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간격으로 헌혈해도 무리가 가지 않는 건, 우리 몸의 조절 능력 때문
헌혈을 50회 또는 100회를 돌파하여 표창받은 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매스컴에 가끔 등장하곤 한다. 이럴 때 쉽게 가질 수 있는 의문이 “저렇게 자주 피를 빼내더라도 몸에는 아무 탈이 없을까?”, “저런 분들은 얼마나 자주 헌혈을 할까?”라는 것이다. 헌혈관련 홍보물에서 ”몸에 아무 문제가 없고 건강한 분이라면, 두 달마다 한 번씩 해도 아무 문제 없다.”는 내용을 볼 수 있다.
적혈구의 수명은 보통 120일 정도이다. 그러므로 무작위로 피를 빼내면 확률적으로 빠져나간 적혈구의 반은 60일 이내에 파괴될 것이지만, 나머지 반은 60일 이상 수명이 남아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헌혈 후 두 달이 지나는 경우 몸 밖으로 빠져나간 적혈구의 반만 회복될 뿐 나머지 반은 보충되지 못한 채 손실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두 달 만에 또 헌혈을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몸의 조절 능력 때문이다. 사람의 몸에서 피가 부족해지면 자동으로 보상 과정이 발동되어 생산능력이 증가한다. 그러므로 헌혈을 하였을 때 회복속도가 빨라져 두 달 만에 또 헌혈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질병이 있거나 전염병 지역을 방문한 경우, 헌혈을 제한받을 수 있어
혹시 좋은 뜻으로 헌혈하러 들어갔다가 다음에 오라는 이야기를 들은 분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2007년 봄에 헌혈차에 올라 문진을 하는 과정에서 헌혈 부적합자로 판정되어 두 달 더 있다가 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당시 문제가 된 것은 말라리아 만연지역을 방문한 지 일 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