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균이와 준이는 아예 냄새 자체에 관심이 없습니다. 냄새변별도 되지 않으니 아예 후각센서와 후각기억을 담당하는 뇌신경이 사용하질 않아서 퇴행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마치 태균이가 발음 발성의 근육들이 사용하질 못해 퇴화해버린 것처럼 후각도 그런 것이 아닌가 스스로 결론내고 있습니다.
요즘들어 아주 희미하지만 완이가 후각을 사용하는 행동을 조금씩 보입니다. 얼마 전부터 심하지는 않지만 먹어보지 않은 음식을 보거나하면 후각을 동원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몸에서 들어오고 모든 감각정보는 측두엽에 위치한 시상Thalamus이라는 영역을 일단 거치게 되어있습니다. 요리에 비유해서 풀어보면, 우럭매운탕을 끓인다고 가정해봅시다. 우럭매운탕을 완성하려면 우럭 생선과 무, 호박, 양파, 미나리와 같이 곁들일 채소, 양념으로 쓰일 마늘, 생강, 후추, 액젓, 고춧가루 등이 필요합니다. 바로 이런 생재료들을 기본적으로 준비되어야 우럭매운탕을 만들 수 있듯이 아직 요리가 되기 전의 재료 그 자체가 존재하듯 아직 혼학되기 전의 생재료처럼 시상으로 들어온 정보들은 그런 상태입니다.
이렇게 시상으로 유입된 정보들은 뇌의 다른 영역으로 흩어져서 정리되고 통합된 후 하나의 의미를 해석되어 특정 행동으로 표출되게 되어 있습니다. 시각정보는 주로 후두엽에서, 청각정보는 주로 측두엽에서, 이렇게 요리가 되는 영역은 서로 달리하게 됩니다. 마치 맛있는 매운탕을 완성하기 위하여 냄비, 화력, 물, 적절한 시간대의 재료투입 등 도구와 요령이 필요하듯 생재료들이 도구들의 도움을 받아 통합되서 완성되는 과정이 뇌에서도 매순간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요리를 완성한 후 그냥 놔두면 아무 의미가 없고 맛있게 먹어야 하니, 감각기관의 정보는 뇌로 입력이 있으면 뇌 밖으로 출력(행동)도 해야 됩니다. 그래서 아래에서 보여주듯 각 감각정보 처리 영역의 표시를 1차 first와 2차 second로 나누게 되는 것입니다. 입출력이 순식간에 잘 맞물려야 가도록 설계된 것이 우리의 뇌 구조인 것입니다. 태균이에게 말로 뭔가 요청을 하면 행동으로 옮기는 시간이 꽤 걸리곤 하는데 바로 이런 입출력의 중간에서 문제해결과 결정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개입이 늦기 때문에 출력에 해당되는 행동이 느려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통 굼뜨다라는 것은 이런 일련의 정보 입출력 과정이 느리다는 것을 말하며 말더듬같은 것도 이에 해당됩니다. 여기에서는 이런 감각정보처리 과정을 설명하려던 것은 아니기에 다음에 더 자세히 부연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후각정보처리와 전두엽과의 관계성을 설명해야 합니다.
후각은 다른 감각과는 다르게 감각처리 과정에서 전두엽이 개입하는 정도가 상당히 직접적입니다. 많은 자폐아이들이 후각을 앞세워서 상황판단을 하려는 행위, 경기조짐이 올라오면 후각적으로 예민해져서 자꾸 킁킁거리며 냄새를 좇는 행위, 남들은 혐오를 느낄만한 사람정수리 냄새나 똥만진 손에서 나는 냄새에 집착하는 행위 등 일반적인 후각가동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사이코패스의 판단기준 중에 하나가 바로 이상한 냄새에의 집착인데요, 사이코패스들을 특징을 보면 일상생활 속 냄새들, 커피나 쿠키 등의 냄새에는 아주 취약하지만 요상한 냄새를 자꾸 추구하며 자극적으로 탐닉하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영화 '양들의 침묵'이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등에서 나오는 사이코패스 범죄자들의 특징 중에 이런 모습이 나오는데요, 사람은 기본적으로 뇌에서 잘 가동되지 않는 감각정보를 적극 추구하게 되어있습니다. 자폐증 아이들이 감각자극 추구와 갈망 속에 사는 것과 동일한 원리입니다.
전두엽에서 처리되어야 하는 후각정보는 그래서 다른 감각과 달리 자폐증 사람들은 당연히 둔감 그 자체가 되고, 그나마 감각처리 문제가 나아졌다 하더라도 전두엽 성장에 문제가 생긴 사이코패스들은 전두엽 기능의 한계로 인해 요상한 냄새자극에 심취되는 것입니다.
인지발달은 가능하나 전두엽 가동에 문제가 있는 경우 사이코패스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 사이코패스의 머리를 찍어보면 정상인들의 뇌와 많이 다른 걸 알 수 있는데 결국 전두엽의 문제인 것입니다.
좀더 세밀하게 들어가면 사이코패스의 뇌를 보면 전두엽 가동 차이 뿐만 아니라 측두엽의 편도체는 지나치게 커져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요, 사실 이런 특징은 전형적인 자폐스펙트럼의 뇌이기도 합니다. 자폐스펙트럼의 경우 전두엽 뿐 아니라 언어, 인지발달도 안되기 때문에 사회 속으로 나설 수가 없으니 사이코패스적 요소들이 잠재할 뿐 드러날 기회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 행동과 감정안정 문제에 혼신을 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런 자료들이 다 말해주고 있습니다. 비록 언어 인지발달이 안되더라도 사이코패스적 요소에서는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이런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우리 아이들을 키워가는 것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