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수많은 몽돌이 다시 돌아와 명승지를 살려내고 있는 곳 -구계등 완도 읍내에서 서쪽으로 4km쯤 떨어진 해안에 명승 3호로 지정된 정도리 구계등이 있습니다 둥그런 갯돌이 드넓은 해안을 덮고 있는데 바닷속에서부터 해안의 산기슭까지 아홉 개의 고랑과 언덕을 이룬다고 해서 구계등이란 이름이 붙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이곳에 정말 신기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지난해 태풍으로 어마어마한 양의 몽돌이 쓸려나가 명승지가 쑥대밭이 되었다가 6개월 정도의 시간 동안 유실되었던 몽돌이 다시 돌아오면서 예전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구계등이랍니다 수만 년의 세월을 두고 파도에 씻긴 탓인지 모난 돌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고 파도가 들고 날 때마다 갯돌끼리 몸을 부딪치면서 차르르르~ 차르르르 내는 해조음이 매우 맑고 청량한 느낌을 주는 곳입니다 '달빛 밝은 밤 갯돌에 부서지는 흰 파도와 달빛이 어우러진 둥그런 돌끼리 부딪히며 내는 소리는 가히 환상적' 이라는 글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어서 이번 완도 여행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습니다 그 아름다운 명승지 구계등을 소개합니다.
정도리에 있는 구계등,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설렘으로 달려가 보았습니다 활처럼 예쁜 해안선으로 온통 둥그런 돌이 쌓여있었는데 처음 보는 순간 깜짝 놀랄 만큼 수많은 돌이 쌓여있었습니다 아홉 계단을 이루고 있어서 구계등이라고 했다는데 아무리 봐도 아홉 계단은 되지 않아 보였습니다 아쉽게도 2012년 제14호 ‘덴빈’, 제15호 ‘볼라벤’, 제16호 ‘산바’ 등 태풍의 영향으로 수많은 돌이 파도에 쓸려 떠내려갔다고 합니다 명승지로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다시 떠내려간 돌들이 돌아오고 있다고 합니다 태풍 때 떠밀려 갔던 돌이 돌아온다는 것을 감지한 것은 태풍 당시에 갯돌의 변화 모니터링을 위해 설치한 말뚝에서 갯돌이 6개월이 지난 사이에 80~90cm 정도 쌓인 것을 확인하면서 알게 되었답니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답니다 구계등에 가보면 돌들의 크기가 제각기 다르고 무척 큰 돌부터 작은 돌까지 어느 몽돌 해변보다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명승지로 지정되어 보호하고 있겠지만 정말 아름다운 구계등이었습니다 말로 표현이 안될 만큼....
구계등(명승 제3호)
명승지 1호 소금강과 명승지 2호 해금강에 이어 1972년 7월 24일 명승 제3호로 지정될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파도에 밀리고 깎이면서 만들어진 몽돌이 쌓여 있는 이곳은 자연이 만들어낸 정말 흉내 낼 수 없는 작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활모양의 해안선을 따라 오랜 세월 파도에 깎여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자갈밭이 장관이랍니다 구계등이란 명칭 유래는 알 수 없으나 파도에 밀려 표면에 나타난 자갈밭이 9개의 계단을 이루어 구계등이라 불린 것이라고 합니다 썰물 때가 되어야만 몇 개의 계단을 볼 수 있고,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시기에 와야만 아홉 계단을 다 볼 수 있다고 하니, 운이 좋아야만 아홉 계단을 다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자갈밭 너비는 83m이고 약간 급경사를 이루었으며 수중으로 연장은 약 750m로 자갈밭을 양편에서 감싸는 형세랍니다 파도의 크기에 따라 쓸려서 수중으로 들어가 버렸다가 다시 해안으로 올라오기를 되풀이하기 때문에 계단 모양도 그때마다 다르게 보이기도 한답니다
또 해변에 탐방로가 잘 만들어진 방풍림 숲이 있습니다 해송을 비롯하여 감탕나무·가시나무 등 남부 특유의 상록수와 태산목·단풍나무 등이 해안선을 따라 안정감 있게 펼쳐져 있답니다 신라 흥덕왕 3년 해상왕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하였을 때 주민들로부터 구계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궁중에서 이 지대를 녹원지로 봉하였다고 하니 명승지 3호로 지정될 만큼 가치 있고, 소중한 자연유산으로 아름다운 곳이 아닌가 생각 들었습니다.
해변 한가운데 외롭게 서 있는 느티나무 고목 한그루... 정말 거짓말처럼 이곳 갯돌밭 사이에서 자란 오래된 느티나무 한그루.. 사람들은 이 느티나무 아래 앉아 차르르르~~구르는 소리를 들었던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태풍으로 뿌리째 손상을 입은 느티나무는 지금도 아픈 모습이었습니다 나뭇가지마다 주사약을 매달고 있더군요.. 다행하게도 나무가 생명력을 찾았다고 하니 부디 잘 자라길 바랍니다.
바닷가 한쪽에 작은 음식점이 하나 있었는데 그 음식점 앞에 서서 바라본 풍경도 아름답더군요..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자갈이 굴러가는 소리가 차르르르~ 차르르르 어떤 소리로도 흉내 낼 수 없는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줍니다 정말 그칠 줄 모르고 내는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마치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신기한 것은 자갈밭을 걸어보면 발밑에서도 자갈끼리 부딪쳐내는 차르르르 ~ 소리를 듣게 되더군요 파도가 만들어내고 내가 걷는 발걸음 소리에서도 그 소리가 들려 신기한 마음에 자갈을 밟으며 계속 걸어 보았습니다 바다, 파도, 봄바람, 설렘, 자갈 구르는 소리, 참 아름다웠습니다.
날씨가 맑아서인지 구계등 앞바다에 여러 섬이 보였습니다 아래 설명을 보면서 바라보니 더욱 가까이 느껴지더군요 날씨가 맑은 날은 제주도까지 보인다고 합니다.
바닷가에도 봄이 한창 무르익고 있었습니다 들판에 풀이 자라나듯.. 돌마다 푸른 해초들이 자라고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가 정겨운 곳 구계등... 끊임없이 들리는 돌 구르는 소리가 정말 좋았습니다.
저 돌에도 생명이 있다는 생각...
저는 많은 곳을 여행 다니면서 몽돌이 있는 해변을 여러 곳 가봤지만 이곳 구계등은 조금 다른 것 같았습니다 이곳의 돌은 청환석(푸른 돌)으로 수박만 한 것부터 참외만 한 것, 아니 주먹만 한 것도 있고 물밑녁에 이르면 자두나 달걀만 한 것도 많았습니다 정말 이곳은 모래는 한 점도 없는 돌의 세상이었습니다.
돌이 정말 굵었습니다 여러 가지 크기의 돌이 섞여 있지만 수박만 한 큰 돌이 물가에 널려있는 모습이 정말 신기했으며 저렇게 큰 돌들이 물에 떠내려갔다 떠밀려 온다는 사실이 더욱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이런 많은 둥근 갯돌로 가득한 풍경... 그 돌들에 오래전부터 시간이 묻어있습니다 아주 조금씩 파도에 씻겨 둥그레지기까지 억겁의 시간이 묻어있음을 보게 되더군요
구계등에서 지금까지 여러 번 위기를 맞기도 했답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갯돌을 모두 실어가려 했으나 정도리 주민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해 위기를 넘겼고 박정희 대통령 재임 시에 또 한 번 위기를 맞았으나 주민들이 단결된 힘을 보여 지킬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연의 재앙 태풍으로 수많은 양의 돌이 떠내려가 명승지가 훼손된 사연...
어느 바람 부는 날 구계등 해변을 거니는 어느 여인의 옷자락이 왜 그리 쓸쓸해 보이는지.... 나처럼 이렇게 한적한 날에 찾아와 내가 밟으면 들려주는 자갈 소리와 파도가 들려주는 소리를 번갈아 들으며 해변을 걸어보는 느낌은 전혀 쓸쓸하지 않았는데 사진에 담아와서 바라보니 쓸쓸함이 묻어납니다..
어느 해인가 구계등 갯돌을 돌려달라는 캠페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곳 구계등을 다녀간 사람들이 하나둘씩 갯돌을 가져가는 바람에 우리의 명승지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벌인 캠페인인데 갯돌을 구계등르로 보내달라는 호소를 받아들인 국민들이 다시 돌려줬던 돌이 어마어마했다고 하더군요 제발 우리는 나 하나만을 위해 그런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지금은 절대 반출할 수 없다고 합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서 갯돌 밀반출 행위에 대해 집중단속을 한답니다.
구계등 들어가는 입구에 탐방지원센터가 있답니다 이곳에 들러 구계등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구계등의 돌을 밀반출하지 않도록 관리도 한답니다 들어가는 입구에 써진 문구가 자꾸 마음에 닿더군요 제발 돌은 두고 가세요~란 글자가,,,, 이렇게 아름다운 명승지는 우리가 지키고 가꿔가야 하는 곳이란 것을 느끼게 되더군요 내가 밟는 자갈이 내는 소리를 들으며 구계등을 걸어보고 파도와 어울려 차르르르~~ 차르르르 돌 구르는 소리를 실컷 듣고 왔습니다 아름다운 구계등 아마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완도에 가시거든 꼭 구계등에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기쁨 가득한 하루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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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내 영혼이 아름다운 날들... 원문보기 글쓴이: 초희
첫댓글 모난돌이 파도에 깍이고 깍이면 다른이를 아프지 않게하는 둥글둥글 한 돌이 되네요
모난돌인 나를 세상의 파도로 깍이고 깍이고 둥글둥글하게 변해갑니다
캬, 파란 하늘과 바다! 정말 멋집니다.^^
상처 주지 않는 돌들이 모인 바닷가네요
한번도 안가본 곳이네요. 사진으로나마 그곳의 아름다움을 느껴봅니다 ^^*
우리나라에이쁜곳이참많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