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위쪽에 뾰족한 꿀주머니가 달린 모습이 고깔처럼 생겼으며 날아 갈듯하여 큰제비고깔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나라 중북부 지방의 햇볕이 잘드는 양지쪽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서 자생지가 제한적이라 멸종위기 취약종으로 분류되었다. 꽃은 8~9월에 자주색으로 원줄기의 아래에서 부터 위로 올라오며 여러 개의 꽃가지 끝에 피고 잎은 어긋나며 잎자루가 길고 단풍잎처럼 깊게 갈라지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식물도 나름대로 좋아하는 성분들이 있어서 비옥한 땅이라고 모든 식물이 한곳에 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강원도엔 희귀식물들이 많을 뿐 아니라 같은 꽃이라 하여도 꽃 색이 곱다. 야생화 탐사를 하러 나선 평창의 계곡 길은 각각의 모양과 색과 향기로 벌. 나비를 유인하여 아름다움을 한껏 자랑하는 꽃들로 가득하다. 보랏빛 고깔들이 초가을 바람결을 따라 춤추듯 나부끼는 모습은 애호가가 아니라도 숨을 멎게 한다.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 아닌데 개체수가 몇 그루 어울려 줄지어 서있다. 계곡 초입을 들어서는 꽃객을 맞아주기라도 하는 듯 이쁜 고깔 쓰고 화려한 꽃술로 단장한 녀석들이 참으로 곱다. 위엄. 당신은 나의 영웅. 이라는 꽃말처럼 가녀린 꽃대 위에 꿀주머니를 거꾸로 뒤집어 쓴 채 벌들에게 꽃잎을 열어주는 당당함은 위엄과 너그러움을 갖춘 영웅이 되기에 충분하지 않았을까? 고깔 쓴 영웅들과 놀다 돌아오는 내 가슴에도 영웅심으로 충만해져서 생활에 한결 너그러워 질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