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립극단의 이양구 작 고선웅 연출 남궁련 협력연출의 매화리극장
공연명 매화리극장
공연단체 경기도립극단
작가 이양구
연출 고선웅
협력연출 남궁련
공연기간 2014년 10월 9일~12일
공연장소 경기도 문화의 전당 아늑한 소극장
관람일시 10월 11일 오후 3시
경기도 문화의 전당 아늑한 소극장에서 경기도립극단의 이양구 작, 고선웅 연출, 남궁련 협력연출의 <매화리극장>을 관람했다.
이양구는 영월출생으로 법대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200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희곡이 당선되어 극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혜화동1번지 5기 동인, 극단 해인의 대표 및 연출가로서 연극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중앙대 연극학과, 신흥대 미디어문예창작과에서 강의도 맡고 있다. <일곱집매> <핼리혜성> 그 외 작품으로 창의력을 인정받고, 앞날이 기대되는 작가 겸 연출가다.
<매화리극장>은 그다지 높지 않은 산자락, 매화나무가 여기저기 자라고 있는 지역에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그 지역 원래 거주 인들을 강제로 철거시키고, 아파트 단지가 완성되자 매화나무 있는 마을이라고 <매화리 소극장>이라는 공연장까지 건립했는데, 그런데 소극장이 거의 완공될 무렵 산사태가 발생해 아파트단지를 덮어버리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한다는 설정이다.
근래 급작스런 폭우로 서초구에 있는 우면 산의 산사태로, 주거지역까지 흙더미가 밀어닥치고, 자칫하면 우면산자락의 예술의 전당까지 피해를 입힐 번한 자연재해가 상기되는 연극이다.
무대 중앙에 일 미터 높이와 사방 십 여 미터 넓이의 무대가 만들어 지고, 무대 밑에는 사람이 기어 다닐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천정에서 조명기구를 매 달았던 철제 파이프가 늘어뜨려져 있고, 접는 철제 사다리를 걸쳐놓고 조명작업을 하도록 해 놓았다. 객석 꼭대기로부터 출연자들이 등장해 무대로 내려오도록 연출을 하고, 무대 좌우에도 등퇴장 로가 있다.
<매화리극장>에서 연출가와 배우들의 연극연습 하는 장면이 펼쳐지고, 한 병사가 휴가로 자신이 관계하던 극장으로 돌아와 조명감독에게 인사를 하면서 극장분위기가 제대로 형성될 무렵, 엄청난 뇌성벽력과 함께 산사태가 발생하고, 신축아파트단지가 4층까지 매몰된다는 설정이다. <매화리극장>은 주민들의 대피소가 되고, 부모나 형제자매의 참화와 비보를 접한 혈육이나 친지들이 붕괴현장으로 찾아온다. 재해를 당한 인물과 그와 연관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연극인들이 <매화리극장> 무대에 한꺼번에 등장한다. 거기에 시신 발굴 작업과 시신을 단가에 싣고 무대 전면에 차례로 늘어놓기까지 한다. 심각한 극적상황과 연극 연습하는 과정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제대로 된 한편의 비극이 탄생하는 듯싶다.
50년 전 필자가 대학시절에 연출했단 “윌리엄 사로이언”의 <혈거부족>이 떠오르기도 한다. 내용은 전쟁의 참화로 갈 곳이 없는 인물들이 폐건물이 된 낡은 극장으로 모여든다. 과거 화려한 명성을 자랑했던 원로 남녀배우와 챔피언이었던 권투선수, 그리고 철거반원의 건물폭파 음에 놀란 소녀가 극장으로 피신해 들어오면서 연극이 시작된다. 원로 배우는 걸인처럼 구걸행각을 다니고, 구걸해 온 것을 나누어 먹고 배가 부르면 화려했던 시절의 명장면을 낡은 극장무대에서 재현한다. 권투선수는 선수시절의 명 시합장면을 회상하고, 후반부에는 서커스단을 이끌던 부부까지 이 극장에 합류한다. 대단원에서 결국 철거반원들에 의해 모두 쫓겨나, 새로운 극장을 찾아 떠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매화리극장>에서 연극인들과 건물붕괴로 참화를 당한 사람들, 그리고 목숨을 잃은 사람, 붕괴된 현장을 정리하는 사람, 그리고 이 지역의 지주라는 여인, 휴가병, 조명기사, 나이든 어머니,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극적으로 정리하는 연출가가 관객과의 공감대를 형성시키고, 대단원에서 배우와 스텝 진, 그리고 붕괴된 아파트단지 거주자와 관련자, 그리고 사망한 사람들까지 탱고 음에 맞춰 몸을 흔들면서 연극은 마무리를 한다.
윤재웅, 장정선, 이충우, 강상규, 정헌호, 한범희, 박현숙, 강아림, 김길찬, 서창호, 임미정, 윤성봉, 노민혁, 연보라, 이애린, 채윤희 등 출연자 모두의 열연이 극적 분위기 상승을 주도한다.
무대디자인 정 영, 의상디자인 오수현, 조명디자인 최보윤, 음악 김태규, 무대제작 스테이지 원, 조명팀 이명진·윤의선·최인수·관태준, 의상팀 고현지·메리엘, 음향팀 권영호, 무대감독 김영기, 조명감독 박용환, 음향감독 정주현, 기계감독 서동권, 제작PD 이수민, 기획 정희섭·이서현 등 제작진의 열정이 합하여, 경기도립극단의 이양구 작, 고선울 연출, 남궁련 협력연출의 <매화리극장>을 성공작으로 탄생시켰다.
10월 11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