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승부
-내가 졌네. 신문에 ‘하나둘셋 은행이 자랑하던 최첨단 전자 방범 시스템이 허구의 것이었음이 한 도둑의 은행 순방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의하면 예의 도둑은 전자 방범 장치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한 푼의 돈도 가져가지 않으면서 은행 안을 활개치고 다녀 방범장치가 무용의 것임을 증명했다고 한다’하는 기사가 실리고 말았네. 잔뜩 칭찬을 받았지만 당신의 가나다 은행 순례는 한 글자도 언급이 없는데 내 행적은 깍듯이 밝혀졌으니 이 승부는 핑계의 여지가 없는 나의 완패일세.
48. 형이도학
-당신의 도벽은 습관성인 듯싶은데 정신 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가?
-못난 소리, 왜 내 도둑 행각을 보다 형이상학적인 철학에의 추구라고는 생각지 못하는가. 나는 결과인 재물보다 경과인 완전범죄를 더 사랑하는 예술가라네.
첫댓글 47.도둑이 최첨단 방범장치를 뚫고 돈도 안가져 가면서 활개를 치고 다녔음과 다른 도둑이 타 은행 침입을 했지만 들키지 않아 기사거리가 되지 않은 것이군요. 먼저의 도둑은 들켰지만 무사히 빠져나온 것이고 나중 도둑은 들키지 않은 채 빠져나왔으니 나중 도둑의 승리가 맞습니다.
48.돈보다는 단지 들키지 않고 도둑질을 할 수 있는 기술을 예술이라고 자랑하고 싶은 도둑의 못말리는 요상한 직업병 입니다요. " 자네 부친처럼 큰 인물이 되게" - 큰도둑을 부친으로 둔 사내에게 준 안해도 되는 칭찬처럼 이상하기만 한 도둑의 자기 자랑입니다.
맞습니다. 역설을 주제로 우스개를 만드는 중이라서 옳지못한 얘기를 옳은 척 해보는 것입니다. '바담 풍'하는 엉터리 글에 '바람 풍'으로 올바로 해석을 주시는 이피터 님께 늘 감탄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