 연구하는 학회, 동호회, 인터넷 커뮤니티가 전세계에 1천여 개 이상 생겼다. 특히 직관에 의존하거나 용의자의 알리바이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동시대 탐정들과 달리, 홈즈는 흙먼지, 발자국, 지문 등의 증거분석에 입각한 최초의 과학수사를 선보이며 추리영역의 차원을 한 단계 높였다. 오늘날 소설과 영화, 드라마, 만화 등의 탐정 캐릭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만약 홈즈가 없었다면 최고의 과학수사대라 일컬어지는 CSI는 존재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러한 명성 덕분에 211편에 이르는 영화가 셜록 홈즈를 주인공으로 다뤘고 이에 가장 많이 영화화된 픽션의 인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대중문화를 재구성하다
세대 초월, 시대를 초월해 계속되는 전설
소설, 만화, 영화 속 ‘홈즈’의 영향
홈즈가 없었다면, ‘루팡’도 없었다
<아가사 크리스티 시리즈><괴도신사 뤼팽 시리즈>
추리소설의 여왕으로 극찬 받는 ‘아가사 크리스티’는 사실 셜록 홈즈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크리스티의 작품 속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와 그의 친구이자 사건을 기록하는 화자인 ‘헤이스팅스’의 관계는 홈즈와 왓슨 콤비의 변주이다. 특히 아가사 크리스티는 자신의 초기작에서 홈즈가 ‘모델’이며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은 ‘살아 있는 명사’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각별한 홈즈 사랑을 과시했다.
셜록 홈즈의 고향 영국과 라이벌 국가인 프랑스에서도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프랑스의 대중잡지 '주 세 투'의 편집인 피에르 라피티는 셜록 홈즈에 필적할만한 ‘프랑스의 홈즈’를 만들고자 했고 이러한 계획에 선택된 사람은 바로 또 다른 추리소설의 고전 <괴도 뤼팽> 시리즈의 작가 모리스 르블랑(Maurice Leblanc). 르블랑은 홈즈를 기준으로 철저히 반대되는 개성을 가진 ‘뤼팽’ 캐릭터를 창조해 소설 속에 뤼팽과 홈즈의 가상대결을 재현해 내었다.
캐릭터와 수사방법을 현대에 재현시킨 홈즈의 후예들
〈CSI 과학수사대><닥터 하우스>
국내 미국드라마 열풍을 불러일으킨 주역으로 10년 동안 현지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인기 시리즈 . 할리우드 미다스의 손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한 이 작품은 최첨단 도구에 의한 증거 분석 수사방법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는 셜록 홈즈의 과학적 수사방법에 착안한 것으로 〈CSI 과학수사대>는 셜록 홈즈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셜록 홈즈 탄생 151주년 기념일에 "Who Shot Sherlock Holmes?" 라는 제목으로 셜록 홈즈 사건 에피소드를 방영한 바 있다.
이 외에도 골든글러브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된 휴 로리가 주연한 <닥터 하우스>도 홈즈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집이라는 뜻이자 주인공의 이름인 하우스(House)는 'holmes'(집)과 비슷한 발음을 가진 홈즈(homes)에서 착안한 것. 또한 하우스의 유일한 친구인 윌슨 박사는 왓슨 박사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주인공이 사는 집의 번지수는 소설 속 홈즈의 집주소인 221-B번지와 동일하다.
동서양을 넘어 전세대를 아우르는 홈즈의 못 말리는 인기
<명탐정 코난><소년 탐정 김전일>
추리 탐정만화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명탐정 코난>과 <소년 탐정 김전일>도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홈즈에서 영감을 얻었다. 일본의 유명 만화작가 ‘아오야마 고쇼’의 작품인 <명탐정 코난>의 경우, 주인공의 이름 ‘코난’은 셜록 홈즈의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의 이름에서 착안했고 캐릭터의 성격과 개성은 셜록 홈즈와 유사하며 주인공이 동경하는 모델도 셜록 홈즈이다.
또한 일본의 유명 추리소설가 ‘이마기 세이마루’의 <소년 탐정 김전일>도 홈즈와 유사하다. 주인공이 범인의 교묘한 트릭을 명석한 두뇌로 간파하고 어떤 난관에도 굴복하지 않으며 끈기 있게 범인을 밝혀내는 모습, 단짝 미유키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홈즈를 연상케 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미야자키 하야오 등 거장들에게 영감을 준 홈즈
할리우드의 명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레인맨> 베리 레빈슨,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박물관이 살아있다>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들의 홈즈 사랑 역시 각별했다. 1985년, 세 사람은 ‘홈즈’의 어린 시절을 스크린에 부활시킨다는 아이디어로 의기투합하여 각각 제작, 연출, 각본을 맡아 <피라미드의 공포>(원제: Young Sherlock Holmes)를 완성, 어드벤처 장르의 새 장을 열었다. 특히 이 작품은 원래 이야기의 이전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 무비와 엔딩 크래딧이 올라간 후 또 다른 이야기를 숨겨놓는 일명 쿠키영상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도 <명탐정 홈즈>(1984)를 제작해 홈즈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표현했다. 국내에서도 80년대 <명탐정 번개><명탐정 셜록 하운드>로 방영되어 높은 인기를 모았고 이 작품에서 미야자키 하야오는 직접 목소리 연기를 하기도 했다.
[ About Movie ]
새로운 모험 속에서 부활하다
60편의 원작 총망라한 다각적인 해석
과거의 고풍스러움과 동시대적 매력을 갖춘 스토리와 캐릭터
영화 <셜록 홈즈>는 홈즈의 기원으로 돌아가 보다 충동적이고 본능적인 그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코난 도일의 소설 4편과 단편 56편을 토대로 홈즈의 다층적 면모를 연구했다. 또한 매년 뉴욕에서 만나 홈즈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는 전세계 셜록 홈즈 전문가 그룹인 ‘베이커 가(街) 특공대(Baker Street Irregulars)’ 회원들을 인터뷰했다. 회원들은 영화에 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특히 베이커 가 특공대 회원이자 ‘셜록키안(Sherlockian)’의 저명한 학자인 레스 크링거는 대사나 사실적 디테일 부분에 많은 조언을 해 주었다.
기존의 홈즈와 관련된 영화들은 누아르 수사물에 가까웠지만 원작의 홈즈가 가진 최고의 미덕은 모든 인물을 뛰어넘는 날카로운 관찰력과 그에 못지 않는 실천력을 갖춘 인물이라는 점이다. 2009년 새롭게 등장하는 영화 속 홈즈는 그 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자유롭고 유쾌한 이미지가 부각되도록 원작의 흥미진진함에 코믹북 속 영웅이 가진 현대적 스토리를 더해 스크린에 옮겼다.
2009년 <셜록 홈즈>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다른 영화에서 묘사한 적 없는 인물의 다각적 면모를 끌어내 두뇌 퍼즐과 과학, 서스펜스는 물론 미스터리와 드라마, 예상치 못한 액션과 유머로 겹겹이 싸인 독창적인 영화로 완성되었다.
19세기 영국의 고풍스러운 배경에 동시대적인 스토리는, 홈즈의 ‘아주 초보적인 걸세, 친애하는 왓슨’이라는 유명한 대사에 애정을 갖는 오랜 팬들은 물론 셜록 홈즈의 이름 외에는 그를 잘 알지 못하던 어린 세대들까지 사로잡을 매력이 가득하다.
완벽호흡으로 완성한 환상의 콤비 플레이
배우의 재해석 통해 더욱 매력적으로 환생한 원작 캐릭터
우정 넘어 애정과 질투 섞인 묘한 관계 선보이는 홈즈와 왓슨
지성과 탁월한 육탄전 실력까지 갖춘 새로운 ‘셜록 홈즈’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 의해 탄생했다. 미국 배우이면서도 영국식 억양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고 홈즈처럼 천재성이 엿보이는 명연기의 대가. 셜록 홈즈로 분한 그는 자신의 창의력이 필요한 일이 없으면 수도사처럼 은둔하지만, 흥미를 끄는 일에는 초인적인 에너지를 발휘하는 홈즈의 독특함을 소화하는 것은 물론 6년간 개인적으로 연마한 무술실력까지 발휘했다.
홈즈의 명콤비인 ‘왓슨 박사’는 원작이나 기존 영화와 TV에서는 어설픈 추리로 홈즈의 천재성을 부각시키는 인물로 묘사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아프간 전쟁의 참전 용사라는 원작의 배경에 초점을 맞춰 강하고 인내심이 뛰어난 남성적인 면모가 강조되었다. 여기에 주드 로가 캐스팅되면서 홈즈와 대등한 파트너십을 이루는 다이내믹한 인물이자 ‘잘생긴 왓슨’으로 완성되었다.
<셜록 홈즈>로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주드 로는 액션과 추리, 유머 등 모든 부분을 오랜 시간에 걸친 대화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공유했고 현장에서 거의 텔레파시가 통하는 수준이 되어 어떤 영화보다 멋진 파트너 쉽을 선보였다. 촬영장 밖에서도 절친한 사이가 된 그들의 친밀도는 영화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시종 티격태격하지만 사건을 해결할 때면 합이라도 맞춘 듯 절묘한 호흡을 선보이는 홈즈와 왓슨을 완벽하게 재현하게 되었다. 영화 속에서 그들은 창조적 천재성과 절제된 질서정연함이 서로의 균형을 맞추는 완벽한 조합이면서 유머와 질투, 애정이 뒤섞인 우정보다 좀 더 깊은 관계로 보여진다. 때문에 관객들은 홈즈 생애 유일한 여인인 ‘아이린 애들러’와의 관계보다, 홈즈와 왓슨의 관계를 의심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들의 적, 친구, 사랑
시대 속에서도 감출 수 없는 개성
이야기를 풍부하게 완성시키는 빛나는 조연들
이번 영화에서는 일에 방해가 되는 사랑의 감정은 믿지 않으며 추리에 인생을 바치고 평생 독신으로 살아간 홈즈 생애 유일한 여인인 아이린 애들러가 등장한다. 원작 단편 중 [보헤미아 왕국의 스캔들] 편에 등장한 아이린은 시대를 앞서나간 대담한 여성으로 홈즈를 능가한 유일한 여성으로 묘사된다. 영화에서는 남자를 유혹하여 정보를 훔치는 일종의 비밀 요원으로 설정되어 매혹적인 외모와 치명적인 매력을 갖추고 홈즈와 사랑과 적개심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간다. 아이린 역을 맡은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멜로 퀸 레이첼 맥아담스는 홈즈를 사로잡았던 여성적 매력과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남성적 용기 사이의 균형을 절묘하게 표현했다.
홈즈 최강의 적으로 뛰어난 두뇌와 사악한 힘을 이용해 세계를 정복하고자 하는 어둠의 군주 ‘블랙우드’. 실제로 빅토리아 시대 말기는 영적 세계에 관한 호기심이 많아 알리스터 크로울리, 라스푸틴 같이 점성술, 연금술 등 오컬트 비술을 신봉하며 초자연적 힘을 믿는 인물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과학자이고 실용주의자인 홈즈에게 흥미로운 딜레마가 되는 신비함을 갖춘 악인 블랙우드는 이러한 인물들을 토대로 창조된 오리지널 캐릭터로 <록큰롤라>에서 가이 리치 감독과 함께 했던 마크 스트롱이 맡아 극적이고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또한 수사 행동 지침 교본대로 움직이는 경찰로 항상 홈즈와 대조를 이루면서 늘 홈즈보다 한 발짝 늦는 ‘레스트레이드 경위’나, 왓슨 박사가 사랑에 빠져 결혼 계획을 약속해 홈즈와 왓슨의 우정에 위기를 주는 ‘메리’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는 배역들이다.
[ Production Note ]
인간의 육체와 기술력이 조화된 현장감 넘치는 액션
동양무술 훈련으로 완성한 바리츠 무술
고속 디지털 카메라 팬텀의 초저속 모션 효과
원작과 마찬가지로 영화 <셜록 홈즈>에서도 홈즈와 왓슨은 싸움 기술을 연마한다. 소설에서 홈즈가 수련했다고 쓰여있는 ‘바리츠(Baritsu)’라는 무술은 실제로는 19세기경 일본 유술(柔術)을 바탕으로 에드워드 윌리엄 바튼 라이트가 창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신사들을 위한 종합격투기 ‘발티츠(Bartitsu)’와 관계가 있다.
숙달된 무술가인 홈즈처럼 여러 해 동안 무술을 연습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가이 리치 감독은 홈즈의 독특한 싸움 스타일을 함께 고안했다. 가이 리치 감독은 일본 유술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영춘권(詠春拳)을 배웠고 이 둘을 결합해 <셜록 홈즈>만을 위한 무술 스타일을 개발했다. 이들이 개발한 무술은 홈즈가 맨주먹 싸움에서 연마한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며 머릿속 과열을 해소하는 현장인 ‘펀치 볼 클럽’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펀치 볼 클럽의 권투 경기는 1초 분량의 촬영을 40초에서 50초로 늘릴 수 있는 고속 디지털 카메라 ‘팬텀(the Phantom)’의 초저속 모션 효과를 사용해 매시간을 잘게 잘라 홈즈의 생각을 낱낱이 구분하는 독특한 장면으로 완성되었다. 엄청난 양의 정보도 1초 안에 모두 압축하여 받아들이는 명탐정의 두뇌를 묘사하기에 최적의 렌즈였던 셈. 이를 통해 땀방울부터 주먹을 날릴 때 상대방의 반응, 관중의 움직임과 몸싸움 등 세세한 부분까지 자세하게 전달한다. 때문에 영화에서 선보이는 격투 장면은 조명과 카메라 기술이 전하는 생생한 질감 덕분에 관객들도 마치 같은 장소에서 이를 지켜보는 듯한 현장감을 전달한다.
건축이 완공되지 않은 타워 브릿지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액션 장면의 경우, 수 차례의 리허설을 거쳐 완성되었지만 지나치게 완벽해 사전에 안무를 디자인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미리 계산하면서도 즉흥성을 더했다. 리허설과 자연스러움의 전략적 혼합을 통해 싸움 속 혼란이 시퀀스 안에 녹아나는 거친 액션을 완성했다. 특히 타워 브릿지에서의 방대한 스턴트 액션은 세련된 가공의 세계에서 거칠고 난잡하고 현대화된 분위기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대변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19세기를 완성하다
당시 모습 그대로 재현된 런던의 상징 타워 브릿지
10주의 시간으로 완성된 70M 길이의 선박 세트
<셜록 홈즈>는 1891년 런던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이 시기는 대영 제국이 영향력을 최고조로 발휘하던 시대로 기술 발전에 대한 관심과 함께 현대의 첨단 감각이 이미 시작되었던 시대이다. 특히 산업 혁명의 중심지였던 런던은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것이 옛 것을 모두 바꾸는 시대. 세계의 중심으로 구시대 건물을 새 건축물이 겹겹이 두르는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과도기의 도시였다.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이 야심 차게 세운 타워 브릿지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런던의 대표적인 상징물인 타워 브릿지는 높이 60m에 길이 240m에 달하는 건축물로 북쪽 끝에 위치한 런던 타워와 쌍둥이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1891년 당시의 타워 브릿지는 미완성 상태였기 때문에 타워 브릿지의 거대한 세트는 철골 구조를 그대로 노출하는 모습으로 세워졌다. 이러한 모습이 오히려 시각적으로는 물론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예측 불허의 공간의 의미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게 되었다.
거대한 배들이 건조 중인 부두로 이어지는 장대한 싸움과 추격이 펼쳐지는 주요 세트는 런던 외곽의 채텀 부두에 세워졌다. 이 장면에서 등장하는 선박은 길이 70m, 높이 4.5m로 중앙 4.5m 부근 높이는 무려 9m에 이르는 실물 크기의 구조물로 왼쪽 반을 실제로 제작했고 컴퓨터 기술로 다시 높이를 늘렸다. 이 배 구조물을 짓는 데만 5주의 시간이 소요되었고, 촬영지로 이동해 조각들을 퍼즐처럼 맞추고 위태롭게 흔들리는 갑판과 액션 시퀀스에 활용될 목재들을 배치하는 데만 5주가 추가로 소요되었다.
철저한 조사로 시대를 압축한 로케이션
영국의 역사를 담고 있는 실제 건물들
재창조를 통한 시대의 재현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건물과 소품 등은 생생한 시대 묘사를 통해 한 시대를 압축하여 배경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영화 속의 전체적인 컨셉은 사실성과 진실성, 신선한 면모를 불어넣는 것. 영국의 국회 의사당, 채텀의 해군 공창, 토굴, 홈즈의 방까지 사전 조사 후 역사가 살아있는 런던의 스케일을 고스란히 담았다. 실제 로케이션 촬영과 영국에 세운 세트장, 그리고 CGI 작업의 결합으로 완성되었고 보다 정교한 실내 세트 촬영분 일부는 미국 뉴욕에서 촬영되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영화의 첫 장면에서 홈즈와 왓슨이 어린 소녀를 잔인한 의식 제물로 바치려는 블랙우드에게 접근하는 곳은 12세기경 건물인 성 바르톨로뮤 교회이다. 이 곳을 비롯해 영화 속에는 성 바울 성당과 코난 도일이 회원이었으며 영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휘그 개혁 클럽(Reform Club), 그린위치의 구 왕립 해군 대학, 템즈 강이 내려다 보이는 서머셋 하우스, 켄싱턴의 브롬프턴 공원 묘지 등이 담겼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19세기 공장형 도살장에서 벌어지는 추격전은 런던 이스트엔드의 폐창고에 칼날과 톱, 끓는 물로 가득한 탱크, 체인 벨트에 달린 거대한 갈고리 등으로 가득한 자동 도살 기계를 설치해 완성했다. 또한 라틴어와 히브리어로 갈겨쓴 메모로 도배된 벽, 십자가와 이교 상징물이 가득한 천장, 절개한 개구리와 쥐가 도처에 널려 있는 블랙우드를 돕는 미친 과학자 ‘리어던’의 임시 연구실은 런던 스피털필즈의 건물이다.
영화 속 대부분의 사건이 일어나는 템즈 강 주변은 이미 현대 구조물이 곳곳에 들어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개발된 리버풀과 맨체스터 강변 지대에서 촬영되었고 이러한 여러 장면들을 조합하여 빅토리아 시대의 런던을 재창조하였다.
런던 태생의 런던 토박이인 주드 로마저도 영화를 위해 찾아간 빅토리아, 에드워드 시대의 아름다운 자갈 보도가 깔린 런던 지역과 리버풀, 맨체스터 골목길은 처음 가본 곳이었다고.
시대를 거스른 의상의 향연
보헤미안적 예술가 느낌의 홈즈, 남성다움 왓슨
영화 속 의상이 추구한 목표는 사실 소설에는 한번도 언급되지 않았지만 초기 소설 삽화에 등장하면서 홈즈의 상징으로 굳어져 버린 사냥 모자 같은 이미지를 지우는 것이었다.
이에 원작에서 몇 주를 자기 방에 틀어박혀 소파에 누워 빈둥대며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묘사에서 착안해 다소 엉망인 듯한 보헤미안적인 기질을 드러냈다. 어떤 관습에도 얽매이지 않는, 영국 신사라기 보다는 예술가 혹은 시인 같은 홈즈의 로맨틱한 면모를 강조한 것. 턱시도 자켓을 입고 있지만 셔츠와 타이가 미묘하게 어긋나있어 헝클어지고 단정치 못한 모습의 빈티지 느낌이 강한 의상을 입은 영화 속의 홈즈는 한 마디로 ‘빅토리아 시대의 롤링 스톤즈’라고 할 수 있다.
홈즈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왓슨은 단정하고 깔끔하며 소박한 정장을 입는다. 두꺼운 해리스 트위드 모직 소재의 의상으로 허세 없고 현실적인 성격을 드러내고 갈색과 감색을 쓴 쓰리 피스 수트와 사각 중산 모자는 왓슨의 남성다움을 드러낸다.
아이린 애들러의 의상은 특히 디테일 묘사에 많은 공을 들여 실제로 18세기에 제작된 의상을 구해 변화를 주었다. 재단이나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당시의 것을 따르는 대신 강렬한 핑크와 파란색 등의 색상으로 특색을 주었다. 검은색 레이스 블라우스의 푸른색 수트, 도네갈 트위드 수트, 실크 벨벳과 더치스 새틴을 사용해 조각 같이 복잡하고 풍부한 주름, 두 종류의 작은 중절모를 포함해 다양한 모자 등 패션쇼를 방불케 하는 의상들이 등장한다. 특히 두 부분으로 나뉘어 스커트 자락을 부풀리는 허리 받이를 덮고, 무기를 감추는 특징적인 큰 소매가 달린 아이린의 코트는 창의성이 돋보이는 의상이다.
인물의 성격까지 드러내는 세트 디자인
도일리즘적 특성이 반영된 이스터 에그
다양한 질감과 개성이 살아 있는 홈즈 스타일의 새로운 모험
셜록 홈즈의 베이커가 221B번지 하숙집은 영국과 뉴욕의 벼룩시장, 앤틱 가게, 대여점 등에서 발견한 고가구와 커튼, 카펫과 다수의 소품으로 꾸며졌다.
페이지가 접힌 책, 신문, 근동 지역의 그림들, 영수증 뭉치, 영국 지도, 해부학 그림, 동양 카펫, 호랑이 가죽 깔개, 반쯤 먹다 만 음식 접시, 왓슨 박사의 참을성 많은 개 ‘글래드스톤’까지 홈즈의 공간에 배치되었다. 또한 홈즈가 수사에 사용하는 몇 가지 가발과 가짜 콧수염, 무술 단련을 위해 완충제를 덧댄 기둥 등 사소한 모든 것이 홈즈라는 인물을 설명하기 위해 세심하게 배치된 소품들이다.
원작에도 설명된 바 있는 홈즈의 정돈할 줄 모르는 습관을 반영하는 모든 소품은 여행, 인간사, 해부학, 화학, 사진에 대한 지대한 호기심 등 지루하거나 도전 없는 삶은 죽음보다 더한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홈즈의 관심을 끌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다.
이 소품들 가운데는 셜록 홈즈의 열렬한 팬들을 위해 몇 가지 ‘이스터 에그(Easter egg: 영화, 책, CD, DVD, 게임 등에 숨겨진 메시지나 기능) 소품을 세트에 숨겨두었다. 비밀 편지를 쓰기 위해 홈즈가 사용하는 레몬 주스, 유리 상자 안에 넣은 벌집, 19세기 지식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골상학 연구 자료 등이 그것으로 영화의 대본과 세트에는 ‘도일리즘(Doyle-isms)’적 특성이 반영되어 있다.
같은 베이커 가에 위치한 왓슨의 공간은 의대 졸업 증서와 우아한 그림, 검 모양의 촛대, 의료 장비들이 모두 가지런히 정돈되어 공간 역시 홈즈와의 성격적 대비를 나타낸다.
<셜록 홈즈>는 특정 시대, 특정 지역을 배경으로 하지만 가이 리치 감독은 그만의 비전이 담긴 엄청난 에너지를 영화 속 런던에 불어넣었다. 펀치 볼 클럽의 권투 현장, 갑갑한 의회 복도, 성당 안쪽의 토굴 등 홈즈와 왓슨이 조사하는 다양한 세계에 다채로운 특색을 부여한 <셜록 홈즈>의 세계는 다양한 개성과 질감으로 살아있다.
가이 리치 감독의 독특한 비주얼과 스토리를 끌어가는 감각, 배우들의 천재성, 드라마와 유머, 액션과 음모를 고조시킬 한스 짐머의 음악이 만난 범상치 않은 이 액션 블록버스터는 오랜 홈즈 팬들과 젊은 영화 팬들 모두에게 홈즈 스타일의 모험을 경험케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