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2015.05.01. 00:00 58 읽음
전남 여수 오천동 당바위
아는 사람만 아는 여수 해벽, 훈련하기 적합한 등반지
영취산을 뒤로 하고 도착한 여수 앞바다. 태양이 비추는 바다가 반짝 빛난다. 햇살에 걸맞은 바람이 불고 파도는 조용히 바위를 적시고 있다. 번호를 눌러 전화를 거니 김광남씨가 반갑게 달려 나와 맞이해 준다. 밝은 얼굴이다.
그를 따라 팔각정 앞 해변 바위 옆을 돌아가자 곧 당바위가 모습을 보인다. 때는 오전. 동쪽을 바라보고 널찍하니 서있는 높이 20m 남짓한 바위가 햇살을 받아 울긋불긋하다. 길고 긴 세월, 날려 온 바닷물과 해풍에 마모된 바위의 속살일 테다. 가까운 바다 위에는 거대한 배들이 사뭇 많이 떠있다. 간혹 그들이 내는 낮은 뱃고동 소리도 이곳까지 날아와 바위에 반향을 일으킨다.
바다를 향해 벌건 속살을 당바위. 이곳에서 사람들은 촛불로 기도하곤 했었다 한다.
“또 뵙네요. 잘 지내셨습니까?” 여수 오천동에 좋은 바위가 있다 해 지난달에 이어 연달아 남도를 찾았고 다시 한번 정보현(초고리산악회), 김봉건(모듬산악회), 김광남(골수회) 삼인조와 마주했다. 소문 듣고 찾아온 당바위는 우악스럽게 높이를 자랑하는 바위는 아니지만 삼인조 말마따나 알찬 바위다.
우선 전반적으로 바위가 시작부터 은근한 오버행을 이루고 있다. 가장 높은 등반 코스인 '나중에'는 5.12a 난이도를 자랑한다. 높이에 비해 제법 긴 넓이를 가진 바위에는 길이 될 법한 크랙이 여러 갈래로 퍼져 있다. 덕분에 트래버스며 포타레지 설치며 해외 거벽원정 떠나기 전 훈련지로도 적합하다고 한다. 가까이 오동도와 여수엑스포 단지, 바다 건너는 남해군이 보이는 풍광 좋은 경치는 덤이다.
등반 삼인조 남도피플스. (왼쪽부터)김봉건, 정보현, 김광남. 오른쪽 끝은 초고리 산악회 송정호씨.
“이곳은 향암산악회가 처음 개척하고 초고리산악회가 뒤이어 개척했죠. 저희 남도피플스도 요세미티가기 전에 훈련하면서 길하나 내기도 하고.” 정보현씨가 바위 내력을 설명한다.
‘남도피플스’란 요세미티로 원정 갔던 이 삼인조의 팀 이름이다. 여수, 광양, 완도. 남도에 사는 이들이 모였기에 그렇게 그냥 남도피플스가 되었단다.
바위를 둘러보며 한차례 내력을 들은 뒤 등반 준비. 첫 번째 등반지는 ‘적벽(A2+)’이다. 올려다 본 바윗길엔 이름처럼 짙은 적색이 멋들어지게 흐르고 있다. 바로 밑에서 보니 멀리서 보기와 다르게 각도가 제법이다. “바닥이 바위로 이뤄진 만큼 추락에 더욱 신경 쓰게 되요. 그래서 자유 등반할 때는 탑로핑으로도 많이 하게 되는 곳이지요.”
선등은 정보현씨 확보는 김봉건씨가 맡고 단단하게 줄을 잡는다. 언제나 그렇듯 바위틈새에 촘촘히 몸을 실으며 유유히 오른다. 시선이 닿지 않아 손으로 가늠한 트래버스 구간도 잠깐의 지체 후 다시 길을 내어 간다. 완료지점 확보 후 정보현씨는 먼저 하강 뒤이어 김봉건씨가 장비를 회수하며 바위를 정리하며 오른다.
정보현씨가 인공등반을 마치고 몸풀듯 당바위I(5.10b)를 내달린다.
김봉건씨가 바위에 선 뒤 하강을 시작할 때 정보현씨는 어느새 겉옷을 벗고 다음 코스에 매달렸다. 당바위 I (5.10b)를 자유등반으로 성큼 내닫는다. 신중함은 같은 결이지만 묵직함이 다르다. 인공등반이 바위 굴러가듯 진득하다면 달리는 자유등반은 깃털 날리듯 사뿐하다.
다들 바위를 잡고 오르고 내리느라 바쁜 와중에 김광남씨는 물가에서 바쁘다. 우당탕탕 한차례 미끄러지기도 한다. 준비해온 무언가를 바닷물에 쓱싹 씻어 냄비에 담고 불을 올린다. 물 조절, 불 조절 바쁘다. 완도에서 온 그가 특식을 준비했다.
오름을 마친 정보현씨 뒷편으로 햇살비치는 여수 앞바다가 펼쳐진다.
전복이 한 솥 가득이다. 어른 손바닥 절반이 넘는 크기 전복을 썰지 않고 통으로 들고 뜯어 먹는다. “여수 사람도 이렇게 먹기 쉽지 않은데. 배불러서 밥을 못 먹겠네(웃음).” 불만 아닌 불만이 터져 나온다. 전복을 주식으로 밥을 반찬삼아 먹게 되니 주(主)와 부(副)가 전복된 밥상이다. 신발 벗고 풍요로운 밥상을 받으니 경치 좋은 여수 앞바다 햇살이 더욱 좋게 느껴진다.
일찍 와 야영이라도 할 걸 그랬다. “오실 때 팔각정 보셨죠? 거기서들 야영 많이 해요. 초고리산악회 등산학교 하면서도 그곳을 이용하고.” 아닌 게 아니라 이곳은 아는 사람들만 찾아와 등반도 하고 야영도 하며 즐기는 안 알려진 명소였다. “여수 사니까 예전에는 이곳에 와 낚시하고 그늘 좋으니 바위 밑에서 고기 궈먹고 글제. 산 다니기 전이었응께. 그런 곳을 이렇게 등반하러 올 줄 알았나(웃음).” 산 다니기 전 낚시가 취미였던 봉건씨가 옛이야기를 더한다.
“요즘엔 많이 없어 졌는데, 전에는 당바위에 사람들이 밤에 와서 촛불 켜놓고 기도하고 그랬어요. 바위생김새도 그렇고 이름도 그러니까.” 기묘한 바위 색채가 일찍이 신묘함을 쫒던 이들을 불러왔었나 보다. 그러고 보니 바다를 향해 오목하게 열려 속을 내비치는 바위 형태가 무언가 있어 보이기도 하다. “우리가 효험 좀 보았으려나. 무사히 원정 갔다 왔으니까.”
식사를 마치고 다시 등반을 준비한다. 당바위 가장 우측으로 가 잡은 길은 ‘남도피플스’ 삼인조 팀 이름과 같은 루트이름이다. 원정가기 전 연습하면서 새로 낸 길이라 한다. 이번에는 김봉건씨가 선등을 김광남씨가 후등을 맡아 효험 본 추억을 되살려 본다.
남도피플스가 남도피플스를 오르내리자마자 한켠에서 곧바로 다른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포타레지를 설치해 벽에 매달았다. 이후 김광남씨가 주마링을 시작한다. “등반은 안 늘고 잡기만 늘어요.” 오르기 전 광남씨가 등에 우쿨렐레를 매달며 한마디 하자 “머라도 늘어야지”라며 봉건씨가 장단을 맞춘다. 해벽에 설치한 포타레지에 올라 앉아 줄을 튕겨 그림 좀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두 사람이 알게 된 건 서울로 등반 유학 떠났을 때다. 주말마다 서울을 오고가는 통학을 했는데 등산학교를 졸업하기 전, 둘은 남도 출신이라는 점과 등반 열정 외에도 또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게 되었다. 등산학교 교장선생님이 수업 마지막 날 화로 앞에서 연주한 우쿨렐레가 그렇게나 인상 깊었던 것. 그리하여 둘은 하산 후 바위를 잡는 손으로 우쿨렐레도 잡는 취미를 갖게 된 것이다.
바다를 무대 삼아 우쿨렐레가 산 노래를 노래한다. ‘잘 있거라 설악아’로 시작된 메들리에 연주하던 이도 지켜보던 이도 따라 노래 부르기 시작한다. 한 차례 산 노래 메들리가 끝난 뒤 가요도 몇 곡 부른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바다와 햇살은 어떻게든 사진으로 담기는데 해풍과 파도소리는 어찌 담아야 고민하던 중 아쉬웠던 점이 음악으로 풀린다. 동쪽을 바라보는 당바위 뒤로 해가 넘어가기 한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먼 바다가 노을을 준비한다.
여수 오천동 당바위 해벽은 향암산악회가 처음 개척하고 초고리산악회가 뒤이어 개척했다. 바위 높이는 20m로 자유등반지는 7개가 개척되어 있다. 난이도가 제일 높은 코스는 ‘나중에’로 5.12a 난이도를 가졌다. 바닥이 바위로 이뤄진 만큼 추락에 특히 유의해야 해 연습 시에는 탑로핑으로 많이 한다고 한다. 해풍에 마모된 구간은 가끔 홀드가 깨져 난이도가 높아지기도 한다.
당바위 가는 길에 위치한 팔각정은 야영하기 적합하다. 바로 밑에 화장실이 있고 수도도 연결되어 있다. 인근에는 슈퍼와 식당이 몇 개 있고 인근에 모사금 해수욕장과 주차장이 정비되어 있어 여름휴가 등반지로도 제격이다.
접근
17번 국도를 따라 여수반도에 들어온 뒤 둔덕터널을 지나 만흥IC에서 해양항만청 방면으로 좌측방향 도로를 타고 내린다. 국도에서 내려온 뒤 바로 여수시 장애인종합복지관 앞에서 만성리해수욕장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만성로를 따라 2.5km 정도 직진한 후 우회전해 망양로를 따라 2.4km 직진한다. 오천교를 건너자마자 모사금해수욕장방면으로 우회전 하면 곧 해변이 보이고 길을 따라 300여m 직진하다보면 모사금해수욕장 바로 전에 전방으로 회색지붕에 흰색기둥을 한 팔각정 보인다. 당바위는 팔각정 앞 해안가 바위를 따라 돌아가면 바로 만날 수 있다.
네비게이션 검색시 모사금해수욕장을 찾거나 주소로 여수시 오천동 136-5번지를 입력하면 된다.
2015년 5월호
1. 자연암장 정보 ㄱ. 자연암장 위치 및 접근로 -. 위 치 : 전라남도 여수시 오천3길 42번지 -. 접 근 로 : 주차장 -> 팔각정 -> 해벽암장(별첨 참조) -. 도보 시간 : 주차장에서 1~5분 소요 ㄴ. 암장의 높이, 폭, 암질 -. 높이 측정 : 최대12M ~ 9.6M -. 암장 폭 : 50M -. 암장 MAP : 별첨 참조 ㄷ. 자연암장 개척현황 -. 오천동 자연암장은 1992년 여수향암산악회에서 개척을 시작하여 격년제로 보수 유지 관리하고 있음 ㄹ. 암장의 장/단점 -. 해벽이라는 장점으로 접근이 편리하며, 페이스,크랙,오버 등의 다양한 루트를 섭렵할 수 있음 아울러,오천동자연암장의Trademark인 홍석(紅石)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음 단, 해안 파도로 인하여 확보물의 산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주기적인 교체가 단점임 ㅁ. 공유사항 본 개념도는 작성자의 임의로 제작된 바, 등반 시 참고만 하시기 바람 (난이도 부여의 적정성 검토 필요) 본 루트는 당 산악회에서 개척을 시작하여 보수작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최근 확보물 교체는 2019.11.30임 본 루트맵은http://www.ysha.co.kr에서 검색 할 수 있음 ** 자연암장의 개척은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는 바위에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게 됨을 인지 하시길 기원합니다 여수 오천동(모사금) 자연암장의 개척을 진행 계획 하신 분은 이점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ㅂ. 기타 “모사금”이라는 말은 모래의 여수지방말인 '모살'과 해안이란 뜻의 '기미'가 합쳐져서 '모래해안'이란 뜻의 모사금이 된 것이다. 2. 자연암장 접근로 (전라남도 여수시 오천3길 42번지) 주차장 자연암장 3. 자연암장 계략도 1번 (도레미) 2번(트래버스) 3번(그래도) 4번(오버크랙) 5번(베이직) 6번(페이스) 7번(무당크랙) ② ④ ⑤ ③ ⑥ ⑦ 3. 자연암장 계략도 1번 (도레미) 2번(트래버스) 3번(그래도) 4번(오버크랙) 5번(베이직) ② ③ ④ ⑤ 3. 자연암장 계략도 6번(페이스) 7번(무당크랙) ⑥ ⑦ 4. 자연암장 루트별 개념도 루트명 도레미 난이도 5.12C 등반길이 10M 볼트소요수 4ea 확보볼트 2ea 필수장비 퀵드로우 4ea 이상 하강방법 로프로 하강필요 루트개념 및 참고사항 첫볼트 통과의 거리가 멀어서 크랙 부분에 캠 설치로 안정성 확보 후 등반 필요 상부 잡초지대 낙석에 유의 4. 자연암장 루트별 개념도 루트명 트래버스 난이도 5.9 등반길이 11M 볼트소요수 4ea 확보볼트 2ea 필수장비 퀵드로우 4ea 이상 하강방법 로프로 하강 필요 루트개념 및 참고사항 루트 이름처럼 트래버스 구간으로 형성되었으며 상부 잡초지대 낙석에 유의 4. 자연암장 루트별 개념도 루트명 그래도 난이도 5.9 등반길이 12M 볼트소요수 3ea 확보볼트 2ea 필수장비 퀵드로우 3ea 이상 하강방법 로프로 하강 필요 루트개념 및 참고사항 상부 잡초지대 낙석에 유의 4. 자연암장 루트별 개념도 루트명 오버크랙 난이도 5.10a 등반길이 12M 볼트소요수 4ea 확보볼트 2ea 필수장비 퀵드로우 4ea 이상 하강방법 로프로 하강 필요 루트개념 및 참고사항 상부 잡초지대 낙석에 유의 4. 자연암장 루트별 개념도 루트명 베이직 난이도 5.9a 등반길이 11.4M 볼트소요수 3ea 확보볼트 2ea 필수장비 퀵드로우 3ea 이상 하강방법 로프로 하강 필요 루트개념 및 참고사항 상부 잡초지대 낙석에 유 4. 자연암장 루트별 개념도 루트명 페이스 난이도 5.9 등반길이 11.6M 볼트소요수 5ea 확보볼트 2ea 필수장비 퀵드로우 5ea 이상 하강방법 로프로 하강 필요 루트개념 및 참고사항 하부 좌측 등반 시 낙석 위험 상부 잡초지대 낙석에 유의 4. 자연암장 루트별 개념도 루트명 무당크랙 난이도 5.10b 등반길이 12M 볼트소요수 4ea 확보볼트 2ea 필수장비 퀵드로우 4ea 이상 하강방법 로프로 하강 필요 루트개념 및 참고사항 첫 볼트와의 거리가 길어서 하부에 캠 설치 하여 안정성 확보 요망 상부 잡초지대 낙석에 유의 5. 자연암장 유의사항 원 안의 BOLT는 여수지역 산악회에서 인공 등반용 BOLT로 건정성을 답보하지 않음 1번(도레미) 좌측 인공등반 BOLT / 5번(베이직) 하단 인공등반용 BOLT / 7번(무당크랙) 좌측 BOLT ② ④ ⑤ ③ 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