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1권이 나오고 1999년 3권까지 완간된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꽃 백가지’는 그동안 50만부 이상 팔려 확고부동한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보기 드물게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책은 특히 학교 현장에서는 우리 꽃의 세계를 전해주는 ‘바이블’이라는 명성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출판계에서는 무엇보다 이 책이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힘을 “인문학이 가미된 자연서적” “일생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발로 뛰며 확인한 저자의 피땀” 등에서 찾는다. 저자의 노력으로 인해 그동안 ‘이름 없는 들꽃’으로 불렸던 우리의 야생화와 야생초들이 너무나도 예쁜 이름들을 되찾게 되었다. 1권에서 100가지, 2권에서 232가지, 3권에서 120가지 해서 모두 450여종의 우리 꽃과 풀들이 우리 곁으로 다가온 것이다.
눈갯버들, 쇠별꽃, 앉은부채, 풍년화, 홀아비바람꽃 등은 봄에 핀다. 갯메꽃, 노루오줌, 까치수염, 뱀딸기, 으아리, 하늘말나리 등은 여름에 한반도를 찾아온다. 가을에는 각시취, 금강초롱, 방가지똥, 산비장이, 울릉국화, 절굿대, 참당귀를, 겨울에는 까마귀밥나무, 댕댕이덩굴, 보리밥나무, 호랑가시나무 등을 우리 산천 어딘가에서 접할 수 있다.
사실은 우리나라의 꽃과 풀들은 다양한 이명(異名)도 갖고 있다. 개불알꽃만 해도 작란, 작란화, 자낭화 등의 한자 이름과 함께 요강꽃, 개불란, 복주머니난초 등과 같은 또 다른 아름다운 우리 이름도 갖고 있다. 댕댕이덩굴도 목향, 토목향 등의 한자 이름과 함께 댕강넝굴, 꿋비돗초 등의 우리식 이름으로도 불렸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 많은 꽃과 풀에 하나하나 아름다운 우리말 이름을 붙여놓은 조상들의 말짓는 솜씨에도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단순한 식물학 정보에 그치지 않고 각종 전통문헌에서 이런 꽃과 풀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조사해서 붙여놓은 저자의 친절한 안내는 더욱 살갑게 읽히는 것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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