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눌의가 빚은 추풍령엔 비구름이..(백두대간4-6차)

[여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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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눌의가 빚은 추풍령엔 비구름이..(백두대간4-6차)
	여사남 (2006/07/13 16:42)

눌의산이 빚어 낸 추풍령엔 아직도 비구름이...

사무실 창밖에는 장대 같은 장맛비가 쏟아져 바로 옆 건물도 보이지 않는다.
탁상용 달력은 어느새 좌우로 수평을 이루고 있지만,
아직도 반이나 남았고, 이제 그 남은 반년을 시작하는 출발점에 우리는 서있다.

장마전선은 무엇이 그리 미련이 많은지 한반도를 오르내리며
떠날 생각은 않고 대간 군들의 애를 태운다.
설상가상으로 중형급의 강한 태풍인 “에위니아”도 북상하고 있고,
우리의 산행일인 일요일에는 제주도 남쪽 먼바다 부근까지 올라 올 것이기 때문에
바닷가 여행이나 등산은 자제하라는 경고도 함께 기상청은 예보를 한다.

우중산행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미끄러운 산행 길도 길이지만, 천재지변도 항상 우리를 불안하게 하기 때문이다.
지난달엔 백두산을 등반하던 50대 한 분이 낙뢰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그분은 너무 지나치게 검소하여, 물건을 좀처럼 잘 사지 않는 성격이었고,
그날도 가이드가 우중산행을 위해 스톡을 하나씩 사라고 한 모양인데
우연히 그분만 사질 않았단다.
사람 사는 것이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실제로 우리 산행 일에 등산객들이 북한산 1명,
경북지역에서 2명이 추락 및 조난을 당해 목숨을 잃었다.
조심은 백번을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는 것이다.

월드컵도 4강전에 이어 결승도 이탈리아 우승으로 끝이 났다.
4강 팀들 중 독일을 제외한 포르투갈과 이탈리아는 지난 월드컵에서 우리에게 진 팀이고,
프랑스는 이번에 비긴 팀이다.
프랑스가 우승하면 공동우승이 되고,
이탈리아가 이기면 사실상 우리가 진정한 우승 국이 된다는 공식이
단순한 억지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사이 우려했던 북한 미사일이 또 월드컵 기간 중에 시험발사 되었다.
지난 월드컵 때도 서해교전으로 나라를 한바탕 뒤집어 놓았고,
그 당시 터키와의 3.4위 전때 묵념을 하고 게임을 시작하는 바람에
1분도 채 안되어서 한 골을 먹은 기억이 새롭게 떠오른다.
이번에도 월드컵과 미국 최대 국경일인 독립기념일에 발사를 한 것은
아마 세계의 이목을 집중하기 위한 그들 방식의 전략이 아닐까 생각한다.

추풍령에서 기다린다는 이슬님의 친구 손용민님이 퍽이나 궁금했는데,
한마디 말만 남기더니, 죽령으로 훌쩍 떠나버렸다.
그래도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것은 우리를 기쁘게 한다.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그분의 막걸리 한잔은 단숨에 꼭 마시리라.

언제나 산행일 전 목요일에 올라오는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은 그때부터 나를 바쁘게 한다.
오류는 없는지 체크도 해보고, 지도상에서 미리 산행 길을 가보기도 한다.
요즈음은 사장님이 최종점검을 하는지 다행스럽게 큰 오류가 없다.
고도계 제품의 성능이 달라서 그런지 몰라도,
봉우리나 재의 높이와 이름이 지도 혹은 자료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많다.
다만 바라고 싶은 한가지 소망은
백두 대간만이라도 봉우리나 재의 높이와 이름이 국립지리원을 기준으로 하여
표준화되었으면 한다.
하기야 사람의 키도 아침저녁이 틀리고, 특히 여자들은 자기 키가 158 cm 만 넘으면
모두 160cm 라고 눈 한번 깜박 안하고 태연하게 말하지 않는가?

승우 여행사 백두 대간 팀의 옆 동네는
여행후기나 갤러리에 사진을 올리면 뭘 준다는 소문이 있다..
그런데 우리동네는 언제쯤 그런 행사가 있을지?
한 정구님 말씀대로 혹시 서자(庶子)가 아닌지 친자확인이 필요 한 것 같다.
사장님이 우린 프로라서 안 준단다.
우린 절대 프로가 아니다. 설사 프로라고 한다면 1년에 한번 정도는
주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프로는 생사를 걸고 하는 거고, 사실 애매한 프로가 아마보다 더 배가 고픈 법이다.

산행 전날은 일기예보를 믿고,
우중산행에 필요한 장비라야 비옷이 전부이지만,
그래도 여벌 옷과 양말 등을 미리 준비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집을 나서는데, 비는 오지않았지만 음산한 날씨는
마치 폭풍전야 같은 느낌을 주었다.

교대 역에 도착하자, 버스는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자세히 보니 유 기사님은 아니고, 다른 분이 건물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대충 목례를 하고 버스에 오르니,
창 밖으로 사장님과 그 분의 2세인 이원근과장이가 떡을 가지고 왔는데, 얼굴이 싱글 방글 이다.
아마 올해 장가를 가는 모양인데, “결혼은 무덤이다”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
가도 고생이고, 안가도 고생이면, 가서 고생 하는 것이 낳은 법이다.

잠시 후 여자 대원들이 버스에 오르자 버스 안은 예상대로 부산스럽다.
지나 번에는 우의로 논쟁을 하더니
이번에는 무릎보호 대와 등산화로 떠들썩하다.
에델님이 집사람한테 ”왜 자기만 등산화가 빨리 닳아 없어지느냐?” 하고 불만이다.
짐을 많이 싣고 다니면 타이어가 빨리 닳아 없어지는 것을 아직 모르는 모양이다.

버스는 수염도 안 자르고 세면은 했는지 구분이 잘 안 되는 이 해준 대장을
마지막으로 태우고 7분 늦은 6시37분에 출발했다.

비는 안 오지만 날씨는 음산하고 조금은 불안하다.

죽전에 도착한 시간은 6시56분이었다.
아직까지 비는 내리지 않는다.
오늘은 원준이도 보인다. 지난번에 새로 참석한 부부가 불참한 대신
새로운 부부 한 팀이 씩씩하게 인사하며 버스에 오른다.
죽전 팀을 태우고 출발한 시간은 6시58분이었다.

갑자기 구름사이로 몇 줄기의 햇살이 도로 위를 비추고 있다.
오늘도 기상예보와는 달리 “잘하면 비가 안 오겠구나?” 하고 잠시 기대를 해본다.
하지만 하늘은 전형적인 영국의 날씨처럼 우중충하다.

그사이에 한 정구님은 무언가를 봉투에서 꺼내어 놓는데,
고개를 90도 돌려 자세히 처다 보니,
대간 팀을 위해 손수 만들어온 여러 형태의 샘플 대간 명찰이었다.
사진 찍는 것은 좋아서 할 수도 있는 일이라 억지를 부릴 수 있지만,
이런 부분까지 신경을 쓰고, 우리를 위해 애쓰는 모습은 정말 고맙고 존경 서럽다.

버스는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은 듯 경부고속도로를 질주한다.
7시 반 천안 근처를 지나자 창 바깥은 환해지고, 하늘은 쾌청하다.
그것도 잠시 8시를 지나자 검은 구름이 몰려오더니 하늘은 다시 어두워진다.
도로는 비에 젖어있었고,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래! 오늘은 정상산행을 포기하자, 비 좀 맞지 뭐!” 라고
혼잣말을 하고는 눈을 감아버렸다.

금강 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은 8시30분 이었다.
각자 아침 식사를 하는 동안에
난 화장실에서 간단히 화장만 하고 버스에 돌아왔다.
버스 앞에서 이희철 선생님이 떡을 드시며 하늘을 보더니 한 말씀을 하신다
“구름이 다행스럽게 위로 올라가네요” 그래서 다시 희망을 가져보기로 했다.
버스가 휴게소를 출발한 시간은 8시56분이었다.

산행에 대한 사장님의 말씀과 새로 나온 이은배 부부의 인사도 있었다.

버스 안은 에어컨 때문인지 몰라도 너무 춥다.
비를 맞고 추위에 떠는 창 밖의 야생화들이 더욱 나를 움츠리게 한다.

사장님이 또 지도를 외우라고 한다.
산행은 미리 도상 훈련을 하면 처음가는 산도
마치 그 전에 온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정말 도움이 된다.
특히 사장님은 우중산행시는 산행지도 보관용으로
사진보관용 봉지를 준비하라고 매번 우리에게 당부해 놓고는
정작 사장님은 한정구님의 사진봉지를 한마디 고맙다는 말도없이 강제로 빼앗아 간다.

버스는 지난번과 같이 황간 IC를 통과하고, 버스는 물한 계곡으로 방향을 잡는다.
궤방령에 도착한 것은 09시30분 이었다.

◆ 09시30분: 궤방령(330m) 도착

< 비 내리는 궤방령에서 비옷으로 무장하는 대원들.......>

오늘의 산행일정 및 예정 코스는 다음과 같다.

◎제4구간 6차 계획(2006년 07월09일) <승우 여행사 제공>

◎등반코스 : 궤방령→ 가성산 →장군봉 →눌의산 →추풍령
◎상세 등반 코스(거리 및 소요예정 시간)
궤방령(330m) → (0.80km/0:25) → 417봉→ (1.30km/0:35) → 오리재(385m)
오리재(385m) → (1.40km/0:40) → 700봉 → (0.30km/0:20) → 가성산(730m)
가성산(730m)→(1.00km/0:40)→장군봉(625m)→(1.00km/0:30)→690봉
690봉 → (0.75km/0:30) → 눌의산(744.5m)→ (0.30km/0:08) → 705봉
705봉→ (1.30km/0:40) → 도목삼거리(310m)→ (1.30km/0:30) → 추풍령당마루(220m)

◎ 등반거리 : 약 09.45Km
◎ 예상 산행 소요시간 : 약 4시간58분(휴식시간 제외)
◎ 실제 산행 소요시간 : 약 5시간20분(휴식시간 제외)
◎ 휴식 시간 : 약 20분
◎ 총 산행 소요시간 : 약 05시간40분(휴식시간 포함)

주) 실제 산행을 한 상세 결과는 아래의 산행일지를 참고하기 바란다.

<백두대간 즈려밟기 제4구간 6차 (07월 09일) 산행일지>

(출발장소****) (도착장소****) 출발시간 도착시간 예상 실제 (거 리)(휴식)
(궤방령******) (417봉*******) 09시35분 09시55분 25분 20분 0.80km 00분
(417봉*******) (오리재******) 09시55분 10시30분 35분 35분 1.30km 00분
(오리재******) (700봉*******) 10시30분 11시25분 40분 55분 1.40km 05분
(700봉*******) (가성산******) 11시30분 11시40분 20분 10분 0.30km 05분
(가성산******) (장군봉******) 11시45분 12시25분 40분 40분 1.00km 00분
(장군봉******) (690봉*******) 12시25분 13시00분 35분 35분 1.00km 00분
(690봉*******) (눌의산******) 13시00분 13시25분 30분 25분 0.75km 10분
(눌의산******) (705봉*******) 13시35분 13시45분 08분 10분 0.30km 00분
(705봉*******) (돈목삼거리**) 13시45분 14시40분 40분 55분 1.30km 00분
(돈목삼거리**) (추풍령당마루) 14시40분 15시15분 30분 35분 1.30km 00분

궤방령은 충북 영동군 매곡면과 경북 김천시 대항면을 이어주는
해발 330m의 낮은 고개로 금강, 낙동강의 분수령이 되는 곳이며,
황악 산과 눌의 산을 가로지르는 도로이다.

사람의 왕래가 적었던지 휴게소나 간이매점도 보이지않고,
지난번 하산한 여시골 산도 비 구름 속에서 나오질 않는다.
오른쪽은 통 나무로 길을 막고있고, 그 옆에는 예쁘게 쌓아올린 탑과 도로 안내판 만이
장맛비 속에서 고갯마루를 지키고 있다.

대간 지도에는 궤방령으로, 백과사전에는 괘방령(掛傍嶺)으로 나와있는
이 고개는 그 이름의 뜻을 풀이하면,
먼 옛날에는 나라의 방(榜)을 붙이는 고개라는 뜻이다.
관료들이 다니는 고갯길인 근처의 추풍령(秋風嶺)으로 다니는 것 보다는
관청을 피해 백성들이 편하게 다니던 길이 아닌가 싶다.
우리도 죄가 없지만 경찰서를 피해 다니고,
마누라가 잘 다니는 길은 자기도 모르게 피해가는 습관이 있지 않은가?

또한 추풍령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갈 때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낙방한다” 하여 일부로 문경 새재나 이 고개를 넘었고,
나중에는 인근에 부임하는 관료들도 관직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질까 봐
추풍령을 피하고 이 고개를 넘었다고 한다.

지난 산행을 제4구간 4차 대신 현지사정으로 5차를 했고,
오늘 산행은 5차를 하기로 했다가,
다시 이희철 선생님의 제안으로 마지막 회차인 6회차를 끝내고,
제일 어려운 코스인 4구간 4차인 화주 봉(1207m) 코스는 다음 산행 때 하기로 했다.

이번 제4구간6차 구간은 궤방령에서 추풍령까지 그리 긴 코스는 아니나
우중산행이 걱정이다.
이번에도 전 구간이 대간 마루 금으로 이루어 져있다.

오늘도 역시 선두에 사장님, 후미에는 이 해준 대장이 맡는다.
비 내리는 고갯마루에서 배낭을 정리하고,
별로 소용이 없을 것 같은 비옷도 하나 더 걸쳤다.
지난번에 하산한 궤방령을 출발한 시간은 09시35분이었다.

◆ 09시35분: 궤방령(330m) 출발
대간은 왼쪽으로 들어가는 동네 길로 연결되어있지만,
우리는 약 20m 정도 김천 쪽으로 가다가
바로 왼쪽 절개지 사이의 가파른 흙 길을 스톡으로 집고 올라선다.

대간 표시도 없고, 리본도 보이질 않는다.
대간 초입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어색하고, 평범한 산 길이었다.
비를 맞으며 능선을 올라서니 길 왼쪽으로 이미 이장한 듯한 묘지 터가 보이고
조금 더 올라가니 마루 금을 가로지르는 소로길이 나온다.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안경에는 벌써 빗물이 흘러 시야를 가리는데.
아무리 눈을 깜빡 꺼려도 소용이 없다.
그래도 산새들은 노래를 하는데,
그 소리가 슬프게 들리는 걸로 봐서는 아마 둥지를 못 찾는 모양이다.

또다시 가파른 오르막을 10 여분 오르니 잡목길이 나오며 바로 야트막한 418봉에 닿는다.
418봉에 도착한 시간은 09시55분이었다

◆ 09시55분: 417봉 도착
오늘 산행에서는 주위의 경관을 볼 생각을 전혀 안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
417봉 자체도 전망이 없고, 그저 뒷동네에 있는 평범한 작은 봉우리에 지나지 않는다.

◆ 09시55분: 417봉 출발
북동쪽으로 이어지던 대간은 거의 90도로 방향을 꺾어 왼쪽인 북서쪽으로 이어진다
봉을 지나면서 혹시나 하여 뒤돌아보았다.
먼 산은 고사하고, 가까이 있는 여신골 산마저도 비안개 속에 형체만 보일 뿐이다.

완만한 내리막인 듯한 길은 빗물로 인해 편한 상태는 아니다.
잠시 내려서는 것 같았는데, 바로 오르막을 만난다.
오르막은 산행길이 도랑으로 변하여 두 다리 사이를 흘러내린다.
개 짖는 소리가 정답게 들리고,
10분쯤 완만한 경사를 올라서고, 작은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길은 평탄한 내리막 길로 변한다. 그러다가 전형적인 마루 금으로 변하고
다시 오르막을 만나고, 내려서는데 작은 안부와 소로를 만난다.
시간을 보니 아직 오리 재는 아니다.

다시 오르막 경사를 오른다. 그리고 봉우리 하나를 더 오르고 내려서면
오리실에서 올라오는 소로길 안부인 오리 재(385m)에 닿는다.

◆ 10시30분: 오리 재(385m) 도착
오리실에서 올라오는 길은 사람이 다닌 지 오래된 듯,
잡초와 잡목이 무성히 자라고 있고, 길에는 통나무 하나가 길을 막고있다.
이미 희미하게 변해버린 길은 그 역할을 다 한 것 같았고,
특히 여름에는 잡목으로 인하여 표지판을 크게 세워놓기 전에는
그냥 지나치게 될 공산이 클 것 같다.

◆ 10시30분: 오리 재(385m) 출발
지금부터 300고지 이상을 비를 맞으며 올라가야 되므로
체력을 잘 안배를 해야 하고, 산행식으로 영양도 보충하면서 가는 게 좋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다.
모두들 힘이 들었는지 빗소리 사이에 간혹 숨소리만 들리고,
열차 지나가는 소리도 메아리처럼 들리곤 한다.

갑자기 새로 참가하신 이은배님의 사모님이 앞으로 나오시더니
“산행속도가 너무 늦어 갑갑해요! 좀 더 빨리 갈수 없어요?” 하고 물어본다.
우린 이렇게 힘들게 가고있는데 말이다.
약간 서운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분의 체력이 부러웠다.
우리도 그런 날이 반드시 오리라 확신한다.
사장님의 구차한 설명으로 위기를 잘 넘겼다.

능선에 올라서자 길은 왼쪽 방향으로 평탄한 길로 변하는가 싶더니,
바로 다시 오르막으로 변한다.
이미 땀은 빗물로 변 한지 오래고, 하늘은 장대비로 변했으나.
우거진 나뭇잎 우산을 두들기는 소리는 긴장감을 오히려 안락함으로 변하게 한다.

힘들게 능선에 오르면 갈림길이 나오며, 여기서 우측 길이 대간 길이다.
그러다가 소나무 몇 그루와 함께 있는 관리가 안된
묘지를 지나 봉우리를 오른다.
700봉인 알았는데 사장님 표정은 어림없다. 시간상으로도 한참을 더 가야 한다.
다시 마루 금을 따라 좌측으로 내려선다.

완만한 내리막은 너무 빨리 끝나고, 길은 전반적으로 오르막이 계속된다.
길에 쌓인 낙엽은 빗물에 흘러내려가더니 흙 길은 바로 맨 살을 들어낸다.
정말 총무님 얘기대로 오늘도 우리가 만든 고난의 길을 정처 없이 걷는다.

길은 떠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돌아오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이 길을 만들기 이전에는 모든 공간이 길이었다.
인간은 길을 만들고 자신들이 만든 길에 길들여져 있다.
그래서 이제는 자신들이 만든 길이 아니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인간은 하나의 길이다. 하나의 사물도 하나의 길이다.

선사들은 묻는다.
어디로 가십니까, 어디서 오십니까.
그러나 대답할 수 있는 자들은 흔치 않다.
때로 인간은 자신이 실종되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길을 간다.

인간은 대개 길을 가면서 동반자가 있기를 소망한다.
어떤 인간은 동반자의 짐을 자신이 짊어져야만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어떤 인간은 자신의 짐을 동반자가 짊어져야만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길을 가는 데 가장 불편한 장애물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장애물이다.

험난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버리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평탄한 일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일에 즐거움을 느낀다.
전자는 갈수록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후자는 갈수록 마음이 옹졸해진다.

지혜로운 자의 길은 마음 안에 있고, 어리석은 자의 길은 마음 밖에 있다.
아무리 길이 많아도 종착 지는 하나다. <법정스님의 글을 베껴왔음>

갑자기 능선 길에는 암릉 길이 2군데 정도 나타나고,
한발 한발을 조심스럽게 내 딛는다.
등산화는 어항으로 변해 작은 물고기들이
발가락사이로 헤엄치는 것 같아 기분이 영 엉망이다.

다시 봉우리에 올라서자 대간 길은 오른편으로 방향을 튼다.
그런데 좌측 숲속 길에서 여자 한 분이 나타나 길을 묻는다.
아마 팀에서 이탈되어 길을 잘못 들었던 것 같다.

우중산행은 시야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갈림길에서는 특히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더욱더 중요한 것은 선두를 놓치면 안 된다.
만약 조난을 당했다고 판단되면 일단 주위의 지형지물을 파악하고,
안전한 곳에서 휴대폰 등으로 연락을 취한 후에는 절대 움직여서는 안 된다.
산행일인 지난 일요일에 한라산에서 조난 당한 후 21시간 만에 구조했는데
구조 요청한 자리에서 이동하는 바람에 10시간이상이 더 걸렸다고 한다.
다시 조그만 봉우리를 넘어 오른 곳이 가성 산 바로 앞 봉인 700봉이다.

◆ 11시25분: 700봉 도착
잠시 선채로 휴식을 취하면서 후미를 기다리다가
후미가 도착하자 마자 서둘러 출발을 한다.

◆ 11시30분: 700봉 출발
대간은 약간 우측 방향으로 오른다.
멀리 천둥소리도 귓가를 스쳐가고, 행렬은 말이 없다.
아이스크림 구호도 오늘은 힘이 없다.
목청이 유달리 발달한 우리의 총무님이 아침 식사용으로 준비한 햄버거를
남자 친구인 이슬님 허락을 안 받고 몰래 혼자 먹다가 체한 모양이다.
가성 산 정상 바로 밑 700봉에서 10분 정도 오르면 정상에 닿는다.

◆ 11시40분: 가성 산 도착
특이하게 시멘트로 포장된 가성 산(730m) 정상의 구석에는
조그만 표지 석이 앙증맞게 세워져 있는데 고도가 716m로 기록되어있다.

< 가성 산 정상에서 원준이와 장 선생님....>

< 가성 산 정상... 빗속에서도 표정 관리는 제대로 해야지........>

가성 산은 김천 사람들은 가재 산 이라 부르기도 한다.
산 중턱에 산성이 있다는데 찾을 길은 없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간식으로 체력을 비축한다.
사실상 오늘의 첫번째 휴식이다. 거의 2시간을 계속 걸은 셈이다.

< 가성 산 정상에서의 휴식....>

◆ 11시45분: 가성 산 출발
마루금은 왼쪽(북서)방향이며, 리본이 많이 붙어있어 별 어려움이 없다.
정상을 지나 경사를 내려서면 우측으로는 희미한 길이 보이는 갈림길이 나오고
여기서 대간 길은 왼쪽으로 이어진다. 오른쪽은 광천 리로 내려 가는 길 인 것 같다,

왼쪽 길로 조금 내려가면 큰 바위 전망대가 나타나고,
좌측으로 우회하면 아주 가파른 급경사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중간 중간에 바위도 보이고, 길은 진흙 길에 그냥 가만히 서 있기도 어렵다.
오히려 눈이 쌓인 겨울이 더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주위를 볼 겨들도 없고, 다른 대원을 도와줄 형편도 못 된다.
각자 알아서 나뭇가지를 붙잡고
이리 빙글 저리 빙글 하다가 괴성을 지르며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흙 비탈길을 조심조심 미끄러지며 내려선다.
한참 내려가다 길은 잠시 완만해 지는가 싶더니 안부에 도달한다.

◆ 12시15분: 안부 도착
◆ 12시15분: 안부 출발
안부에서 10분 정도 오르막을 올라서면 장군 봉에 닿는다.
비는 조금 잦아지는 듯 하다. 그래도 하산 할 때 까지 비가 그칠 분위기는 아니다.

◆ 12시25분: 장군 봉(625m) 도착
장군 봉 이라고 팻말도 표시도 안 보인다.
그저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으로 봉은 봉이지만
만약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은 장군 봉을 판단할 수가 없는 일반 능선 길 이다.

◆ 12시25분: 장군 봉 출발
쉬지않고 장군 봉을 바로 지나간다.
평탄하게 이어지는 숲 속 길은 비 내리는 야산을 연상하게 한다.

선두에서 사장님과 여왕 회장님 두 분이 부르는 듀엣이 비소리와 하모니를 이룬다.
잠시 눈을 감고 들으면 목소리가 20대 소년 소녀의 미성인데,
우리를 향해 뒤를 돌아보며 부를 때는 바로 현실로 돌아온다.

평범한 능선길이 20분 이상 작은 오름과 내림이 이어지며,
그러다가 오른쪽으로 빗물에 조금 훼손된 묘지가 있는 곳을 지나면서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며 10분 정도 올라가면 690봉에 이른다.

◆ 13시00분: 690봉 도착

◆ 13시00분: 690봉 출발
대간은 바위 능선인 690봉에서 우측으로 다시 방향을 바꾼다.
길은 내리막 경사로 다시 변하더니 푸른 억새와 잡목을 만나면서
평탄한 길로 변하고, 헬기 장인 듯한 곳을 지나며 곧 이어 급경사 오르막이 나타난다.
숨을 몰아 쉬며 가파른 급경사를 올라서면 헬기 장이 나타나고,

< 눌의산 정상을 앞에 두고.. 박 총무님... 오늘은 베낭도 무겁고 신발도 무겁고 머리도 무거웠지?.>.

뒤를 돌아보면 우리가 지나온 봉들이 구름 속에 아련하다.

< 오던 길을 뒤 돌아보면 가성 산과 오른쪽 끝으로 희미하게 황악 산이 보인다. >

바로 이어서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눌의 산 정상을 밟는다

< 후미 팀이 보무도 당당(步武堂堂)하게 헬기 장을 가로 질러 정상으로.>.

◆ 13시25분: 눌의 산 (744.5m) 도착
정상 바로 밑에는 넓은 헬기 장이 있고,
삼각점이 있는 정상은 넓은 공터로 되어 있으며,
비 안개 때문에 조망은 없고, 간식을 먹는 대원들의 입만 바쁜 듯 하다.

< 눌의 산 정상에서 선채로 휴식.>.

< 오늘 처음 오신 퇴촌 골 이장님 내외분... 첫 산행부터 비를 맞으셨네..>.

"눌의 산"이란 조그마한 표지 석과 "영동22/1981 재설"이란 삼각점이 있으며,

< 눌의산 정상에 있는 삼각점 표석... 우리에겐 아주 필요한 시설물이다.>.

지도상으로 보면 오른쪽 밑으로 추풍령 일대와 경부고속도로가 보여야 하는데
안타까워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눌의 산 정상에서 우리의 호프 그리고 장래의 꽃 박사님도 한 컷!.>.

추풍령 뒤쪽에 자리잡은 눌의 산의 이름인 “눌의(訥誼)” 는 한자어로 정의가 눌하다
혹은 더디다는 뜻이니
추풍령 고개를 사이에 두고 충청도와 경상도의 교류가 별로 없었다는 것을 뜻한다.
정상에는 봉수대가 있었다는데, 흔적을 찾을 수 없고,
다만 눌의 산이란 표지 석이 박힌 그 자리가 “눌이항산 (訥伊項山)” 봉수대 흔적이란다.

단체사진을 찍고, 만세 삼창을 외치는 사이

< 눌의 산 정상에서 출석부적인 단체사진.>.

< 눌의 산 정상에서 만세삼창을 외치고.>.

난 이종필님에게 눈으로 사인을 보내고 먼저 하산한 후,
나 홀로 다방에서 혼자 비를 맞으며, 잠시 마담을 보고 왔는데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나머지 대원들은 10분 정도 휴식을 끝내고 하산을 시작했다.

◆ 13시35분: 눌의 산(744.5m) 출발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양쪽으로 있는데 오른쪽은 광천 리로 내려가는 능선 길이고,
대간 길은 좌측으로 나있는 북쪽으로 이어진다.

< 눌의 산 정상에서 본 705봉.. 구름이 705봉을 타고 넘는다. >

초입부터 시작되는 급경사 내리막은 또다시 우리를 긴장시킨다.
그러나 내리막은 잠시 뿐이고, 바로 넓은 헬기 장을 만난다.
705봉 인줄 알았는데, 아니다. 그리고 곧 바로 헬기 장을 또 만난다.
이곳이 705봉이다.
◆ 13시45분: 705봉 도착

◆ 13시45분: 705봉 출발
대간은 급격하게 동남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이제부턴 정말 가파르고 급경사에다 길은 진흙 밭이다.
지난 산행도 그렇고, 그 동안 단련이 되어서인지 표정들은 무덤덤하다.
아주 가파른 내리막길이 한참동안 계속 된다.
사장님도 대원들 보호보다는 스스로 내려가는 데에도 힘이 들어보인다.

이 내리막길은 워낙 급해 오늘처럼 비가 올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양 여사님의 비명에 놀란 새들이 소리치며 숲속에서 하늘을 난다.
길 양쪽의 나뭇가지는 대원들의 손 자국으로 반짝거린다..
드디어 사장님도 양 여사님을 챙기다가 진흙길 위에 고속도로를 만든다.

급한 내리막을 한참을 내려서면 평온한 길을 만나고,
끝났다 싶으면 또 가파른 내리막을 만난다.
큰 바위를 오른쪽으로 끼고 지나면서부터는 그래도 평탄한 산행 길을 만난다.
정신없이 내려오는 동안에 비는 거의 멈추었고,
전형적인 산길인 낮은 오르막과 완만한 내리막을 내려오다 보면 삼거리를 만난다.,
대간 길은 왼쪽 길이 아니고, 직진이다.
◆ 14시40분: 돈 목 삼거리(310m) 도착

◆ 14시40분: 돈 목 삼거리(310m) 출발
이 갈림길에서 직진하는 길은 아주 평탄하고, 뒷동산을 산보하듯 내려가면 된다.
그러다가 우측으로 묘지 하나가 보이고,
조금 더 가면 묘지와 포도밭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임도로 연결된다.
항상 하산지점에는 후식용 산 딸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도 후미를 위해서 몇 개로 만족해야 했다.

< 술에는 못 취해도.. 타래 란 꽃에는 취해있는 꽃 박사님. >

길을 따라 조금 더 내려가면 길은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우측으로 묘지8기가 나란히 보이고, 그 밑으로는 잘 조성된 묘지도 보인다.
길은 다시 임도를 만나고, 바닥에 놓여있는 화살표 방향인 오른쪽으로 발 걸음을 돌린다.
길 가에는 과수원 인듯한 숲에서 복숭아 나무도 보인다.
몇 개 따보려고 시도하다가 사장님에게 야단만 맞았다.
그러다가 눈앞에 보고 싶었던 경부고속도로도 나타났다.
추풍령 건너편으로 금산의 모습도 구름 밑으로 보인다.

< 경부고속도로가 지나는 추풍령 토끼 굴로 마루금은 이어지고. >

토끼 굴을 통과하기 전에 대원들은 시멘트 수로에서
등산화와 옷에 묻은 진흙을 대강 씻고,
고속도로 토끼 굴을 통과한 것은 15시 였다.

< 추풍령에서 고속도로 너머로 본 구름 머문 눌의 산. >

토끼 굴을 통과하여 포도밭과 사과나무 사이로 난 시멘트 도로를 따라 가면
왼쪽에 호도나무도 보인다.

< 백두대간 마루 금이 지나는 과수원길. >

곧 이어 철길이 나오고 국도에 이른다.

철길 옆에는 대간 군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일목 산악회이다.
이렇게 만날걸 왜 그리 급하게 산행을 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간다.
철길을 건너고, 동네를 지난 후 만나는 국도에서
우측으로 2~300m 정도 올라가면 추풍령 당마루에 닿는다.

◆ 15시15분: 추풍령 당마루(220m) 도착
추풍령 당마루 표지 석과 노래 비는 생각 했던 것 보다 너무나 소박하다.
꽃으로 “어서 오세요” (?) 라고 가꾸어 놓은 모습이 너무나 시골 서럽다.
질문을 하는 줄 알고 “우리는 서울에서 왔는데요..” 라고 마음 속으로 대답을 해 주었다.

< 추풍령 교차로에 있는 추풍령 표석. 표석 가운데 추풍령 노래 가사가 새겨져 있다. >

가수 남상규가 부른 '추풍령 '구름도 자고 가고 바람도 쉬어가는' 고갯마루인
추풍령은 어릴 적에 무척이나 높은 곳이라 생각되기도 했던 곳인데,
그 자리에 막상 서서 주위를 돌아보니
4번 국도 상에 있는 해발 220m의 낮은 고개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번 산행에서 알게 됐지만, 그래도 정감이 넘치는 시골의 한 동네였다.

버스는 도착했는데 아직 후미 팀이 보이지 않는다.
대원들은 젖은 옷을 갈아입는다.
남자들은 건물 뒤편에서 갈아입는데,
이 동배님은 집사람이 없는 핑계로 별별 행동을 다하더니
결국은 반바지를 또 반으로 자른 듯 한 너무 야한 옷을 입고,
여자 대원들의 시선을 이리 저리 돌리게 한다.
원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것을 경험한 분들이 우리 여자 대원들이 아닌가?

여자 대원들은 버스 안에서 갈아입는데, 그 동안 남자들은 출입 금지란다.
다빈이도 강제 추방명령을 받자 머리를 긁으며 내려간다.
진정 나를 슬프게 만든 건
버스에서 내리지않고, 자리에 버젓이 앉아있는데도 누구 하나 내리라고 하지 않는다.
난 남자도 아니란 말인가?
그래도 오늘의 최고 드레스는 권 명자 사모님의 동화 속의 어린 공주가 아닌가 생각한다.

기다리다 지쳐서 잠시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이슬님이 따온 산딸기와 막내 동생 원준이가 준 살구로 허기를 채웠다.

잠시 후 후미 팀이 하나 둘 나타나는데,
김오곤님과 집사람의 손에는 검정봉지가 하나씩 들려있었다.
쓰레기 봉투인줄 알았는데, 그 속에는 비바람에 떨어진 사과.포도.살구 등이 가득했다.

< 추풍령에서 익어가는 사과..... >

< 추풍령에서 영글어 가는 포도송이. >

농약 때문에 위험하다는 사장님의 경고도 이젠 믿지않는다.
집사람은 그날 집에 도착하자마자 계속 먹어 치웠는데도
오늘까지도 너무나 건강한걸 보면 사장님 말씀이 또 거짓으로 판명된 거다.

우리 팀에서 30분 이상 지각을 하고도 사장님에게 야단 안 맞고 박수를 받는 대원은
이성계 후예를 빼고는 한 정구님과 이 영수님이 아닌가 생각한다.
오늘 산행도 무사히 끝냈다.

◆ 16시00분: 추풍령 당마루 출발
45분이나 기다리다 황간에 있는 식당으로 버스는 출발했다.
버스의 에어컨 바람이 젖은 옷을 더욱더 차갑게 만든다.

윤성노 사장님이 버스 선반에서 짐을 내리다가 실수하여 양 여사님 머리로 떨어졌다.
“아이고.. 중상입니다. 병원 가야 되겠는데요” 라고 하자
평생 말이 없으신 윤 사장님 바로 응답을 보낸다.
“ 댁이 한약방 병원 아니요? 알아서 치료하세요~” 라고 하신다.

◆ 16시15분: 식당 도착
식당에 도착한 후,

< 추풍령의 동화식육식당 / 여기서 우리 대원들은 두부김치 전골로 중식을 했다. >

사장님의 지시대로 주류와 비주류가 나누어지자,
집사람과 나도 습관적으로 따로 앉는다.
세월이 자꾸 흘러서인지 산행 중에는 왕 회장님이 별로 기억이 안 난다.
다만 주류들이 건배할 때만 왕 회장님이 생각나는 나 자신을 스스로 질책도 해 본다.

난 비주류 중에서 그래도 조금 술을 한다는 박용주 사장님
그리고 똥배 씨와 함께 맥주 한잔을 들이켰다. 감기 기운이 싹 가시며, 기분도 괜찮았다.
뒷자리의 앉아있는 초롱꽃이 주류 팀에 가고싶어
사장님 눈치 보며, 안달하는 모습도 보인다.

맛있는 김치찌개와 추가 공기 밥으로 배를 채우고,
10원짜리 커피 한잔 마시며 시골의 바람에 젖은 옷을 말렸다.

◆ 17시00분: 식당 출발
우중 산행때문인지 돌아오는 버스 안은 지나치게 조용했고,
서울이 가까이 오자 비의 흔적은 없었다.
죽전에서 내리는 대원들이 손을 흔드는 것을 보고 눈을 감자마자
버스는 양재 IC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서울에 도착하자 비는 다시 내리기 시작했는데, 아마 비가 우리를 따라 온 모양이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수고해주신 사장님과 승우 여행사 직원 여러분과
특히 우중 운행을 해주신 기사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7월 23일 6시에 건강한 모습으로 교대에서 뵙겠습니다.

2006년 07월13일 사무실에서

사 진: 한 정 구
글 씀: 여 사 남

 

   

한정구(구름나그네) 2006/07/13 17:37		이번엔 사진 작업을 늦게 해서 후기도 늦으셨네요. 선두가 45분이나 기다리셨군요? 아이구 죄송스러워 워쩌지요? <꾸벅> 빗속에서도 님은 철저하게 기록을 하셨네요. 존경스럽습니다. 진정으로... 긴 시간 동안 등산화속 침수는 정말 불쾌했습니다. 집에 오기까지도... 앞으로도 우중 산행이 많을텐데, 문제 있는 등산화는 추방합시다!! 글 잘읽고 갑니다. 대원 여러분과 함께 건강 관리 잘 하시고 23일 뵙겠습니다.

여사남(mhku9090) 2006/07/13 17:59		이번주는 저도 조금 바쁘게 지냈습니다. 사진 작업이 늦으면 저도 사실은 여유가 좀 생겨서 어떤때는 고마울때도 있습니다. ㅋㅋ 좋은 님을 기다릴때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습니다. 빗물 안새는 등산화를 구하면 소개 좀 해 주세요....

박원경(ansqndls) 2006/07/13 19:39		그날 버스를 탔면서 별로 아는체를 안하실길래 어느 아프신가 했는데.. 후기는 이팔 청춘입니다.몸은 다 말리셨나요.피로는 풀리시구요? 아마 우리 팀중에 열매를 잘 따서 먹는 분은(귀복언니가 계셔서)세문씨만 있으면 존대 안하는데...귀복언니와 세문씹니다. 그날도 사과를 많이 가지고 계시던데... 세문씨는 두알밖에 안주셨더군요.아직도 냉장고에 있습니다. 언젠가는 세문씨가 먹을거구요. 글올리는거 상주셔야 합니다. 정구오빠와 사부님 두분만 받으면 안되고요. 못쓰는 글이지만 저도 어찌 자식이 모두 잘 날순 없잖아요? ㅎㅎㅎ제가 못쓰니까 돗보이는거 모르시진 않죠? 저같이 못난 자식도...열손가락이 어쩌고 저쩌고..... 안녕히 주무세요!!! 귀복언니도.....

여사남(mhku9090) 2006/07/14 10:22		원겨씨 글을 보니 생생해 졌네요.. 저도 힘이 납니다. ^0^ 그날 마음으로 아는체 했는데... (나이를 더 먹으면 알게됩니다 ㅋㅋ) 농약사과는 마누라준다고 이슬님이 제일 잘익은 걸로 2알을 가져가더라고요... 그리고 상은 사장님이 주실리가 없습니다. ㅎㅎㅎ 만약 주신다면 1번이 우리 총무님입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이동배(lee1021204) 2006/07/14 10:45		늦게 올려주신 글 잘 읽고 갑니다. 별별 행동 다 하고 반바지에 또 반바질 입어도... 별 변화가 없음에 이젠 하산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랍니다. 가끔 먹어 본 맥주 한잔이 하산후의 기분에 "up"되더라구여 꼭 갖구 다닐렵니다. 지 곁에 있으시믄 한잔씩 하실수 있꾸요. 장맛비 자주 내리는 날 건강 챙기시구여 다음산행까지...........

여사남(mhku9090) 2006/07/14 11:21		이젠 눈이 침침해 자판이 잘 안보여 산행일기가 늦어지네요.. ㅎㅎ 반바지에 또 반바질 계속 입다보면, 고무줄이 끊어지던, 곧 무슨 일이 생길겁니다. 저도 똥배님 덕분에 술맛을 조금씩 알겠더라고요... 집사람은 주류로 떠났으니, 이제는 똥배씨를 마누라라고 생각하고 따라 다니겠습니다. 다음 산행 시까지 두분 건강 잘 챙기세요 ...... 점심 먹으로 나갑니다. 오늘은 또 무얼 먹나????

이동배(lee1021204) 2006/07/18 10:37		저요 ㅎㅎ 못 먹는 것 아시자나요. 근데 내려와서 맥주 한잔 시원하게 먹어 보니 참 좋더라구요. 더위를 잊게 하고 힘듬도 잊게 하고... 반에 반바지 ㅎㅎㅎ 없으니 워쪄요 다른 것이.. 점심은 구내식당이 치구죠 뭐 먹을까 걱정 안 하고. 오늘 비내리는데 즐거운 점심 식사 하시고 활기찬 하루 만드세요.

여사남(mhku9090) 2006/07/19 11:18

하산후 시원한 맥주 한잔은..... 정말 갈증과 육신의 피로를 단 한방에 보내더라구요... 총무님도 이맛을 알아야 세문씨를 이해할것 같은데... ㅎㅎㅎ 전 구내식당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ㅋㅋ 총부부장이 절대 못가게 합니다. 직원들과 마주치지 않으려고(부담 안 주기위하여...) 11시반에 나가서 12시반에 들어옵니다. ㅋㅋㅋ 세상사는게 이렇게 어려운 줄은 진정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