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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을 보면 체감경기 지수가 가장 낮은 96.2를 보이는데, 이는 기업가들의 기대를 포함한 전망에서 매출액, 영업이익, 설비투자, 고용상황은 모두 100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희망할 수 있으나, 체감경기는 가장 부정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선업종이 밀집해있는 경남지역에 비해 지역경제는 아직 어둠의 터널로 진입하지는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이유는 반월공단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전기전자업종, 기계업종, 석유화학업종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수출 증가율이 1.0%,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6%에 그칠 것이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발표에 근거하자면 안산시흥의 경제가 지금보다 나아지기 보다는 앞에서 언급했던 어둠의 터널로 진입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지역경제가 침체국면에 진입한다면 어찌해야 할 것인가? 우선 어둠의 터널로의 진입을 막기 위해 어찌해야 할 것인가를 살펴보자. 혹자는 기업가들이 구조조정-정리해고를 먼저 생각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시흥시상공회의소의 조사는 이 예상을 보기 좋게 깨고 있다. 어둠의 터널로의 진입을 막기 위한 정부 정책과제로 기업가들은 내수진작(45.7%), 기업자금난 해소(19.0%)를 앞세우고 있다. 소위 구조조정-정리해고로 연결될 수 있는 ‘기업 인력문제 해소 지원’은 10.5%에 불과하다.
굳이 강조하자면 시흥의 중소기업가들은 현재의 경제침체, 나아가 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수진작을 위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내수진작? 이것을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소득증대와 이에 비례한 소비의 증진이 있어야 한다. 즉, 중소기업가들은 노동자들의 목을 자르는 것은 결과적으로 문제해결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이라고 보고 이와 관련한 질문에 체크하기보다는 내수진작에 더 많이 체크했던 것이다.
어둠의 터널로 진입한 이후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조선업종의 사례를 보면 정부는 산업은행을 내세워 구조조정-정리해고를 부추기고 있다. 그리고 이를 전국화하고 있다. 이런 정부의 행태를 볼 때 안산시흥의 지역경제가 어둠의 터널로 진입하면 반월시화공단 노동자들의 목은 남아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왜냐하면 이 지역은 노동조합의 힘도 약하고, 중소기업가들의 힘도 약해서 저항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정리해고가 답이 아니다. 어둠의 터널로의 진입을 막기 위해 ‘자르기’보다는 ‘내수진작’을 앞세웠듯이 어둠의 터널로 진입해서도 ‘자르기’보다는 ‘상생’의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상생은 말 그대로 ‘함께 살기’이다. 기업가들이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자르기’를 자행한다면 위기는 극복되지 않는다. 하지만 ‘상생카드’를 사용하면 당장은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위기는 극복된다.
상생의 카드는 쉽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특히 기업가와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가는 무조건 자르려고 하기 보다는 노동시간을 단축하여 일자리를 나누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정부는 고용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
금속노조도 상생의 카드를 충분히 활용해볼 필요가 있다. ‘상생’이란 키워드를 선점해왔던 정부 탓에 그것이 노사정위원회나 노사협조 같은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떠오르게 만들지만 엄중한 지금의 경기침체 국면에서 강하게 밀어부치는 전략만 택한다면 ‘자르기’로 일관하는 자들을 막아내기 어려운 까닭이다.
정부와 사용자들도 마찬가지다. 제발 구조조정을 정리해고로 인식하고 ‘자르기’에 몰두했던 과거 정부와 경영자들의 오류를 되풀이 하지 말았으면 한다. <쉬운 해고>는 노동자들의 삶을 피폐하게 하고 사회분위기를 흉흉하게 만드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그 산업을 회복불능상태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나는 길은 험난하지만 노사가 상생의 마음을 갖고 헤쳐 나가면 반드시 벗어날 수 있는 곳이다. 세상에 길이가 무한대인 터널은 없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