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마지막 달 6월의 첫날인 일요일 이른 아침에 핸드폰 문자가 눈에 들어온다.
"앞으로 산티아고까지 110km 남았고, 이제까지 690km를 매일 7시간씩 걸어왔단다.
그래서 귀국은 6월13일 한단다.....11월 예정된 안나프르나 예비 훈련이란다."
시사하는 바가 너무 크며, 생각하는자와 행동하는 자의 대비가 겹친다.
박달영 동기의 근황이다.
심운도 산티아고 가는 길을 몇 번 계획만 하고 아직도 되지도 않은 이유로 출발을 못하고 있다.
근일 다른 동기생들도 몇 명 더 출발한 모양인데.....
봄날 노란꽃 사이로 산티아고 가는 길 명품 사진과 달리 고행의 길로 떠나는 것은 쉽지가 않다.
고행은 죄를 사하고, 입맛 떨어질 때의 씀바귀의 그 쓴맛에 맛이 돌아오는 이치일까?
삶의 진가는 스스로의 열정으로 흘러내리는 그 무수한 땀방울 속에서 희열에 들뜨게 됨을 안다.
한편, 세상 보이는 것은 어둠 속에서 모두 회색인 것을 낮에만 바라본 세상이 전부인냥....
자신의 주어진 삶을 낭비하는 자신을 본다.
그러나 그것도 운명이라면 받아들여야지 않겠는가?
항상 그 자리에서 창조와 열정이 있었음은 스스로에게 자랑스럽다.
단지, 생각과 행동의 괴리를 외적인 것에 치중하고 자신의 몫에 소홀하고 있음을 인정 못함이 아쉽다.
주어진 시간은 모르나 정해져있다.
늦지 않아야 할텐데.....
심운이 산티아고 길을 생각하며.....2014.6.1.
출처: 서울고 21회 동기회 원문보기 글쓴이: 박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