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29일 작성]
이번달 설악을 2번이나 갔다와서 집사람이 단단히 뿔난 눈치이다.
오랜경험에 의하면 몸사리면서 맛있는거 사주고 가사일에 열심히 하는 도리밖에 없다.
틈틈히 좋아하는 책이나 읽으면서...
예전에 정말로 밤새가며 읽었던 김병준님의 'K2 죽음를 부르는 산'을 다시 펼쳐들었다

K2 죽음을 부르는 산-김병준,평화출판사 1987년
1986년 한국 K2원정대의 대장으로 18명의 그 당시 내노라하는 최정예 산꾼들을 이끌고 50여일 동안
바위같이 단단한 팀웍을 유지하며 피말리는 급박한 상황과 불굴의 의지,동료간의 희생정신으로
멋지게 K2등반 성공을 이끈 김병준님의 K2등반 산행기를 엮은 책이다.
원정대장으로서 국내 산악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등반을 꼭 성공으로 이끌어야 된다는 중압감과
대원들의 안전과 화합,동물적인 감각과 치밀한 작전등이 잘 나타나며 K2로 가는 카라반에서 부터 등반 성공에 이르기 까지의
에피소드와 그 당시 K2에 모여있던 다른 외국대의 모습들이 세밀히 서술되있어서 흥미를 끈다.
우리들이 익히 들어 알고 있는 K2는 어떤 산인가?
본문의 김병준님의 글을 인용해보자^^
[유럽 사람들은 K2를 '죽음을 부르는 산'이라고 말하며 파키스탄 사람들은 '하늘의 절대군주'라고 부른다.
원주민이 '초콜리'라고 부르는, 이 세상에서 가장 오르기 어렵고 험하다는 카라코람산맥 중앙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흔히들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세계 최고봉은 에베레스트이고 산악인들에게 최고봉은 K2라고 말하는데
거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우선,이 K2에 접근하는 방법이 용이하지 않다. 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으며 일단 K2가 지배하는 카라코람왕국에 입국할
허가를 받은후에도 이 대왕이 계신 콩코디아까지 들어오려면 수많은 문무백관들이 지키는 여러차례의 힘든 관문을
통과해야만 한다.
약 10여일의 힘든 과정을 넘어 이 최후의 출입문인 콩코디아 입구에 들어오게 되면 그때서야 비로소 먼 발치에서 나마
대왕을 알현할 수가 있다. 절대군주 대왕인 K2는 스키앙 빙하, 마르포퐁 빙하, K2 빙하, 사보이아 빙하, 고드윈 오스틴 빙하,
필리피 빙하, 등 6개의 빙하에 둘러싸여 고고히 위용을 드러낸다.
주위에는 아름다운 시녀 엔젤리스피크, 사보이아피크, 스키앙캉리등이 대왕 곁에서 시중을 들고 있으며,
영의정쯤 되는 브로드피크가 바로 옆에서 대왕을 보좌하고 있다.
일급 문무대신들이 가샤브룸산군에 모여있고 그 밖에 쵸코리사, 마샤브룸, 무즈타그타워, K6, K7, 세르피캉리, 시아캉리,
발토로캉리, 테렘캉리, 미터피크, 살토로캉리등 용감한 장군들이 대왕을 호위하고 있다.
인간이 범할수 없는 고고함과 위대함 그리고 장엄함이 숨쉬고 있다.
이 곳은 지구의 일부라기보다는 하나의 독립된 별세계였다. 신이 계신곳, 아니면, 신전으로 통하는 지구위의 가장 높은 지역,
인간이 도달할수 있는 가장 최후의 관문이다.
이 곳이야 말로 지구위에 조물주가 창조하신 최고의 위대한 걸작품으로 신비와 감동을 지닌 곳이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가기도 힘들고 만나기도 힘들고 오르기도 힘들며 K2 주위에는 멋진 산들이 둘러싸여 있는 왕국이란 얘기이다.
멋지지 않냐?
86년 한국대가 등반에 성공할때 까지만 하더라도 전세계 발길이 안닿은 곳이없고 K2를 처음 발견하고 높이측정을 한
영국산악인들 조차 등반에 성공한적이 없는 사실을 보더라도 이 K2가 얼마나 오르기 힘든것인가를 알수 있다.
한국대가 등반에 성공한 86년 K2에 몰린 9개팀중에서 미국인2명, 영국인2명,폴란드인3명, 오스트리아인2명,
이태리인1명, 프랑스인2명, 그리고 파키스탄인6명 도합 18명이 한 시즌에 K2에서 숨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팀웍과 개개인의 높은 기량으로 한사람의 희생도 없이 K2를 멋지게 성공하는
한국대의 능력에 모든 외국대가 찬사를 보낸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은 개발도상국에 지나지 않는 그저그런
실력을 지닌 팀으로 선입관을 가지고 있던 다른 외국대들은 세련된 매너와 다른 외국대의 어려움을 발벗고 나서는
한국대에 의지하게 되며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
폴란드의 유명한 등반가 예지 쿠쿠츠카 또한 K2 하산시 한국대가 설치한 고정로프와 전진캠프의 한국대의 도움없이는
탈진한 상태에서 아마 K2에 영원히 잠들었을 것이다.

-K2정상에 선 김창선 대원과 장봉완 부대장(장병호대원 촬영)-

-윤대표, 최덕신,정덕환, 장병호, 장봉완, 김병준, 정상모, 정부연락관, 하관용, 유재일, 민상기, 송영호, 홍옥선, 김창선,
임경수, 배종원, 송정두, 권순호, 김현수(좌측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1986년 저 멀리 파키스탄의 카라코람 왕국의 K2에서 한국의 멋진 젊은이들이 K2의 분노속에서 가슴 두근거림과 설레임이
어떠했으며, 죽음의 공포와 고뇌, 환희가 어떠하였는가를 한치의 가식과 과장없이 김병준님이 산행기 형식으로 잘 엮어
읽는 이들로 하여금 긴장감과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요즘에는 등반세태도 많이 변하였고 대규모원정도 없어 이런 원정산행기를 보기 힘들다.
20여년전의 'K2 죽음을 부르는 산'을 펼치면 거기엔 산꾼들의 우정과 낭만, 추억들이 확~~~쏟아져 나온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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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2012년 7월13일...
택배로 한권의 책이 도착했다.
우연히 저의 허접한 K2 죽음을 부르는 산...의 포스팅을 보고...김병준님의 친구분께서 이번에 다시 재출간된다는 소식과 함께
한권 보내주신다는 연락을 받았었다...^^
일면식도 없는 온라인상에서 너무나 큰 선물을 받았다...^^

*K2 하늘의 절대군주-김병준 수문출판사

다시한번 이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이 책의 초판은 김병준대장이 사비를 들여 ‘예문사’에서 <K2봉 등반기 죽음을 부르는 산>이라는 제명으로 1987년 8월에 발간(388쪽)했는데, 곧이어 대한산악연맹의 공식보고서인 <K2 한국원정대기록집>(118쪽)이 발행되었고 평화출판사의 <K2 죽음을 부르는 산>은 1989년 9월판~ 예문사는 박인식씨의 <사람의 산>(1985년)을 발행했던 출판사... 초벌원고를 모두 분실하고 새로 작업하기도 했는데, 형식적인 등반보고서의 틀을 깨고 김 대장만의 독특한 칼라와 스타일로 문학성을 지향하며 완성도 높은 등반기를 남기고자 과감하게 자비 출판한듯^^
1986년 당시 K2 원정에 참가했던 영국의 줄리 툴리스, 알랜 라우스 등 3명의 여성등반가가 하산도중 사망하고 반다 루트키에비치는 K2 여성 초등정을 기록했지만 캉첸중가에서 사망했고, 1995년 알리슨 하그리브스가 등정후 하산도중 추락사하자 여성등반가들에게 K2는 ‘저주가 내린 산’으로 불리게 되었는데... 그때까지 K2를 등정했던 6명의 여성들이 K2에서 또는 그 외의 지역에서 모두 사망했기 때문~ 그래서 한동안 여성 히말라야 14 자이언트 완등자가 없었던 이유로 회자되다가, 2004년 에두르네 파사반(2010년 완등)이 무사히 하산하면서 저주가 풀린듯^^
역시 죽음을 부르는 산이군요...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