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야, 속지 마라, 그리고 속이지도 마라" / 오재성CP

[오베드로]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의 눈으로 보면, 교회는 “예수”라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베스트 상품을 파는 판매자이겠다…싶습니다. 어떤 경우는 그 이름값(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사람들이 상품의 내용이나 질을 따지지 않고 ‘묻지 마’ 구매를 하는 경우도 허다하지요.  그만큼 ‘예수’라는 브랜드는 이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매력적입니다.

교회 안에서 사제요 수도자로 살아가는 저도 가끔 이러한 브랜드 효과를 실감하는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예수’ 브랜드라 하더라도 내놓는 상품마다 늘 베스트 상품이 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경우는 쪽박 차는(?) 경우도 있지요.  ‘묻지 마’ 구매를 하는 사람들이 어리석은 것 같지만, 몇 번 그렇게 ‘묻지 마’ 구매를 하다가 실생활에서 그 상품이 별 소용이 없는 충동구매였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한 순간에 싹 등을 돌리거든요. 그러고 보면 요즘 한창 유행하는 “실용주의” “성공”의 구호가 판을 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이 ‘좋은 맘으로’ 하는 ‘자선’이란 항상 예외적인 현상입니다.

그러니 소수 자선하는 사람들의 선량한 마음에 기대어 상품을 내다 팔려는 일은 그리 권장할 것이 못되고, 무엇보다도 상품의 내용이나 질을 잘 따져 시장에 내놓는 일이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아주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 요즘 한창 뜨는 베스트 상품이라고 하여 다 좋은 상품이라고 말 할 수도 없습니다.  생산자와 특정 소비자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 떨어져 (담합하여) 베스트 상품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거기에는 소위 홍보를 위한 언론 플레이라는 것이 교묘하게 얹혀 지기도 하고요.  그러니, 상품 하나를 사더라도 꼼꼼한  ‘식별’이 필요한 일입니다.  요즘 소비자 운동을 보면, 까다로운 소비자가 생산자로 하여금 좋은 상품을 연구하고 개발하도록 자극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과대포장의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네요.  얼마 전 공동체가 녹차를 하나 선물 받았는데, 그것이야 말로 과대포장의 전형이더군요. 외화내빈(外華內貧)이라는 말을 이런 때 써야 하나요?  아마도 그것은 내수가 아닌 “선물용(외부용)”으로 개발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정말 실생활에서 필요하여 구매를 하는 경우에, 그런 것을 살 일은 거의 없을 테니까요. 

옛날 명절이 되면, 평소에 잘 먹지도 않는 것들을 무더기로 한 데 모아서 “종합선물 세트”로 포장해 점방 앞에 쭉 늘어놓잖아요?  그리고 제 기억에 그런 것들이 곧잘 팔려나갔습니다. 어느 집에 인사하러 갈 때, 그런 포장된 것 하나 들고 가는 것이 간단하기도 하고 생색도 나는 일이니까요.  그러나 자기가 필요해 가게에 과자를 사러 가는 경우 “종합선물세트”를 사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제가 먹고 싶은 것을 골라 사면되지, 굳이 자기가 좋아하지도 않는 과자까지 끼어있는 포장된 “종합선물세트”를 무더기로 구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그냥 아침부터 이러 저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순시기를 보내면서 이리 저리 특강을 하러 다니고 여러 단체의 피정지도와 면담 등을 하면서, 어느 순간 이러 저러한 생각들이 제 자신을 흠칫 멈추어 서게 하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오늘 아침에는 이렇게 제 자신에게 속삭여 주고 싶습니다.  제가 깨어 있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베드로야, 속지 마라.  그리고 (사람들을) 속이지도 마라.”

[양로사]

자주 식별이 요구되는 날입니다. 그래도 항상 단순 명료함을 찾습니다. 그길을 언제나 예수님인건 어쩔수 없어요...

[주님의 숲]

어제 신동호신부님께서 오셔서 사순특강을 해주셨답니다. 많은 교우들이 참석하셔서 좋은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어제 강의에서 말씀이 있으셨지만 마찬가지로 오신부님께서도 본질을 살아감을 이야기 하시네요. 사순시기의 본질, 십자가의 본질... 동반자 가족 모두 십자가에서 주님의 사랑을 볼 수 있는 날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신명숙(마리아)]

오 신부님!그동안 애써 지도해 주시고 이끌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주님의 보살핌이 더 필요하여서 머물게 되나 봅니다.통합된 이들은 떠나고 해야할 저는 남고요.남았으니 좋은 제품으로 만들어 주소서.잘 팔리게요.거듭 수고해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김마리아]

상품의 내용이나 질을 따져 시장에 내놓는 일이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일이며 상품 하나를 사더라도 꼼꼼한 '식별'이 필요한 소비자의 입장... 베드로 신부님께서는 모든 것을 다 잘하실 수 있다고 믿어요. 특강, 피정지도, 면담 무엇이든지요. 신부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