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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북알프스 대 종주 6일차◀ (에보시 산장~후나쿠보다케~하리노키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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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 구 랑 : 객꾼, 솔향기, 뚜버기
◈ 산 행 일 : 2015. 7. 30(목) / 전체 일정 7.25~8.8(14박 15일) 중 6일차
▽ 7월 30일 (목)
▷ 烏帽子 小屋 - 1km - 烏帽子岳 - 3km - 南沢岳 - 3km - 不動岳 - 6km -
船窪岳 - 6km - 針ノ木岳 小屋 (총19km)
- 03:55 산행시작
- 04:20 烏帽子岳(에보시다케) 3거리
- 05:30 南沢岳(미나미자와다케)
- 06:22 不動岳(부도우다케)
- 10:10 船窪岳(후나쿠보다케)
- 11:42 계곡 3거리, 점심
- 12:58 針ノ木 出合(하리노키 들머리)
- 15:48 針ノ木岳 小屋(하리노키다케 산장)
◈ 지 도 : 에보시산장~미나미자와다케~부도우다케~후나쿠보다케~계곡3거리~하리노키산장
◈ 산 행 기
▽ 3시쯤 기상해서 짐 정리하고 3:40 경에 산행을 시작합니다.
어제 에보시 산장에서 샤케와 맥주 등 술을 참으로 많이도
팔아 주었더니 산장 주인장이 기분이 매우 좋았던지 안주거리와
이것저것 챙겨주면서 물도 공짜로 주었습니다.
어제 빌렸던 바늘과 실을 조용히 놓고 갈려고 하는데 주인아저씨는
벌써 일어나 계시면서 반갑게 맞아 줍니다.
산장을 지나 4:20에 에보시다케 갈림길에 다다랐는데 이곳에서
정상까지 갔다 오면은 1시간이 넘게 걸리고 우회로가 있다고 어제
객꾼이가 일인에게 물어서 알아 두었고, 인수봉 같이 생긴 봉우리를
밧줄 잡고 오를 일이 없어서 우리는 우회길로 나아갑니다.
▽ 05:20 미나미자와다케에 도착을 합니다. 인수봉을 빼 닮은 에보시다케를
우회해서 이곳까지 온 길은 별로 힘들이지 않고 쉽게 왔다는 생각입니다.
새벽에 지나서 그런지 아름다운 조망은 보지를 못했지만 그저 에보시다케
정상을 오르지 않은 것만으로도 만족해합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곳에서 에보시다케까지는 조망이 참 좋은 곳입니다.
▽ '구로마유리' - 우리나라 나리꽃과 닮았습니다.
▽ 미나미자와다케를 지나서부터는 등로 우측 사면은 침식작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발을 헛디딜 경우 천길 낭떠러지로 바로 직행하는 코스들입니다.
▽ 투구꽃과 닮았구요.
▽ 노루오줌풀과 비슷하나요 터리풀을 닮았나요?
▽ 엉겅퀴와 닮았습니다.
▽ 광대수염과 닮지는 않은 것 같네요.
▽ 곰취와 닮았는데 잎을 따서 앂어 보니 먹을 수 없을 만큼 맛이 매우 씁니다.
▽ 나무가 울창해서 그런지 이 길은 모기와 하루살이 등이 얼마나 많은지
우리들의 땀 냄새를 맡고 주변에 있는 날벌레들이 모두 모여듭니다.
▽ 미나미자와다케에서 부도우다케까지는 두 번 다시 걷고 싶지 않은 곳입니다.
모기와 벌레들이 너무나 많고 조망도 없는 길입니다.
▽ 고도를 높여 하이마츠숲(눈잣나무)이 나오자 날벌레들이 조금 덜합니다.
▽ 부도우다케 정상부 오름길에는 이렇게 많은 고마쿠사가 피어 있어
벌레에 시달렸던 보상을 받는 느낌입니다.
▽ 정말로 천지 삐까리로 널려 있습니다.
▽ 객꾼이가 찍은 하얀색 고마쿠사인데 저는 북알 산행 내내 이 꽃을
구경해 보지 못했습니다.
의도적인 객꾼이의 방해도 있었음은 물론입니다. 다음에 복수해야죠....
▽ 06:20, 부도우다케(2,595m)에 도착합니다. 이곳도 조망은 없고 아침 안개속에
하이마츠숲으로 둘려 쌓여 있는 모습만이 보입니다.
▽ 부도우다케의 아침 풍경입니다.
▽ 산 능선에 올라 섰을 때는 바람이 세차게 불었습니다.
그나마 벌레들이 따라 붙지 않아 다행입니다.
저 바위 뒤편이 바람을 막아주어 산장에서 준비한 도시락을
먹고 출발합니다.
▽ 오늘 산행구간은 산장과 샘을 만날 수 없다고 해서 어제 산장에서
물도 충분히 담고 저와 객꾼은 맥주 두캔, 솔아우는 술을 많이
안 먹는다 하여 맥주 하나와 각자 도시락을 배낭에 챙겼었습니다.
이곳에서 아침 식사 때 맥주를 혼자 한캔을 다 먹기가 뭐해셔
한캔을 가지고 농갈라 먹습니다. 나중을 위해서 말입니다.
▽ 험난한 자연 환경을 이겨내는 모습 그 자체를 보는 것 같습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면 자기성찰이 저절로 되는데, 왜? 하산만 하면
전과 똑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참 모르겠습니다.ㅎㅎ
▽
▽ 등로 우측편은 깎아지른 절벽길입니다. 지금도 계속 침식작용이
이루어 지고 있고 밑이 보이지 않는 천길 낭떨어지라 옆 절벽만
보면 짜릿짜릿 합니다.
▽ 이곳의 숲은 그나마 벌레들이 덜합니다.
▽ 자연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이 부럽기만 합니다.
▽
▽ 저 앞에 보이는 산이 후나쿠보다케(船窪岳)인데 사진에서 보듯이
거의 직벽으로 침식 작용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며느리밥풀꽃과 닮아 있어 조국의 산하가 떠오릅니다.
▽ 지리산 속에 들어 있는 기분이 드는데 지리산 보다는 이곳이 더
오지라는 느낌이 듭니다.
▽ 솔아우는 벌레 퇴치 모자를 쓰고 산행을 했는데 벌레에 물렸으니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 지나온 길입니다.
▽
▽ '타테야마우쓰보구사' - 꿀풀과 닮은 꽃
▽ 여로와 닮았습니다.
▽ 자작나무랑 비슷한 느낌이 풍기는 숲길이 정겹습니다.
▽ 후나쿠보로 나아가는 등로는 곧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절개지입니다.
발 디딜 때도 무척 신경이 쓰이고 아래를 내려다 보기가 두렵습니다.
▽ 다카세댐쪽 산군들입니다.
▽ 정말 언제 무너질지 모를 절개지 위를 걸으면 아찔합니다.
▽ ?
▽ 절개지가 무섭게 보입니다.
▽ 다카세댐이 모습을 조금 보여줍니다.
▽ '다카네마쓰무시구사' - 처음 보는 꽃이라 참 신기하게 다가옵니다.
▽ '야마오타로부쿠로' - 초롱꽃과 닮은 넘
▽ 정말로 이 절개지 바로 옆을 지나가는데 다리가 후덜거리고
오금이 저립니다.
▽ 다카세댐 방향
▽ 이곳도 사다리와 밧줄을 잡는 구간이 많이 있습니다.
▽ 다카세댐 방향인지 쿠로베호수 방향의 전경인지 헷갈립니다.
▽ ?
▽ 무슨 버섯인지는.....
▽ 미역취꽃을 닮았습니다.
▽ 전경
▽ 지나온 길
▽ 풍경
▽ 마과목 잎에도 가을이 물들어 옵니다.
▽ 09:00, 후나쿠보를 가리키는 이정표에서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합니다.
아침에는 제 맥주를 나눠 먹었으니 이번에는 객꾼이 것을 나눠먹습니다.
▽ 솔아우는 벌레에 물렸는지 눈이 감길 정도로 부어 올랐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부요라는 벌레에 물려서 그렇게 되었다는군요.
저도 한쪽 팔이 약간 붓고 가려웠지만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다음 날 보니 팔뚝이 두배 이상 부어 올랐더군요.
이때부터 솔아우는 탱구리라는 애칭이 생겼드랬습니다.
▽ 마과목 열매 - 우리 나라 마과목 열매는 탐스럽게 열리는데 일본 마과목은
그렇게 많이 열리지는 않더군요. 일본도 술을 담가 먹는다네요.
▽ 후나쿠보까지도 아직 한참 남았습니다. 이 곳에 9시에 도착해서
맥주 한 잔 하고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정상에 10:40에 도착을 했으니
말입니다.
▽ 낙엽송처럼 보이는 나무도 멋집니다.
▽ '닛코우키쓰케' - 우리의 원추리와 비슷하지만 꽃이 크고 색이 더 선명합니다.
▽ 참으로 탐나는 나무입니다.
▽ 다카세댐이 큰줄 알았더니 손바닥만 합니다.
▽ 이곳은 그냥 내려올줄 알고 먼저 내려간 객꾼이에게
그것도 제대로 못내려 가냐고 핀찬을 주었는데
막상 내려올려니 고도감이 크고 매우 미끄러워
조심해서 내려섭니다.
▽ '닛코우키스케' - 꽃은 군락으로 피어 있을 때가 더욱 이쁜가 봅니다.
▽ 점점더 *탱구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헤헤헤~~~
▽ 이런 숲속에서는 저절로 웃음이 나오지요.
탱구리를 보면 더욱 더 웃음이 나오겠지요?
▽ 탱구리도 이런 식생이 마음에 드나봅니다.
정말로 향기롭고 감미로운 좋은 숲속의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 오늘 조망은 빵점입니다.
▽ 뒤돌아 봅니다.
▽ 정말로 곰취랑 닮은 꽃들이 많이도 피어 있습니다.
▽ 송이풀과 많이도 닮았습니다.
▽ 꿩의바람꽃과 닮았지만 잎이 같지를 않더군요.
▽ ?
▽ 등로 좌우로 꽃밭이 반겨줍니다.
▽ 참 좋습니다.
▽ 터리풀과 닮았나요?
▽ 고들빼기나 씀바귀 꽃과 닮지는 않았습니다.
▽ '다카네군나이후우로'
▽ '하쿠산후우로' - 이질풀과 닮았지요?
▽ 곰취꽃과 매우 흡사하지만 우리 꽃보다 크고 화려합니다.
▽ '타테야마우쓰보구사' - 꿀풀
▽ ?
▽ ?
▽ 정말 오금이 저립니다.
▽ '이부키자코우쇼우'
▽ 지나온 방향
▽ 이곳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옵니다.
▽ 다카세댐
▽ 아찔합니다.
▽ 이곳도 험로입니다. 조금만 방심하면 사고나기
참으로 쉽겠더군요. 헬기 계속 날아다니면서
수색을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 객꾼작
▽ 풍경
▽ 풍경
▽ 이곳을 지날 때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 이 흙무더기가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까 해서요.
▽ 객꾼이가 서 있는 밑 부분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객꾼에게 제가 이렇게 말했드랬습니다.
"니는 북알 정보를 가끔씩 들으니 반드시 이곳 에서
등로가 붕괴되어 사고가 나는 걸 들을 수 있을거다."
▽ 그래도 풍광은 좋습니다.
▽ 실루엣 놀이(객꾼작)
▽ 다카세댐
▽ 지나온 길
▽ 정말 무서운 곳
▽ 양쪽 다 천길 낭떠러지인데 그나마 왼쪽이 좀 덜합니다.
객꾼왈 "뚜버가 떨어져도 왼쪽으로 떨어져야 살 가망이 있겠다."
정말로 다리가 저절로 후덜덜합니다. 이곳을 솔아우는 한쪽 눈이
탱구리가 되어서 잘 보이질 않아 하나도 무섭지가 않았다는데 저 줄이
배낭을 휘감아 몸이 휘청할 때 보는 우리가 다 간이 철렁 내려 앉습니다.
▽ 이런 사다리는 이제 개 풀 뜯어 묵는거 보다 쉽습니다.
▽ 10:40, 6시간 산행 후에 드디어 후나쿠보다케 정상에 섭니다만
조망이 하나도 없고 꼭대기에 올랐다는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이게 정상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이상한 곳이 정상이더군요.
▽ 저 앞에 보이는 산이 나나쿠라다케(七倉岳)인가 봅니다.
일곱게의 곶간이 있다는 뜻인가요?
▽ 다카세댐
▽ 앞산이 나나쿠라다케(七倉岳), 뒷산이 기타쿠즈다케(北渴岳)로 보여집니다.
▽ 기타쿠즈다케(北渴岳)와 구름속에 있는 산이 렌게다케(連華岳)로 보여집니다.
우리는 후나쿠보다케에서 나나쿠라다케와 렌케다케까지의 능선으로 가지는 않았습니다.
위 능선을 타고 하리노키산장까지 갈려면 대략 6~7시간은 소요가 될 것 같습니다.
짐이 무거운 PK형님이 이 길을 반대로 걸었는데 바위와 밧줄구간이 많았고 고도차가
심해 힘든 코스를 이곳에서 1시간 더 소요되는 산장까지 7시간 결렸으니 말입니다.
결과론 적인 말이지만 날씨가 좋다면 이 능선을 타고 걷는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이날 조망도 없고 2~3시간 더 소요되는 이 능선을 버리고 계곡으로 하산하여
점심시간 1시간 포함하여 하리노키산장까지 5시간 걸렸으니까요.
▽ 노루오줌풀을 닮은 꽃들이 지천입니다.
▽ 자작나무도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큼니다.
▽ 객꾼의 원래 계획은 이곳 삼거리에서 하리노키로 가는 계곡으로 하산을 할려고 했는데
잠깐 길을 놓치고 나나쿠라다케 능선으로 나아갑니다.
▽ 침식작용이 왕성하게 나타납니다. 헬기도 계속 날고 있고
수색을 할려고 그러는지 산악경찰 세명이 우리를 마주쳐 지나갑니다.
한 명이 이곳에서 실종되었다는군요. 어떻게 아냐고 했더니 일인들은
산에 들 때 입산 신고를 하는데 그걸 보고 알 수 있답니다.
▽ '구로마유리' - 나리를 닮았습니다.
▽ 이곳에 도착하니 등로를 정비하는 어르신 두분이 계십니다.
객꾼이 저분들에게 이것저것 물어 보고는 다시 돌아가자 합니다.
계곡으로 바로 하산하면 한 두 시간 절약할 수 있다면서요.
▽ 조망이 트이지 않으니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구름에 쌓여 있는 두 산의
중앙 안부쯤에 우리가 도착해야 할 산장이 위치해 있을 것 같습니다.
▽ 나나쿠라다케(七倉岳)와 기타쿠즈다케(北渴岳)를 돌아보고 계곡으로 하산합니다.
▽ 5분정도 뒤돌아 와서 이정표 삼거리에서 계곡으로 내려섭니다.
내림길은 가파르고 한 500여 미터는 족히 내리 꽂는 것 같습니다.
▽ 처음 보는 꽃인데 뭔지 알 수가 없습니다.
▽ 저 능선을 타고 하리노키까지 갔다면 상당히 힘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아쉬움은 남지만 다시 저 능선을 걸을거냐 물으면 NO라고 하겠습니다.
▽ 무성한 숲을 마주하니 점점 시기심과 질투심이 샘솟듯 솟아나기 시작합니다.
▽ 욕이야 나오지만, 울창한 숲 속에 있으니 정말로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 부럽부럽~~
▽ 이곳에는 측백나무가 정말로 크게 자라 있더군요.
▽ 식생도 참 좋습니다.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골고루 자라고 있습니다.
▽ 저는 측백이다, 객꾼인 아니라고 하면서 그래도 부럽다 하며 내려섭니다.
▽ 잣나무인지 전나무인지는 모르겠는데 너무나 웅장해 참으로 부럽습니다.
▽ "측백나무가 이렇게 많을 수 있을까?", "글세, 측백나물까?"
▽ 계곡까지의 하산길에 있는 울창한 숲이 참으로 부럽고 부러운 길이었습니다.
11:40분에 도착 했으니 갈림길에서 이곳까지 40분 걸렸습니다.
▽ 맑은 계곡을 만났으니 다른 할 일이 있겠습니까?
일단 씻고 보는게 우선이지요. 물은 생각보다 차갑지는 않았습니다.
▽ 솔아우는 우리가 씻을 때 라면 물을 올려 놓고 천천히 씻는
마음이 예쁩니다. 따사로운 햇볕에 옷가지 널고 라면 국물에
아직도 남아 있는 소주 한 잔 하니 부러울게 없습니다.
그래도 소주가 이제 몇 병 남지 않아 아껴 먹기로 합니다.
분위기 좋을 때 객꾼이 미안했는지 은근슬쩍 이야기 합니다.
"아따, 내가 처음 이리로 내려 올려고 계획을 잡아 놓았으면서
지도를 자세히 안 봤네. 지도만 한번 더 보았어도 물을 이렇게
많이 안지고 오는건데 말이여~~"
솔아우와 나는 할말이 없습니다. 쫄따구가 장수를 잘 못 만나면
디지게 고생하던지 고냥 디지는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 처음에는 아래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서 날등을 치고 오를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계곡 윗쪽으로 희미한 등로 표시가 있습니다.
▽ 12:40경 한 시간 편히 쉰 다음에 하리노키 고야를 향해 나아갑니다.
▽ 우리나라 산의 계곡치기는 많이 해봤지만 길도 희미하고
사람도 거의 다니지 않은 이곳의 계곡을 치고 간다는게
편치만은 않습니다.
▽ 물은 참으로 맑습니다.
▽ 도룡뇽 비스무리한 넘이 물속에 있더군요. 사진에는 두마리인데
숨은 그림을 찿아보시지요.
▽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거의 없습니다.
▽ 그래도 희미한 흔적을 따라 가다보면 동그라미나 화살표가 있습니다.
후답자를 위해서 우리식의 '돌 쌓아 놓기' 길 표시를 몇 군데 해놓습니다.
▽ 화살표랑 동그라미를 보면은 안심이 됩니다.
우리나라 산꾼이 이길을 간다면 돌무덤을 보고 더 안심이 되겠지요?
▽ 이정표도 물쌀에 휩쓸려 파손된 것 같습니다.
▽ 에이*를 외치며 지나갑니다. 정말 탐납니다.
▽ 솔아우는 요상하게 생긴 이 식물이 땅바닥에서 자란다며
아주 특이하다고 사진을 꼭 찍으랍니다.
▽ 세명 다 신호가 같이 왔나봅니다. 저는 산속 깊이 들어가 고생했는데
나와 보니 둘은 저를 한심하다는 듯 쳐다 보면서 "자동 수세식을 놔두고
무슨 고생이고" 눌루날라 ♪♬~~ 그랍니다.
▽ 이국의 계곡치기도 나름 재미가 쏠쏠합니다.
▽ 점점 고도를 높이니 사태지역이 자주 나타나면서 우리를 위협합니다.
▽ 저 위쪽 능선을 걸었다면 이런 호사를 누렸겠습니까?
▽ 언제 무너질지 모르니 더욱 으시시합니다. 서로 말이 없어도 잽싸게 통과를 합니다.
▽ 오를수록 점점 더 애매모호한 길들이 나타납니다.
그래도 저런 둥그런 이정표가 있으니 안심은 됩니다.
▽ 빨리 지나가자~~ 잘 못 걸리마 끝장이여~~
▽ 자주꿩의다리인지 터리풀인지 비스무리하게 피어있는
분홍색 꽃이 참으로 심금을 울립니다.
▽ 서로 말은 없었지만 이런 곳을 지날 때는 꽤나 쫄았으리라 생각됩니다.
▽ 뒤돌아 본 풍경
▽ 아기자기한 계곡이 아름답습니다.
▽ 이 길은 사람들이 자주 다니지 않는 길인가 봅니다.
이정표가 있어서 걸어가는 것이지 사람이 다닌 흔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계곡이 깊어서 비가 내리면 매우 위험하기도 하겠습니다.
▽ 그럭저럭 경치구경 하면서 가니 힘든줄은 모르겠더군요.
▽ 사면 비탈에도 한 두 군데가 아닌 여러 곳에서 실 폭폭가 아기자기하게 흘러 내립니다.
요걸 보면서 "와~~ 멋지군"이 아니라 '닝기* 씨* ~~(속으로)'
"대장놈 잘못 만나 저 먼 길부터 3k짜리 물을 지고 와부렀씨야~~"(솔아우한테 째그만케..)
▽ 뒤돌아 본 길에도 사태 지역이 선명히 보입니다.
▽ 이런 사태지역은 언제 돌맹이 굴러 떨어져 마빡을 때릴지
모르기 때문에 저절로 발걸음이 빨라지더군요.
▽ 어느 정도 오르니 계곡 물길이 끝나고 등로가 나타납니다.
사람 흔적이 거의 없기로 등로 양 옆으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시라네아오이' - 수수한 소녀의 선분홍 얼굴 모습이 떠오릅니다.
▽ 튼튼한 바우 봉우리들이 나타나니 마음이 진정되면서 안심이 확 됩니다.
그림이 참으로 좋아 저는 하롱베이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 '상카요우' - 요넘은 식용이 가능하다며 맛을 좀 보랍니다.
저놈을 믿을 수는 없지만 맛을 안보면 삐칠 것 같으므로 그 또한
감당하기 어려우니 죽지 않을 만큼 조금만 입속에 넣어 씹어 보았더니
와사비 비스므리한 맛이 나면서 생소하지만 먹을만 하더군요.
▽ 솔아우는 비타민을 섭취해야 한다면 대를 좀 끊어 가잡니다.
나중에 하나도 먹지 못하고 버렸다더군요.
▽ '쇼우죠우바카마' - 처녀치마 닮았지만 우리 것보다도 키가 두배나 더 큰 것 같습니다.
▽ 시나노킹바이' 피어나는 모습
▽ 애미 '시나노킹바이'
▽ '시라네아오미'
▽ 빗방울이 한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 참으로 이 좋은 기분을 느끼실지 모르겠군요. 자연 그대로의 숲을 걷는다는 것
그 자체 만으로도 나의 마음도 깨끗해 지나 봅니다. 싱그럽습니다. 나도 덩달아....
▽ '시나노킹바이'가 사진으로 다 담지는 못했지만 이곳 저곳 떼자구로 피어나 있습니다.
▽ 하리노키 고야가 보입니다.
계곡에서 고야까지 3시간을 꾸준히 치고 올랐습니다.
오르면서 후회도 많이 했습니다. '저노마 말을 들을게 아니었는데'
'저짝 능선을 탔으면 좀더 낫지 않았을까?' 여러 생각들이 주마등 처럼
왔다가 사라졌습니다. 표정은 절대로 들키지 않게 노력하면서요.
▽ 나중에 PK형님 산행기를 보고 알았습니다.
계곡치기를 한게 얼마나 잘한 선택이었는지를요.
아마도 능선을 따라 왔다면 해 넘어가고 랜턴 켜고
파김치가 되어서 산장에 도착했지 않나 싶습니다.
▽ 전부 꽃밭입니다. 제 마음도 꽃 향기 듬뿍 담겨지더군요.
▽ 능선을 고집했다면 저넘들을 넘었어야 합니다. 저 산들 중에 나나쿠라다케와
기타쿠즈다케가 있겠지요. 가운데 뾰족한 산을 보니 밧줄께나 잡게 생겼습니다.
▽ 당겨보았습니다.
▽ 산장을 향해 마지막 몸부림을 칩니다.
▽ 등로는 꽃밭입니다.
▽ 15:40, 11시간을 걸어서 드디어 하리노키고야(針ノ木岳 小屋)에 도착을 합니다.
밖에는 간간히 빗방을 떨어지고 있고 날씨도 싸늘해서 산장박을 하기로 합니다.
▽ 내일 계획을 세우고요....
▽ 지도상에도 렌게다케에서 후나쿠보 고야까지 6:15분 소요된다고 했으니
후나쿠보 정상에서 여기까지는 7시간은 걸리겠습니다.
이 이정표대로 우리가 왔다면 오후 6시정도에 도착을 했겠지요.
▽ 하리노키 고야에 짐을 풀고 화장실에서 깨끗이 씻고 나니 날아갈 것 같습니다.
이 산장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산장 내부도 정갈하고 화장실이나 건조실 등이
잘 갖추어져 있어 잠도 편안히 잘 잤습니다.
▽ 식사 시간은 한참 남아서 그 시간 나마삐루와 샤케로 목을 축입니다.
저는 저녁 먹기전에 서너잔을 먹고 아껴 먹는 소주도 폭탄으로 제조해서
먹는데 옆에 앉아 있는 할머니 두분과 할아버지가 신기하게 쳐다 봅니다.
조금 맛보라고 한 할머니 잔에 소주를 조금 부어 드렸더니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어 줍니다. 탁자에 우리와 어르신들만 있어서 자연스럽게 친해집니다.
우리가 걸어온 여정을 알려주고 앞으로 걸어갈 길을 설명하니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스고이~~" "스고이네~~" "오~오~ 스~고~이!!"
산장 물가가 비싸다, 일본 산들에 대한 경험담 등등 한참동안 여러가지 말을
객꾼이와 할머니는 쉬지 않고 나눕니다. 그러던 중 솔 아우의 눈탱이를 보더니
부요(진디등애)라는 벌레에게 쏘였다며 옆에 있는 할머니가 자기 눈을 보여주며
자기도 벌레에 쏘여 부었다며 박장대소합니다.
할머니의 말을 들고나니 어찌나 안심이 되던지요.
▽ 할머니들 만나기 전에 비가 그쳤기로 밖에 나와서 생맥주 한 잔
하고 있으니 객꾼이 나와서 심각하게 말을 합니다.
"뚜버가 탱구리는 전에도 대상포진을 앓았는데 지금도 같은 증세
같다고 한다. 큰일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서로 상의하기를 솔아우는 대상포진이 심해지면 혼자 내려가라 하고
텐트만 우리가 챙겨서 둘이서 남은 길 나아가기로 합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몹쓸 결정이었습니다만 아마도 진짜 솔아우가
걷지 못할 지경이 되었다면 이렇게 하였을 거라 생각되어집니다.
▽ 날씨가 많이 좋아지니 솔아우는 밖에다 텐트 치자고 야단이지만
객꾼이 들어줄리 없습니다. "마, 됐다마"
▽ 우리가 올라왔을 때 바라본 암봉들입니다.
▽ 아직도 소주가 남아 있습니다. 옆에는 양주도 남아 있구요.
객꾼이는 모르겠지만 제가 또 한술 하기로 제 배낭속에는.....
산중에서 고등어 생선이 나오니 신기하고 참으로 맛났습니다.
▽ 이집 밥 맛이 아마도 제일 좋았지 싶습니다.
모두들 밥을 서너 그릇씩 비웠으니 말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술도 조금은 여유가 있어
아주 즐거운 식사시간을 갖었습니다.
▽ 탱구리의 눈은 완전히 덮혔습니다.ㅋㅋ
아마도 대상포진을 걱정하고 있는 탱구리는 밥맛이 하나도 없었을 겁니다.
▽ 배부르게 챙겨 먹고 얼콰해지니 찬바람이 맞고 싶어집니다.
황홀한 석양은 보지 못하지만 이나마도 좋더군요.
▽ 우측 끝 봉우리가 후나쿠보다케로 보여지고 안부 내려오기 전에
계곡으로 내려오는 삼거리였던 것 같습니다. 그 다음 왼쪽으로는 우리가
걷지 않은 능선길이지요.
▽ 내일 걸어야할 하리노키다케와 나아갈 길을 바라봅니다.
(파노라마 - 좌에서 우로)
▽ 파노라마 1(좌에서 우로)
▽ 파노라마 2(좌에서 우로) = 우측 끝에 내일의 종착지인 카시마야리가다케가
희미하게 보이지만 이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저 능선을 가는 갑다 정도였지요.
▽ 오늘 걸어왔던 길을 바라보는데 조망이 별로입니다.
▽ 다시 산장에 들어와서 즐거운 시간을 더 갖습니다.
도쿄 공무원이라던가 하는 부부산객과 객꾼이는 이야기 하느라 정신이 없고요
솔아우와 저는 옆에서 귀동냥 하면서 알아 듣는척 맞장구도 쳐줍니다.
▽ 샤케로 여정의 노고를 풀고 솔아우의 상태가 천만다행이라고 서로 위로하면서
내일을 위해 건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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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물사진 들들....
첫댓글 풍광이 아름답네. 고등어도 재미있고.
그런데 사진의 압박이.
자네가 간거처럼 보라고
일부러 사진을 좀 많이 올렸네
언제 한국에 오시나요?ㅎㅎ
후기 쓰기가 더 힘들어 보입니다~ㅎ
하하 지가 원체 꾸무리라 그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