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6월 13일(월)은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이덕일소장의 항소심 공판이 있는 날이다. 김현구 전 고려대학교 교수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이덕일 소장을 고소하였고 1심에서 유죄판결이 났다는 것은 역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김현구는 자신의 명예가 훼손된 이유를 자신은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하지 않았고 친일매국 행위를 하지 않았는데 나를 친일식민사학자로 몰았다.”는 것이다. 김현구의 이 말에는 ‘임나일본부를 주장하면 식민사학자이다.’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것이다. 또 식민사학자가 역사를 보는 관점은 매국의 관점일터이니 당연히 식민사학자는 매국자라고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할 것이다.
이 쯤에서 김현구가 썼다는 <임나일본부설은 허구인가>라는 책 내용과 이덕일소장이 썼다는 <우리안의 식민사관>의 책 내용은 차치하고, 약 10여 년 전에 김현구가 강의한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강의는 EBS에서 기획특집으로 5회 차 강의를 한 것이다. 그가 한 강의의 내용을 살펴보면 제 1강의 강의를 이렇게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에 있는 김현구 교수입니다. 1977년부터 1985년까지 한국 사람으로는 최초로 일본에 건너가서 일본 역사로 와세다대학에서 석박사를 했습니다. 저는 한국에 돌아와서 일본과 한국이 사실은 대단히 가까운 나라고, 가까이 지내야할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멀고 어느 면에서는 증오의 대상이 돼 있는데 대해서 일본을 객관적으로 좀 알려야겠다 이런 노력을 해왔습니다.”
라고 소개를 하면서 일본과 한국이 멀어진 데에는 2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문화의 오해이고 다른 하나는 역사의 왜곡에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기본적으로 일본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 일본은 과거부터 역사적으로, 동아시아 중국 일본 한국을 포함하는 이 동아시아 세계가 중국을 축으로 하는 한 쪽과 일본을 축으로 하는 이 두 축이 대립되면서 발전돼왔다. 그게 한반도 남부는 일본의 영향력 하에 있었다 이렇게 일본사람들이 주장해왔습니다. ...(생략)... 그런데 우리 역사라고 하는 것은 현재의 입장에서 과거의 것을 해석하고 그것을 가지고 현재의 자기를 합리화시키는 이런 속성을 갖고 있는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과거에 일본이 중국과 대립하면서 발전됐다고 하는 것은 현재입장을 과거역사에다 투영시키고 있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는 일본사람들이 과거에 중국과 일본이 대립되는 축으로 발전돼왔다고 하면서 그 근거로 뭘 들었느냐 600년에 일본이 수나라에 보낸 국서가 남아있는데 그 국서에... (생략)”
식민지사관의 조건 증의 하나로 “교량설(橋梁設)”이 있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한반도는 단지 선진 중국문물을 전해주는 교량의 역할을 할 뿐이었다는 설이다. 그런데 김현구는 바로 그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이 중국 수나라에 직접 문서를 보내서 한반도 남부를 관장하는 작호를 달라고 해서 그 작호를 받았다는 얘기를 한다. 그러면서 또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한반도는 존재감 자체가 없으니 일본과 함께 가야한다는 것이 일본인의 생각이다 라고 말한다.
“지금 일본사람들이 동아시아에서 일본을 중국에 대립되는 하나의 축으로 설정하고 중국에 대항해서 한반도는 일본하고 같이 가야한다 이런 것을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 교육방송에서, 우리나라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대학교에서 국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저런 식의 강의를 하고 있는 사람은 과연 친일파가 아니고 애국자인가? 자신은 친일파가 아니라고 이덕일 소장을 고소한 사람이 아니던가? 더욱 놀라운 것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일본은 중국과 아시아에서 대각선을 이루고 있고, 한국은 일본과 같이 가야한다 하는 생각과 일치되는 겁니다...(생략)...얼마 전 수치를 보면 일본이 지금까지 65,000명의 국비를 줘서 유학생을 유치했습니다. 이 무슨 말인고 하니 일본정부에서 매년 아시아 각 나라 중심으로 해서 정부에서 돈을 줘서 유학생을 선발합니다. 저도 마 그런 유학생으로 갔다 온 사람입니다마는 이건 세계에서 가장 좋은 장학금이에요. 한 달에 약 우리 돈 200만원씩 주고 등록금 전액 면제입니다. 이것을 연구생 2년, 석사 2년, 박사 3년까지 줍니다. 여러분들 분발해서 일본 문부성 유학생이 되면 가서, 그 돈 이면은 저는 그 돈 가지고 결혼을 해서 애들 둘하고 네 식구가 생활하면서 박사과정까지 마칠 수 있었어요. ...(생략)... 어떻든 이처럼 이렇게 한 사람들이 65,000명이라고 한 번 상상을 해보세요. 그 사람들이 다 아시아 각국에 돌아가서 지금 회사나 정부에 근무하게 될 때에, 그 사람이 어떤 기계를 사게 될 때, 어떤 기계를 사겠습니까. 자기가 몇 년 동안 실험실에서 만지던 손에 딱 익은, 거기다 성분도 아주 좋은 일제 기계를 사게 되는 겁니다. ...(생략)...얼마 전에 제가 97년에 일본에 오랜만에 갔습니다. 갔더니 와세다 대학에서 제가 유학할 때 학생들을 학생을 담당하던 사람이 부총장이 돼 있어요. 그 휼륭한 사람이 돼 있는데 저한테 재미있는 얘기를 했어요. 김선생이 와서 유학할 때 같이 유학하던 사람들 중에, 와세다 유학하던 사람 중에 지금 세 사람이 일본에 대사로 와 있습니다.”
본인이 일본 문부성 장학생으로 석.박사 공부를 하였으며, 그 문부성장학생들은 자국으로 돌아가서 일본에 유리한 정책을 펴게 된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김현구 자신은 한국에 와서 일본에 유리한 역사논리를 펴지 않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얼마 전에 사회에 큰 물의를 빚었던 <제국의 위안부>라는 책을 쓴 박모씨도 일본 문부성 장학금으로 일본유학을 다녀온 것으로 알고있다. 그 박모씨는 <화해를 위하여>라는 자신의 책에 독도영유권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쓴다.
“일본이 독도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언제나 남의 땅을 빼앗는 ‘야욕’으로만 치부되어 왔다...(생략)... 그들의 주장을 제대로 들어볼 필요가 있다...(생략)... 차라리 독도를 양국 공동영역으로 하면 어떨까...(생략)... 독도를 어느 한쪽이 차지하면서 또다시 수 십 년 혹은 더 먼 후대에까지 불화의 씨를 남겨놓는 것 보다는 서로 양보하면서 공유하는 편이 훨씬 나을 수 있다.”
과연 김현구의 말대로 일본 문부성 장학금으로 공짜로 공부를 하고 온 사람들은 일본에 유리한 논리를 펴는 게 맞나보다. 우리의 땅인 독도를 일본과 공유하자는 말을 버젓이 하고 있으니 말이다. 여기서 박씨가 쓴 <제국의 위안부>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뿐만 아니라 김현구는 우리나라 역사학자라 보기에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말들을 많이 한다. 동영상을 보는 내내 저런 사람에게 교육받은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 학생들이 교사가 되었을 때 우리의 아이들에게 어떤 역사관을 심어줄까 생각하니 끔찍했다.
“뭐 어떻든 일본에서는 과거 200여 년 동안 한반도 남부를 일본이 지배했었다 이렇게 가르치고 책에 써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그런 얘기는 쑥 빼고 무슨 얘기만 하느냐 우리나라가 일방적으로 문화적으로 시혜를 베풀어서 삼국 특히 백제가 일방적으로 일본에다 문화를 전달 해 줬다. 문화의 열등국이라서 문화의 선진국인 우리가 일방적으로 시혜를 베풀었다 이렇게 가르치는 겁니다.”
이 말은 분명히 임나일본부를 강조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얘기를 쏙 빼고 가르친다는 말이 아닌가?
“우리는 2000년 역사가 중앙집권적인 획일적인 문화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령과 복종 만 있을 따름이지 타협이라는 게 없어요. 부자간에 명령과 복종만이 있고, 군신간에 명령과 복종만이 있지 타협이라는게 없는 문화에요. 그것이 입증된 것이 4.19 혁명 후에 우리가 장면내각제가 됐을 때 민주당이 신구파로 쪼개져서 아침저녁으로 싸우다가 5.16 쿠데타를 불러일으킨 것 여러분들이 잘 아실 겁니다. 우리나라에 내각제를 하면 저는 한 달에 한 번씩 정권이 바뀔 거다 저는 농담으로 이렇게 얘기해요.”
역시 친일하자는 사람답게 우리의 역사를 2000년이라고 한다. 조선총독부에서 펴낸 <조선사>에는 고조선이라는 나라가 없다. <조선사>의 제 1편은 ‘통일신라이전’부터 시작하니 당연히 우리의 역사는 2000년 이라고 할 수밖에 없겠지. 더구나 자신의 조국을 저렇게 폄하해가면서 일본을 두둔하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조선과 일본의 문화의 차이를 소개하면서 일본인이 조선 사람을 “기다나이 조센징(더러운조선사람)”이라고 한다면서 직접 그 단어를 쓴다. 그리고 그의 강의 중에 임진왜란 때 왜군이 저지른 만행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35년 동안의 식민지배 동안 당한 참혹한 내용들을 소개하면서도 단 한번도, 일본을 향한 분노를 표출하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말을 할 뿐이다.
“우리 보다 선진국이라든가 우리 보다 센 나라 한테 당했다고 하면은 덜 분하겠는데, 우리보다 야만인라고 생각했고 문화의 열등민족 라고 생각했던 일본, 우리보다 별로 약하다고 생각했던 그 변방에 나라에 당했다는 것이 한(恨)인 겁니다. 증오하게 된 겁니다. 이것이 우리가 일본을 증오하게 된 요인이 되었다.”
이 말의 기저에는 일본이 절대 약하거나 열등민족이 아니라는 뜻이 숨어 있다.
5편의 강의가 있는데 필자는 3편의 내용만 소개를 하였다. 글의 말미에 그의 강의 동영상을 첨부하니 들어보시기 바란다. 들어서 뭐하나 싶기도 하겠지만 분명히 친일하자는 사람의 말을 들어보아야 한다. 그래야 왜 이덕일 소장이 그렇게 이 사람을 실명거론하며 비판했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김현구는 이 강의에서 ‘일본과 친하게 지내야한다, 일본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나라이다.’라는 말을 여러 번 한다. 말 그대로 친일(일본과 친하는 것)을 하자고 하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이번 법 판단을 맡은 법관들도 이 동영상을 필요한 부분만이라도 보았으면 한다. 만약 이 동영상을 보고도 이덕일소장에게 유죄판결을 내릴 수 있을지 꼭 반문을 하고 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v=Gyb5j74N17A 김현구의 일본 이야기 1
https://www.youtube.com/watch?v=Wm_uSFbTZ5A 김현구의 일본 이야기 2
https://www.youtube.com/watch?v=lRB1e619ZQg 김현구의 일본 이야기 3
https://www.youtube.com/watch?v=1P_o4Nlnfzw 김현구의 일본 이야기 4
https://www.youtube.com/watch?v=LlkIAbIyr28 김현구의 일본 이야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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