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4구간이다.
그 동안 영산강 걷기를 같이하고 싶었으나
많은 사정으로 함께 하지 못하신 분들이 오늘은 다들 참석 하신단다.
무려 11명.
마음이 무척 든든해 진다.
처음엔 고용호 선생과 단둘이었는데
강물이 늘어나듯 동반자들도 많이 늘었다.
오늘은 광주 광역시의 극락교에서 영산포대교까지를 목표로 정했다.
약 25Km 정도.
우선 출발 전 사진을 찍고
출발 전 기념사진(고용호 촬영)
사진을 찍고나니 고교 동창인 김갑섭 전라남도 해양수산국장이 왔다.
야~ 어떻게 알고 왔지.
그는 심성이 너무 맑아 모든 친구들이 좋아하는 사람이다.
더구나 마라톤, 등산에도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병남 지점장과 토요일 함께 등산하면서
우리들의 영산강 걷기에 대해 듣고 달려온 것이다.
오늘은 부부들이 많다.
무려 세쌍.
최석진 선배님도 함께 오실려고 했는데......
그럼 네쌍의 부부들이 참석 할 것인데....
자 ~ 이제 출발이다.
극락교를 뒤로 하고
극락교와 광산구
세파에 휘어져 그대로 굳어버린 갈대
모두들 두 세명씩 세상이야기
부부간의 가족이야기에 발걸음은 더 가볍다.
항상 나를 묵묵히 지켜주는 이범식 사장 부부가 도란도란
무슨 이야기인지 그냥 보기만 하는 내겐 정말 행복해 보인다.
등산이나 마라톤과는 달리
도보여행에는 대화와 주위를 둘러 볼 여유가 있어 참 좋다.
저 베낭에는 뭐가 들어있을까? 오늘 점심은 얼마나 맛있을까?
서창천이 흘러들어오는 모습
봄기운이 완연한 들판
봄이 오는 영산강
아직은 광주 시 구간이라 강둑은 포장되어있다.
지난번 고생한 생각에 포장도로는 좀 싫은데.....
좌우를 둘러보니 정말 봄기운이 완연하다.
우리 경제도 이 풍경처럼 봄이 빨리 왔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사실 오늘 구간은 함께 걷는 사람들의 고향을 지나가는 구간이다.
맨 처음은 오홍근 교장 선생님의 고향이다.
서창 백마산 아래서 태어나셔서 그 곳 송학 초등학교를 나오셨다고 하신다.
초등 동문 카페에 영산강 답사기를 올렸더니
우리 고향도 영산강 가인데 왜 사진을 안올리느냐고 해서
분주히 사진을 찍으시느라 오늘은 발걸음이 느리시다.
고향을 떠나서도 고향동네의 봄을 친구들에게 나눠 주시려는
선생님의 마음이 너무 따뜻하다.
1시간쯤 걷고 휴식을 하기로 했다.
지난 번에는 누가 쉬자는 말이없어 한번도 안쉬었는데
오늘은 여자 분들이 계셔서 쉬어가며 갈 생각이다.
서창교 근처에 류왕소정이라는 정자에서 쉬기로 했다.
원래 이곳은 광주의 서쪽창고라는 의미인 西倉이 있었던 동네이고
류왕소는 서창나루가 있었던 곳에 수심이 깊어 流王沼라고 불렀던 곳이다.
과거에 이곳까지 쌀 50석(100가마)을 실은 배가 들어 왔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저 상상만 해볼 수 밖에 없다.
류왕소정 에서
이범식, 곽경님 부부
바로 50미터 너머에 오교장 선생님은 전원주택을 가지고 계신다.
사모님께서 집안 가꾸는 것을 너무 좋아하셔서
예쁜 꽃과 과일 나무들이 많다고 한다.
언젠가 한 번 초대해 주신다고 했는데.......
강가에는 곡식을 실은 배는 안들어오고 강태공이 한가로이 낚시를 하고 있다.
봄을 낚는 강태공
이제 서창을 지나면 대촌이다.
좌 측으로 봉황산, 송학산, 백마산이 단아하게 늘어서 있다.
무등을 뒤로 하고 이렇게 배치된 이곳은 광주 광역시의 명당 중의 하나라고 한다.
그 결과 눌제 박상이 이곳사람이고
가사문화권의 김인후, 정철 등의 수 많은 문인들이 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눌제의 손자는 영의정에 오르고 최근에는 국방부 장관도 이 마을 사람이니
풍수를 모르는 나도 그냥 머리를 끄덕일 밖에........
오늘 일행 중 고용호 선생과 나병남 지점장이 이곳 이 고향이다.
고선생 왈
"나는 松鶴 과 鳳凰 사이에서 그 정기를 받고 태어난 사람이어"
여기 와보니 과연 그렇다.
고향을 지나가며 나지점장과 고용호선생이 기념사진 한장.
대촌너머가 고향인 김갑섭 국장님도 함께........
멀리 태어난 고향을 뒤로하고
류왕소정에서 이범식 사장 부부가 사진을 찍는 것을 보신 김태영 부부
젊은 날의 추억을 살려 갈대 숲에서 한장
김태영 부부
건너편으로 단아한 정자와 원림이 보인다.
이 경우는 전문가인 나병남 지점장 몫이다.
이름은 호가정(浩歌亭)이란다.
조선 명종시기 설강 유사(柳泗)가 지은 정자인데
그 당시 기묘사화와 을사사화로 강 건너 마을의 눌제 박상 선생이나
조광조 등이 변란을 당하자 낙향하여 이 정자를 짓고
그 답답한 마음을 참을 길 없어
큰 소리로 노래라도 부르자고
송나라 소강절이 말한 ‘호가지의’(浩歌之意)에서 따왔다 한다.
목소리 높여 막힌 가슴 뚫는 노래 부르는 곳 이라는 의미이다.
사실 요즘 정말 힘들다.
정치도 맘에 안들고 경제는 더욱 엉망이다.
다음에 마음 답답한 날 친구들과 함께 호가정을 찾아
큰 소리로 노래라도 한번 불러 봐야겠다.
그럼 마음이 좀 확~~ 트일라나?????
강건너의 호가정
신나게 달리는 인라인 동호회 (박수치며 응원하시는 사모님들)
앗 ~ 그런데 인라인 스케이트를 탄 일행들이 신나게 지나간다.
그런데 그것을 보신 사모님들
" 야 ~ 느그들 정말 재미있것다." 하신다.
그들의 젊음이 조금은 부러우신가 보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벌써 50이 넘어섰으니......
아직은 광주 남구 구간이다.
건너는 나주시 노안에 접어드는데......
학산교 근처에서 광주와 나주의 경계가 있는 것 같다.
첫댓글 참 좋으시겠습니다. 세상의 큰 행복 중에 좋은 이웃들과 더불어 사는 맛을 맛보며 사는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해봅니다. 참 선하신 우리의 HPOE, 나원장님 화이팅! 좋은 답사기 잘 읽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많이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