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5장은 예수께서 어부들을 제자로 부르셨다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이 본문의 원본은 마가복음 1장이며, 마태복음 4장에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마태는 마가의 본문을 거의 손대지 않고 그대로 가져다 옮겼는데, 누가는 표현도 조금 바꾸고 내용도 대폭 확대했습니다. 먼저 원본인 마가복음 1장 16~20절을 보겠습니다.
16 예수께서 갈릴리 바닷가를 지나가시다가,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가 바다에서 그물을 던지고 있는 것을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17 예수께서 그들에게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18 그들은 곧 그물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갔다.
19 예수께서 조금 더 가시다가,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이 배에서 그물을 깁고 있는 것을 보시고,
20 곧바로 그들을 부르셨다. 그들은 아버지 세베대를 일꾼들과 함께 배에 남겨 두고, 곧 예수를 따라갔다.
이번에는 누가복음 5장 1~11절을 보겠습니다.
1 무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예수께로 밀려왔을 때에 예수께서는 게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셨다.
2 그가 보시니, 배 두 척이 호숫가에 대어 있고, 어부들은 배에서 내려서, 그물을 씻고 있었다.
3 예수께서 그 배 가운데 하나인 시몬의 배에 올라서, 그에게 배를 뭍에서 조금 떼어 놓으라고 하신 다음에, 배에 앉으시어 무리를 가르치셨다.
4 예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깊은 데로 나가거라. 너희는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5 시몬이 대답하기를 "선생님, 우리가 밤새도록 애를 썼으나, 아무것도 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였다.
6 그런 다음에, 그대로 하니, 많은 고기 떼가 걸려들어서, 그물이 찢어질 지경이 되었다.
7 그래서 그들은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자기들을 도와 달라고 하였다. 그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히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8 시몬 베드로가 이것을 보고, 예수의 무릎 앞에 엎드려서 "주님, 나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나는 죄인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9 베드로와 그와 함께 있는 모든 사람은, 자기들이 잡은 고기가 엄청나게 많은 것에 놀랐던 것이다.
10 또한 세베대의 아들들로서 시몬의 동료인 야고보와 요한도 놀랐다. 예수께서 시몬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11 그들은 배를 뭍에 대고서, 모든 것을 버려 두고 예수를 따라갔다.
마가복음에는 베드로와 안드레가 바다에서 그물을 던지고 있을 때 예수께서 나타나셔서 곧 바로 그들을 부르신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누가복음에는 제자들이 뭍에 배를 대고 그물을 씻고 있을 때 예수께서 나타나신 것으로 되어 있으며, 이후 베드로에게 많은 고기를 잡게 하신 다음에야 그들을 제자로 부르신 것으로 대폭 확장되었습니다. 게다가 마가복음에는 안드레를 포함하여 네 명의 제자를 부르신 것으로 되어 있는데, 누가복음에는 안드레 얘기는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이 본문들이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이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 제자를 부르시는 내용인 것은 분명하니까, 어느 한 쪽이 실제로 일어난 사실에 관한 기록이라면 다른 쪽은 사실이 아닐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본문에서 마가에는 없는 부분, 그러니까 누가가 확대한 이야기가 이전의 다른 구전 전승이나 문서에서 가져온 것인지 누가의 창작인 지는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12절 이하의 본문에는, 나병 환자와 중풍병 환자를 고쳐주시는 이야기, 레위를 제자로 부르시는 이야기, 바리새인이 제기한 금식논쟁이 연이어 담겨있는데, 이 본문들은 모두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도 담겨있습니다. 마태복음 강해에서 충분히 설명한 내용들이라 반복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설명이 필요하신 분은 마태복음 8~9장 강해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