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바다의 전설
심청(전지현)과 소방관인 유정훈(조정석)은 서로 인어인걸 안다. 소방관인 유정훈의 소방서 안.
심청은 인어의 말로 정훈에게 얘기한다.
유정훈: 아니 잠깐.. 우리 그냥 말로하자. 나 여기 오래 살아서 거기 말 거의 다 잊어버렸구, 이쪽말이 편해. 아무래도.
심청:알겠어.
유정훈:야.. 서울 한복판에서 인어를 만날줄이야..
심청:나도 서울에 인어는 나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정말 놀랐어.
유정훈:아니 근데 너 아까 거기서 뭐하고 있었던거야?
심청:배고파서. 돈도 없구. 밥 때도 다 됐는데 뭐 좀 먹어볼까하고.
유정훈:돈이 없다고? 야 너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심청:뭘?
유정훈:(주머니에서 검은 봉지를 꺼내 보여준다. 안에는 진주가 있다.) 이거 진짜 몰랐어?
심청:이거 우리 눈물이잖아. 뭐하는거야?
유정훈:이게 여기서 돈이야.
심청:이게 돈이야? 왜?
유정훈:모르겠으면 외워. 이게 여기서 돈이 돼. 그니까 눈물이 흐른다 그러면 (검은 봉지를 양 귀에 걸친다) 자 이렇게. 이렇게 해서 다 모아야 돼. 이렇게 해서 생활에 큰 도움된다.
심청:아, 나 몇 번 울었는데.. 좀 모아둘걸...
유정훈:이게 알이 굵을수록 비싸. 잔 눈물 쓸데없이 흘리지 말고 참았다가 굵게 울어. 굵게. 오열. 잔눈물은 개당 2~3만원, 굵은게 4~5만원. 그리고 제일 비싼게 핑크빛이 연하게 감도는 진주지.
심청:핑크빛? 너무 좋을 때 나오는 그거?
유정훈:그치. 근데 그게 여기있다 보면은 너무 좋아서 눈물흘리는게 자주 생기지는 않아. 나도 그런 눈물은 딱 한번 흘렸어.
심청:그럼 나 앞으로 많이 울어서 내 눈물 허준재 다 갖다줘야지.
유정훈:허준재가 누구야?
심청:좋은 사람. 나라 위해서 공무원보다 더 열심히 일 하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멋진 사람.
유정훈:잠깐, 너 그러니까 잠깐 관광삼아 올라온게 아니라 좋아하는 남자 때문에 올라온거야?
심청:(웃으며 끄덕끄덕)
유정훈:야 너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너 여기온지 얼마나 됐어?
심청:한 달?
유정훈:그럼 니가 좋아하는 사람은 일방이야 쌍방이야? 아니 그러니까 혼자 좋아하는거야? 서로 좋아하는거야?
심청:아직은 혼자...
유정훈:하.. 너 진짜 대책없다. 너 올라올 때 무슨 생각이라도 하고 올라와야지. 아 이렇게 무분별하게 막.. 하... 내가 이럴까봐 여기 있으면서 여 오가는 물고기들한테 그렇게 얘기를 한다고. 인어들한테?전하라고 절대 사람따라서 올라오지 말아라. 못 들었어?
심청:못 들었는데?
유정훈:이것들이 진짜. 오다가 어획을 당하나 중간에 까먹나. 붕어대가리들 진짜.
심청:왜 안되는데? 왜 사람따라서 뭍에 올라오면 안되는데?
유정훈:너 잘 들어. 너는 시한부야. 인어가 물을 떠나서 뭍으로 올라오는 순간 심장은 굳기 시작해. 니 다리가 시한부가 아니라 니 심장도 시한부라고. 니가 계속 숨을 쉬고 니 심장이 계속 뛰게하는 방법은 니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너를 사랑하는 거. 그래서 니 심장이 뜨겁게 뛰는 것. 그거밖에 없어. 아니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얼른 바다로 돌아가 이 바보야. 아 그러게 왜 그렇게 대책없이 누가 올라오래? 진짜.. 아 그래도 뭐 니가 뭍에 올라와서 니가 걷겠다고 결심한 어떤 계기가 있었을거 아니야. 그 남자가 너한테 뭐라고 했을거 아니야.
심청:서울오라고.
유정훈:와서 뭐하재? 사귀재? 결혼하재?
심청:맛집가자고..
유정훈:끝?
심청:불꽃놀이 보자고...
유정훈:불꽃놀이.. 니가.. 굉장히 쉬운 애구나.. 일생에 사랑이 맛집이랑 불꽃놀이라 그렇게 쉽게 결정이 되니? 차... 그래 한달동안 무슨 진전사항은 있었고?
심청:(절레절레)
유정훈:그래..너 딱 보니까 너 계속 진전사항이 없을 애다. 어떻게 내가 좀 도와줘?
심청:어떻게?
유정훈:인간 남자들은 다 질투의 화신들이야.
심청:질투?
유정훈:모르겠으면 외워. 질투는 사랑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 변신부터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쇼핑할 돈이나 마련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