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과 판타지를 좋아하는 저에게 남편이 던져줬던 영화 "트와일라잇twilight"
어째 할리퀸 소설 냄새가 팍팍 나는 영화였지만 나름 볼만했었습니다.(뭇 사내들에게 무협소설이 있다면 소녀들에겐 할리퀸이 있습죠. ㅋㅋㅋ)
그래서 보게 되었고, 소설을 접하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이 소설이 시리즈가 4편이더군요.
제목과 다른 생뚱맞은 커버지만 기가막히게 내용을 잘 표현하고 있는 듯.
트와일라잇 Twilight, 뉴문 New Moon , 이클립스 Eclipse, 브레이킹 던 Breaking Dawn 이렇게 네편입니다. 각 권의 분량도 상당하고, 주인공인 이사벨라를 화자로 하는 1인칭 시점의 소설입니다.
작가 스테프니 메이어는 어느날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지는 꿈을 꾼 후 트와일라잇을 쓰게 되었답니다. 작가경력이 없는 그녀가 3개월만에 써내려갔다니, 꿈의 임팩트가 상당히 강했나 봅니다.
결국 트와일라잇은 엄청나게 팔리면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고, 이어지는 3편의 시리즈도 대흥행을 거두게 되었죠.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읽은 저 역시 나름 볼만하다 생각하면서 읽어내려갔지만, 그 정도의 대 흥행을 했다는 사실에 한번 더 놀랬습니다. 사실 저로선 흥행에 깃든 기대치보단 느낌이 부족했어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신"도 제 기대치에 모자라서 그냥 저냥인 정도인데, 비슷비슷한 느낌이더군요. 스릴러와 판타지로 메이크업한 본격 10대 연애소설이라고 말하면 딱 요약이 될 듯...(폄하하기위해 내린 평은 아닙니다. 저도 가벼운 연애 소설 즐깁니다.)
스릴러라고 하기엔 너무 내용이 눈에 보이고, 판타지라고 하기엔 주인공이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라는 것과 독특한 초능력을 지녔다는 것 빼고는 특별한 것이 없다는 거... 단지 기대치가 높아서 그렇다는 것이고, 한번 손에 잡고 한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을 정도로 문장도 평이하고, 끝을 봐야겠다 싶을 정도의 재미는 분명 있습니다.
자 소설에 대해 간단하게 얘기했으니 영화얘기도 살짝 해야겠죠.
아직 브레이킹 던을 못 읽었는데, 세 편의 시리즈를 읽고, 트와일라잇을 케이블 방송으로 한 번 더 보고나니 살짝 걱정 되더이다...
그 유명한 헤리포터의 시리즈에서 후일 등장하는 수염난 헤리포터가 그러했듯이,
"어쩔꺼야.. 배우들이 늙어가는데....."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통 모른다는 옛날 미드"Angel"에서 그랬었죠.
앤젤 1시즌을 먼저 보았기 때문에 딱 1시즌의 앤젤에 반했던 저로서는 버피의 앤젤을 보고 놀라고(너무 잘생겨서).. 시즌이 넘어갈 수록 계속 놀라고...(해가 지날 수록 급 노화되서.. -_- .....) 안타깝게 지켜보다가 어느날 뱀파이어 슬레이어:버피에서 등장했던 Angel역의 꽃미남 데이비드 보리아나즈David Patrick Boreanaz를 보고 바로 앤젤의 마지막 시즌을 보는 순간 결국 뿜고 말았죠.(어째 오히려 본즈Bones에서 더 멋지게 나오고 있음. 뱀파이어보단 FBI? ㅎㅎㅎ)
어거지로 시리즈 울거먹더니 배우는 몸관리 못해서 세월에 찌든 중년의 앤젤로 끝을 맺고 말았습니다. (훈남이지만 불로불사의 존재 역을 맡기엔 무리..)
그렇습니다.
시리즈물의 뱀파이어 영화는 그 후속편이 길어질 수록 관객의 판타지를 무참히 깰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같은 이유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가 후속편이 없다는 사실에 전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사실 앤 라이스의 소설 뱀파이어 연대기 시리즈 3편중 마지막인 저주받은 여왕을 영화화한 퀸오브 뱀파이어가 있기는 했지만, 개봉시기가 8년차이고, 전혀 다른 감독과 전혀 다른 배우를 캐스팅했으므로 패스.) 남성들을 위한 판타지로서의 언더월드도 시리즈 물이지만, 이미 성숙한 배우들을 캐스팅하여 제작되었기 때문에 그런지 갭을 못느껴 참 훈훈하게 봤습니다.
뱀파이어만 위험한 것은 아니지요.
동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리즈인 반지의 제왕과 캐러비안의 해적은 어찌나 훌륭하게 만들어주셨는지 박수를 치고 싶었습니다. 엑스맨의 속편들도 배우들이 상하는 바람에 안타깝기도 했지만 뱀파이어류가 아니니 살짝 이해는 됐.... (퍽...)
여러가지 포스터중 가장 내용을 잘 표현한 듯.
자.. 뉴문이 개봉됐으니 읽어본 트와일라잇 시리즈중 가장 지루하고 한숨나왔던 2편 뉴문을 어떻게 잘 포장했나 확인하러 가지않을 수 없었습니다.
솔직히 뉴문을 읽으면서 짜증이 물밀듯이 밀려왔었죠. 다만 영화로보면 좀 걸러서 편하게 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보게 된거랍니다.
뉴문에서의 벨라는 1편에서 꾸미기에 별 관심없고, 프롬(파티)엔 질색, 결혼이라는 단어에는 팔색을 하며 여성론자로 운동해도 좋을만큼 자립심이 강한 캐릭터였는데, 뉴문에서는 온통 뱀파이어와 늑대인간들의 외모와 능력을 찬양하는데 급급하고, 에드워드의 빈자리에 마냥 무너져버릴 뿐만 아니라, 무늬만 소꿉친구인 겨우 1년 알고 지낸 제이콥을 절친 운운하며 자신의 공허한 감정을 메우려는 이기심까지 보여줍니다. 이해는 됩니다. 법적으로 성인이라고 큰소리 땅땅 치지만 이제 겨우 18살의 십대이니까요. (그래서 10대를 위한 연애 소설이라고 한 거..)
소설 속의 에드워드는 처음의 차갑고 강인했던 인상은 온데 간데 없고, 캔디의 안소니 마냥 착하고 아름답기만한 야들야들한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을 것 같이 완벽하게 순수한 17세 미소년이 되어버렸지요.
로버트 패틴슨 : 화보용 스틸컷
거의 모든 여인들이 이 청년을 보러 영화를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여기서 전 아니니까 -1)
뉴문에서는 여느 뱀파이어물과는 달리 앤젤, 레스타트, 루이스가 했던 인간적인 고뇌는 없습니다.
1인칭 소설이라고 말씀드렸다시피 이 시리즈는 철저하게 주인공인 벨라의 어리숙한 인간적인 관점에서 돌아가니까요. 컬린가의 사람들이 각각 어떤 고뇌를 갖고 있는지 그녀는 절대로 모릅니다. 자신의 감정과 기준이 더 중요한 인물이거든요.
500페이지에 가까운 2편 내내 벨라는 "아름다운 에드워드를 볼 수 없어서 괴롭고 죽을 거 같아."의 내용을 주야장천 중얼거립니다. 제가 읽고 느낀 뉴문의 내용은 바로 그 점이 요점이었죠. 사랑하는 에드워드는 아름다운 에드워드에 가려버린겁니다. 그래서 안타까웠죠.
흥미를 보태기 위해 늑대인간들이 등장하지만, 저로선 그다지 흥미롭지 못했습니다. 이미 1편에서 퀄렛 족의 늑대의 전설을 말하는 순간 모든 개요가 이미 파악되었기 때문이었어요. 제가 뉴문을 봤다고 하니깐 주변에서 스포일링 하지말라고 하드만...
사실 스포일링은 작가가 먼저 1편에 다 해놨더라 이겁니다.
하지만 영화는 이런 벨라의 감정적 고립은 별로 눈에 띄지 않습니다. 침대에서 악몽을 꾼답시고 이상한 소리를 지르는데.... 악몽을 꿨다기보다는 잠이 안와 혼자 괴로워 소리치는 걸로 밖에 안보이더군요. 그저 제이콥의 선물이나 밤마다 소리지르는 딸내미 때문에 거실 침대에서 잠을 자야하는 불쌍한 아빠 찰리를 통해 겨우 느껴질 뿐입니다.
벨라역의 크리스틴 스튜어트Kristen Stewart와 에드워드 역의 로버트 패틴슨Robert Pattinson은 1편 촬영 후 실제 연인사이가 되었다던데, 1편부터 크리스틴에게 홀딱 반했다던 로버트 패틴슨과는 달리 크리스틴의 연기는 그다지 애절하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이미 소설로 나와있다고 해도 스포일링 하면 안되니까 전체적으로 평을 하자면...
그 지루한 소설 뉴문을 영화 뉴문은 스토리텔링하기에 바빠서 허겁지겁 쫓아갔다. 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천사와 악마도 그랬었던 것 같습니다.
댄브라운의 원작 천사와 악마의 느낌을 살리기는 커녕 뒤쫓아 가는데 급급했었죠. 중요한 역할인 비토리아를 랭던의 트위드쟈켓 소매자락의 먼지마냥 묻어가는 캐릭터로 만들어 버리고, 랭던 교수 혼자서 생쇼하는 것처럼 만들어 버린 천사와 악마는 최소한 배우들의 연기와 영상 자체는 봐줄만 했습니다.
제작비 5천만불에 북미개봉 첫날 하루 동안 7270만불 흥행을 기록했다던데, (2위는 다크 나이트의 6,717만불, 3위는 트랜스포머 2의 6,202만불) 이해는 되지 않더군요. 5천만불 들인거 치고는.... 잔뜩 기대했던 늑대인간의 변신 장면은 한숨이 나옵니다. ㅎㅎㅎㅎ (그래픽과 분장은 언더 월드가 백배 나음.)
극중 앨리스의 대사가 제 심금을 울려 웃고 말았죠.
"대체 이 젖은 똥강아지 냄새는 뭐야?" (제 나름대로 재해석한 대사지만 딱 이 뉘앙스입니다.)
그러니 이 영화는 참으로 복받은 영화입니다. 모르긴 해도 그동안 여성을 위한 판타지가 별로 없었던 탓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만 해도 소설 뉴문이 재미없어 하면서도 전 기대를 갖고 봐버렸으니까요. ㅎㅎㅎㅎㅎ 이 소설의 매니아들은 2, 3편씩 봤다니 다른 한편으로는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내내 주변에서 하는 소리는 오직 이뿐이더군요.
"에드워드는 왜 조금 밖에 안 나오는거야. 어떻게 이클립스를 기다리지?"
보는 관점의 차이겠죠. ㅎㅎㅎ
고백하자면 전 앨리스(애슐리 그린 Ashley Greene)와 재스퍼(잭슨 라스본 Jackson Rathbone) 그리고 컬린 가의 가장 칼라일(피터 파시넬리 Peter Facinelli)을 보러 갔었습니다.
애슐리 그린 : 뉴문
트와일라잇의 생기발랄한 분위기가 많이 감소됨.
소설속에 나오는 캐릭터의 느낌을 가장 잘 살린 배우들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소설 속의 진정한 미남 미녀는 재스퍼와 로잘리였습니다. 강제적인 상황이었지만 아름다운 외모때문에 죽음 대신 또다른 생을 허락받은 인물들이니까요. 로잘리는 완전 망한 캐스팅이고.. ...재스퍼 왜케 망가졌는지..... ㅠ_ㅠ 실망이야.
이렇게 이쁘장한 청년이
이렇게 망가졌습니다.
그리고 소설 속에서 최강 미녀로 묘사되었던 눈부시게 아름다운 제인역의 다코타 패닝은 거의 카메오 수준으로 그로테스크하게 묘사되어버렸습니다. (런닝타임에 목매달려 헉헉대면서 달려가다 보니 볼투리가에게 할애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었나 봅니다.) 반면 수장 아로역의 마이클 쉰Michael Sheen의 연기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분 언더월드 4에서도 나온다고 하니 살짝 기대해볼랍니다. ㅋㅋㅋㅋ
다소 비판적이었다고 해서 깍아내린다거나, 영화를 보지말라는 둥 이런 용도로 포스팅하는 건 아니니 오해하지 마세요.
주변에서 북돋운 기대치가 너무 컸기 때문에 실망이 컸다는게 가장 큰 이유겠지요. 기대했던 커다란 선물 상자에 노트 하나 달랑 들어있는 기분?
위에서 주저리 주저리 푸념을 늘어놨지만, 영화는 볼거리만 제공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가볍게 볼만한 영화입니다. 기대는 갖지 말고 보세요.
하지만 본인이 나름 영화를 골라서 본다고 생각하신다면, 그냥 볼거리에 그치는 영화가 아니라 뭔가 남는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뉴문 보다는 더문을 추천합니다.
혹해서 더문에 대해 포스팅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우연히 보게 된 더문은 정말 대박입니다. SF영화인가보다 하고 낚여서 본 영화인데, 달에 있는 채굴기지 사랑호(LOVE호 아닙니다.우리나라 말로 사랑호 맞습니다.)에서 벌어지는 한 사람의 고독과 인간적인 갈등에 대한 다룬 영화였습니다.
미리 말씀드렸지요? SF인가보다 하고 낚였다고요. ㅎㅎㅎㅎ
뉴문이 판타지라는 키워드로 분장한 로맨스라면 더문은 SF로 분장한 휴먼드라마입니다.
그래도 참으로 행복한 낚임이었습니다. 좋은 영화를 보게 되어서요. 삭막한 SF류를 통해 영화를 보고 감동을 느껴 눈물을 흘려보기는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요 근래 꽤 되는군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와 그랜토리노를 보고 눈시울이 쨘..하니 붉어졌다죠.)
이제 마무리를 해야겠습니다. 이클립스와 브레이킹 던에서는 제대로 된 판타지를 제공해줬으면 하는 바램... 그리고 배우들 연기도 좀...
주연보다 인상적인 단역들 : 위 트와일라잇, 아래 뉴문
첫댓글 집에 이따시 두껍게 있는 트왈랏 & 뉴문이 이 영화의 소설이었구요..
아아~ 보고싶다 ㅜㅜ 에드워드~~
트왈라잇.. 보고 뉴문 완전 기대하고 잇엇는데... 책보다 영화를 먼저 보앗던 탓에 트왈라잇 번역본 보고.. "대체 이 젖은 똥강아지 냄새는 뭐야?" 따위의 뉘앙스에 덮어버렷엇죠.. 뉴문은 아직 펼쳐보지도 못햇는데 영화를 또 먼저 보겟군요..ㅎㅎ 패닝아씨가 나온다니.. 언능보고싶네요. 재스퍼의 변신은 한컷만으로도 심히 상심이 큽니다. 예고에서 저 사람이 새로운 등장인물인가 보다 햇는데.. 재스퍼 엿더랫군요.. 그나저나 DVD나올떄만 눈이빠지고 목이빠져라고 기다리는수밖에.. 어흑어흑
ㅎㅎ 그 해석은 제 느낌을 담아 해석한 내용이고... 진짜 영화 보다 보면 왠지 배우들이 영화내내 100m달리기 하느라 헉헉거린다는 느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