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시즌 2위를 차지하며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게 된 레알 소시에다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변화없이 새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까지 주요 영입선수로는 이천수 외에 지난시즌까지 아틀레틱 빌바오에서 활악했던 전 스페인 국가대표 미드필더 알키자(32)가 전부이다. 따라서 지난시즌 돌풍의 주역들이 올해에도 감독의 중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프랑스 르샹피오나 낭트 감독재직시 팀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시켰던 드누이 감독은 지난시즌 소시에다드 부임 첫해에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리그 2위와 챔피언스리그 직행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다. 유럽클럽대항전 출전 자격이 없었고 FA컵도 1회전에서 탈락하여 리그에만 전념했던 소시에다드는 지난시즌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어느팀보다 높은 팀이었다. 리그에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던 상황과 두텁지 못했던 선수층도 이에 한몫했지만 한번 믿은 선수는 끝까지 신뢰하며 팀의 일관성을 추구하는 드누이 감독의 성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번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여 지난시즌에 비해 경기수가 늘어난 팀사정상 주전 외 백업멤버의 중요성이 어느때보다 높아졌다. 리그 2위팀의 체면상 이번시즌에는 FA컵도 쉽게 포기할 수 없게 됐으며 돈문제와 직결된 챔피언스리그는 더욱 그러하다. 즉 지난시즌처럼 주전 위주의 선수 기용을 시즌 내내 계속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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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 카르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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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로 프리메라리가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룩한 이천수는 지난시즌 팀의 주축 멤버로 러시아 국가대표 미드필더인 카르핀(34)과 주전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전 경쟁에서 설사 밀린다 하더라도 이천수를 경기장에서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소시에다드가 치뤄야 할 경기수가 지난시즌에 비해 늘었기 때문에 백업멤버들의 출장기회도 그만큼 많아질 수밖에 없으며 30대 중반에 접어든 그의 나이와 어느 포지션보다 운동량이 많은 윙이라는 특성상 그가 지난시즌 보여준 훌륭한 활약이 이번시즌 활약상을 보증해준다는 법도 없기 때문이다. 경험이 풍부한 카르핀이 아무래도 큰경기에서는 중용받겠지만 이천수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주어질 것이므로 조급해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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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는 데 페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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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햄튼과의 이적협상이 최종결렬되어 소시에다드 잔류가 결정된 팀의 간판스타 프란시스코 데 페드로(29)와 이천수간의 직접적인 포지션 경쟁은 다소 시기상조로 보인다. 스피드와 체력이 장점인 이천수의 플레이스타일과 잉글랜드의 축구스타 베컴처럼 정확한 크로스와 킥, 패스가 장점인 데 페드로는 그 스타일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시즌 데 페드로의 주포지션인 좌측 윙으로 나와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가빌론도(24)의 존재를 감안할 때 현재로서는 이천수의 기용가능 1순위 포지션은 카르핀의 우측 윙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데 페드로가 최근 다섯시즌간 한시즌에 리그 30경기 이상을 소화한 적이 없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신체적인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아니라는 점과 가빌론도의 주 포지션이 측면보다는 중앙에 더 가깝다는 점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 시절 좌 천수 우 태욱이라는 별칭에서 보듯이 좌측면을 더 선호하는 이천수에게 분명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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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트 카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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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보다는 활약상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천수는 세컨드 어태커(섀도우 스트라이커)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는 선수이다. 이번시즌 K리그에서 이천수가 보여준 모습은 측면 윙이라기보다는 도도 등 전방 공격수 밑에 다소 처져 전술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프리맨에 더 가까웠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소시에다드에서 세컨드 어태커를 맡고 있는 선수는 터키 국가대표 공격수 니하트 카베시(23)이다. 지난시즌 무려 23골을 터트리며 팀의 돌풍을 이끌며 국가대표에서도 주전으로 도약한 니하트는 이번시즌에도 안팎의 큰 기대를 받고 있기에 팀내 비중에 있어 이천수가 당장 따라잡기란 어려움이 많다. 다만 니하트가 00/01시즌 베식타스(터키)에서 리그 31경기를 뛴 이후 오랜만에 지난시즌 30경기 이상을 소화해서인지 체력적인 문제를 보이며 교체되었던 경우가 많았다는 점은 이천수가 노릴 만한 약점이다. 아직 니하트는 신체적, 기술적으로 완성단계에 오른 선수가 아니다. 지난시즌 니하트의 백업을 담당했던 터키 국가대표 미드필더 타이푼 코르쿠트(29)가 에스파뇰로 이적한 것도 이천수에게는 호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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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바세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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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소시에다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난시즌 43골을 합작한 코바세비치(29. 舊 유고)-니하트 외에 이렇다할 공격수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시즌 어느정도 가능성을 보여줬던 데 파울라(28)가 있으나 중량감이 현저히 떨어진다. 따라서 이미 국가대표 레벨에서 숱한 경기를 치룬 이천수가 니하트와 코바세비치의 결장시 공격진에 투입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소시에다드 공격의 핵이라 할 수 있는 데 페드르와 니하트는 빠른 스피드를 지닌 선수들이 아니다. 카르핀 외에는 빠른 선수가 부족한 소시에다드에서 이천수의 존재는 실력 이상으로 유용할 것이다. 스피드가 요구되는 속공 상황, 상대의 체력이 소진된 후반 중반 이후 등 이천수는 여러상황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 소시에다드가 여타 전통의 강호와는 달리 선수층이 그리 두텁지 못하고 전력에 안정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약점 역시 측면과 중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이천수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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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 알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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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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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성향이 강한 공격진에 비해 수비진은 상대적으로 본연에 임무에 충실한 편이다. 4백의 양 풀백은 가능한 오버래핑을 자제하면서 팀의 안정에 크게 신경을 쓴다. 물론 강팀과 약팀에 따라서 그 전술이 약간씩 달라진다. 수비력을 겸비한 미드필더 가빌론도가 윙백으로 기용되어 활발한 오버래핑을 구사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지난시즌 니하트 등과 함께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한 명인 중앙 미드필더 사비 알론소(21)는 어느덧 리그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각광을 받고 있다. 공격적인 선수로 가득찬 미드필더/포워드진에 유일하게 수비적인 역할을 맡았던 알론소는 공수 조율 및 수비진의 리드라는 어려운 임무를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훌륭하게 수행했다.
이번시즌에는 새로 영입된 알키자가 이러한 알론소의 부담을 다소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시에다드 유스팀 출신 중앙 미드필더 아란부루(24)가 지난시즌 주전으로 활약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나 그가 공격형 미드필더 출신으로 수비력이 다소 취약하다는 점은 알키자에게 주전을 위협받는 요인 중 하나이다. 국내에는 비록 무명에 가까운 알키자지만 91년 소시에다드에서 프리메라리가에 데뷔한 이래 12시즌동안 소시에다드-빌바오를 거치며 주전으로 활약해온 꾸준함을 지닌 선수로 3차례 스페인 국가대표 경기에 출전한 경력도 있는 유능한 선수이다. 팀의 취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 부분에 힘을 보태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바스크족 혈통으로 소시에다드-빌바오 두 바스크족 팀을 거치면서 현지 주민의 신뢰를 받고 있다.
이번시즌 소시에다드가 지난시즌같은 뛰어난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여부는 유동적이다. 지난시즌 부진했던 바르셀로나가 대대적인 보강을 마치고 우승 경쟁에 뛰어든 점과 챔피언스리그 진출로 인해 늘어난 부담에 비해 선수층은 여전히 두텁지 못한 점은 부정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전통의 강호였던 발렌시아와 데포르티보가 별다른 전력보강없이 예전의 강한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시즌 진정한 능력을 시험받을 것으로 보이는 드누이 감독이 이천수를 어떻게 활용할지 여부도 국내팬들에게는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천수가 설기현에 이어 한국인 두 번째로 챔피언스리그 득점을 해낼 수 있을지, 그리고 한국인 최초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선발 출장과 득점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written by 배기호 & edit by 강대호
첫댓글 니하트가 빠르지 않다는점은 오판인것 같네요...제가 보기로는 수비헤집고 다니는 스피드가 장난아니던데..
흠........이천수 보는게 어렵지 않다면 기대대는 군요. 과연 프리메라리거로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수비를 헤집고 다니는 돌파력은 좋으나 스피드는 라 리가 선수들에 비해 빠르지는 않다는 평가입니다 ^^
니하트 같은 경우는 스피드를 죽이지 않는 빠른 드리블이 장기이긴 합니다만.. 현재의 처진 스트라이커자리에서는 그의 스피드를 활용하는 것보다 기술적인 면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그렇게 쓰신것 같네요.. 사전 정보 없이 경기만 보고 스피드를 판단하기에는 그 판가름할 기회가 적었던 것도 사실이구요.
그나마 팀의 주축이 되기 전인 01/02 시즌에는 많은 경기를 교체로 나왔을 뿐더러 그 나왔던 경기에서 조차도 윙보다는 중앙 혹은 처진 스트라이커로 나왔기 때문에 판단하기 더욱 어려웠을 것이고요. 터키리그에서는 스피디한 윙플레이어로 이름을 날렸다고 하지만 터키리그를 볼수없는 한국에선 단순 정보일뿐이죠..
윤정환이 발이 빠르다는 것을 어렸을 적 육상 선수였다는 사실을 듣기 전에는 아무도 인정안하는 것과도 비슷한 이치라고 볼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