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문에서 기념촬영
♡ 재경제천산악회 10월 산행은 병자호란의 슬픈 역사와 문화가 숨 쉬고 있는,
경기도 성남,광주,하남시에 걸쳐있는 남한산성을 탐방 하기로 카페에 산행 공지를 하고, 회원들에게 동참을 권유하는 메일을 보냈다. 모두 참석하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스무 명 안팎으로 참석할 것을 바라는 마음은 직책의 책임감이라고 생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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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렇지만 학교 동창 그리고 선후배들이 고작인데, 그래도 요즈음에는 동향의 여성회원들이 다수 참석하고, 특히 오늘은 박 교수가 참석하여, 업그레이드 된 분위기속에 즐거운 산행이 되었다.
필자는 사는 곳이 광주인지라 남한산성은 가끔씩 산행을 하는 곳으로, 광주에서는 15번 시내버스를 이용 하면 남한산성까지 30분 이면 쉽게 갈 수 있지만, 집결지가 지하철 5호선 마천역이라 모란을 경유하여 산성을 반 바퀴 휘돌아서, 버스와 전철을 다섯 번이나 환승하며. 2시간이 넘게 소요되는 불편을 감내하며 목적지에 도착하니 반가운 얼굴들이 환하다
마천역에서 성불사로 오르는 초입은 시골 전원을 지나는 느낌이며, 조금을 더 오르니 능선 길은 다소 가파른 나무계단이지만, 호흡을 가다듬으며 쉬엄쉬엄 오른다.
오늘의 날씨는 실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에 산행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다. 거의 7부 능선에 오르니 막걸리를 파는 할머니가 있는데, 동행한 선배님들과는 10년이 넘는 구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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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막걸리 한잔씩 가득 채워 단숨에 들이켜고, 노란 배추 고갱이에 양념 된장을 꾹 찍어 안주로 씹는 맛이 그저 그만이다.
오래 묵은 된장처럼 맛깔스럽고 다소곳하게 감싸주는 선배님들의 넉넉한 정이 있어, 마냥 즐거운 산행으로 고즈넉한 고향의 정을 느낀다.
얼마를 오르니 숨이 가쁜 가파른 나무계단이 이어지는데, 운동에너지를 얻는 무산소운동의 원료 결핍으로 속이 허허롭다.
소나무 사이로 햇살이 부챗살처럼 비치는데, 발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송파구 일원의 전경이 희부옇고, 멀리 삼전도(송파구 잠실포구)의 가뭇한 역사가 슬프다.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서 45일을 결사항전하던 인조 임금은, 군량미 부족으로 더 버티지 못하고 항복, 곤룡포를 벗고 평복으로 하산하여, 청 태종에게 ‘삼배구고두(三拜九叩頭)하던 그 당시의 모습을 잠시 섧게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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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오르면 남한산성의 성벽이 보인다. 이제부터는 오르막길은 없고 내리막길이거나 평탄한 길이다. 성벽에 올라 서문으로 들어서니 아름드리 소나무 숲의 정취가 청아하다.
성벽 둘레길 따라 푹신한 흙길을 밟으며, 힘들지 않게 남문 쪽으로 성벽을 끼고 내려가니 왼쪽으로 수어장대가 보인다. 수어장대는 병자호란 때 휘하장졸을 지휘하던 곳이다.
수어장대에 들어서니 성벽에서는 군사들의 함성과 활시위 소리에, 창과 칼의 부딪힘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매바위의 전설을 읽어보고 왼쪽으로 돌아가면, 잘 다듬어지지 않은 대리석기둥에 세로로 “리대통령 각하 행차 기념식수” 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데, 요즈음은 사용되지 않는 어휘가 약간 촌스러워 보인다.
기념촬영을 하고 남문 쪽 송림사이로 내려와, 팔각정에서 자리를 깔고 둘러앉아 각자 가지고 온 간식을 나누며, 정상주 한잔에 수다를 늘어놓는다. 남한산성의 정문이 되는 남문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식당들이 운집해 있는 중심점, 산성마을로 향한다.
치욕의 역사가 더욱 짙게 느껴지는 산성마을이지만, 시월의 물감으로 채색된 나뭇잎은 울긋불긋 아름다움으로 수를 놓아, 만추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비며, 식당은 많은 손님으로 북적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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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한가한 식당을 찾아 점심을 드는데, 오늘의 점심식사 스폰서는 그동안 건국대학교 교수로 재임중 금년 8월에 정년퇴임을 하고, 현재 건국유업&햄 CEO 박 사장이 한턱 쏜단다. 입에 맞는 요리를 주문하여, 푸짐하고 건아하게 먹고 마시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박 사장은 명실공히 스포츠 댄서 일인자로 명성을 얻어 괴짜교수로 이름난 사람으로, 적자의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킴으로서, 업계에서는 경영의 귀재로 알려져 있다. 하산길은 남문을 통하여 유원지 샛길로 걸어서 단대오거리로 내려왔다.
대학가 주변 맥주창고에서 맥주 셀프 시음을 하는데, 박 사장은 독일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람으로 10여년 동안 독일 생활에 익숙하여 맥주의 맛을 보고 무슨 맥주인지 식별 하는데, 술꾼에 속하는 필자도 처음 마셔보는, 이름 모를 맥주의 주종이 다양하며, 가격도 3배가 넘는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렇듯 즐거운 하루를 함께하여 주신 회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특히 오늘 처음 참석한 여성회원님들께 다음산행을 약속합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윤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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