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건국이라는 대미를 장식하고 KBS의 대하드라마인 대조영이 종영을 했다.
결국 발해건국의 가장 중요한 사안은 '다시는 백성을 잃지 않을 것'이라며 고구려의 정통성을 이어가는 것으로 일단락을 맺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이를 장식하듯 광개토태왕비 앞에서 무릎을 꿇는 장면은 정말이지 숙연하게 만들었다.
한국사를 얘기할 때, 흔히 혹자는 발해가 한국사에 속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엄밀하게 말해 한국의 고유한 역사는 아니라고 반론을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발해의 역사에 대해 많은 사료가 남아있지 않은 탓일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발해의 영토자체가 고구려가 지닌 요동과 요하 일대에서 보다 동북쪽으로 올라가 있기 때문일 수 도 있겠지만 엄연히 발해는 한국의 역사임에는 틀림이 없다.
역사의식 고취로 마지막 장식
필자 역시 국사수업을 받은 바 있지만, 발해의 역사에 대해서는 그다지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기억으로는 고구려 패망과 더불어 고구려 유민과 말갈의 유민들로 주축으로 대조영이 발해를 건국했다는 수업이 전부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현재의 역사수업이 어찌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발해역사에 대해 학교수업에 배우 바는 그다지 많은 것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대조영의 대단원에서도 이를 주지시키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마지막 부분에서 고왕이 된 대조영의 옷차림새는 용포를 걸치고 갑옷을 입고 있는 모습을 재연했다. 이는 발해가 나라를 선포해, 이미 동북아 일대에서 천제의 나라가 되었다는 것임을 드러내기 위한 제작진의 생각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마지막회는 무엇보다 발해의 제2대왕으로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해소되는 부분이 눈에 띄었다. 극중 대조영은 검이를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결국 검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 떠남으로써 고구려 황실의 피를 이어받은 단이를 내세움으로써 고구려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것으로 결말이 났다.
특히 나레이션으로 전달한 부분은 시청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생각을 해본다. '발해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라는 말을 전달함으로써 가볍게 지나쳤던 역사의식을 고취시킨 드라마였다는 생각이 든다.
시나리오의 전개 모순은 많다.
역사의식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라는 가장 큰 테마를 살렸음에도 대조영은 한편으로 아쉬움이 많은 드라마라는 생각을 해본다.
무엇보다 너무도 삼국지의 삼형제와 닮은 듯한 걸사비우와 흑수돌, 그리고 대조영 의형제의 결합이 그것이다. 흑수돌은 가상의 인물이라 하지만 극의 전개가 이어지면서 대조영과 의형제격으로 맺어지게 된 인물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필자에게 아쉬움으로 남아있는 내용은 다름아닌 걸사비우가 설인귀에게 몸을 의탁하는 대목으로 마치 관우가 조조에게 몸을 의탁하는 삼국지와 너무도 유사한 전개방식을 취하고 있었던 때였다. 개인적으로 배우 최철호씨가 연기한 걸사비우의 캐릭터가 필자에게는 마음에 드는 캐릭터중에 하나였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의 모순이었다면, 걸사비우와 설인귀의 생존여부다. 필자가 이미 블로그에서 언급한 바 있는 발해건국에 대해서 천문령 전투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듯이 설인귀라는 장수의 존재는 발해건국 시기에는 이미 생존해 있지 않는 유령과도 같은 존재나 마찬가지다.
또한 걸사비우 역시도 발해의 건국선포에는 자리를 함께 할 수 없는 인물이다. 왜냐하면 천문령에서 애석하게도 최후를 맞기 때문이다. 사실 걸사비우의 최후는 금란의 죽음으로 대체된 듯 보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실존인물에 대한 보다 실증적인 전개가 필요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어쩌면 주연배우들이 연거푸 죽음으로 내몰았기에 모순이긴 하지만 시청자들의 의도를 수용해 걸사비우를 생존시킨 것이라 생각된다).
동북공정에 일침
사실 얼마전에 종영을 한 태왕사신기의 마지막 엔딩을 보면서 내심으로는 허탈한 기분이 들기도 했었다. 어느정도의 드라마 수출이라는 문제를 염두에 두어 종영부분을 허술하게 처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대조영의 엔딩은 시사하는 바가 남달랐다는 데 한표를 주고싶다.
특히 당나라의 측천의 사신단을 과감하게 감옥에 보내면서 발해가 고구려의 후손임을 주지시키는 부분에서는 가슴이 후련할 정도였다.
나아가 한사람의 꿈은 꿈으로 끝날 수 있지만 만인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며 광개토태왕릉비 앞에서 절대 꿈을 잃지 말라고 호령해 달라는 대사는 사극이면서도 시청자들에게 남다른 시각으로 전해지는 부분이었다.
"꿈은 이루어진다. 대~한민국"
첫댓글 대조영....정말 재밌었는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