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저널 창간 32주년 기념사
“소중한 지금, 소중한 종로를 생각”
종로저널 발행인 이병기
‘나이가 들면 비로소 보인다’는 말처럼 연륜이 쌓이면 세상 만물에 대한 감응이 달라집니다. “억지로 하면 실패하고 집착하면 잃는다”는 중국 노자의 가르침도 같은 맥락으로 다가옵니다.
10월 하늘 햇살의 따사로움이 서늘한 가을바람에 묻혀 단풍으로 물들 때면 종로저널 창간 기념일을 맞으면서 매번 아쉬움을 느낍니다. 지역 신문 불모지 시대, 대한민국 1번지 종로에서 지방자치 활성화라는 목표는 종로저널의 ‘선택과 집중’이었습니다.
“후회 없는 삶은 재미가 없다‘라는 말처럼 때로는 후회를 하면서도 재미를 느끼지만, 혹시 빗나간 용기나 삐뚤어진 과욕은 아니었는지 만감이 교차합니다.
그럼에도, 종로인의 알 권리 충족이라는 시대적 명분 속에 종로인의 자유와 평등을 지키는 사명감으로 애독자 제현의 성원에 감사할 뿐입니다.
“산이 있어 산에 오른다”는 명언처럼 종로가 있어 종로저널을 발행하여 종로인의 자긍심과 명예를 지키겠다는 소신입니다. 종로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1번지의 자랑스런 동네입니다. 600년 역사와 전통 속에 근대와 현대의 문화를 담지한 소중한 지역입니다. 기라성같은 선각자들을 위시해서 훌륭한 선배들이 자취를 남기고, ‘후생가외’ 후배들이 희망적으로 다가오는 미래의 산실이기도 합니다.
1년, 2년, 3년 그리고 32년을 한결같이 그러한 각오와 자세로 종로의 지방자치 역사를 기록했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종로의 일상을 담을 것입니다.
세상은 갈수록 변화무쌍하게 그리고 혼란스럽게 다가오지만 지나온 날들의 발자취와 미래의 번영을 기대하면 지금의 소중함은 차고 넘칩니다.
현재는 과거로부터 이어져 오면서 미래로 나아가는 소중한 지금이기에, 종로저널 창간 32주년을 기념하면서 앞으로 더 나은 지역 언론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합니다. 더군다나 지금 한국 사회는 30년 전과 달리 상전벽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고도 압축성장 속에 많은 부작용도 노정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시대 정신도 새롭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종로저널은 그동안 보내주신 애독자 제현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다시한번 종로의 역사와 종로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일로매진할 것임을 다짐합니다. 실패하고 잃는다고 해도 종로저널의 사명과 소신은 종로와 함께 더욱 견고해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