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마을이 온다 "월현지구 뜨래꽃마을" - 전원속의 내집 12월호

[로그캐빈]

탁트인 조망이 돋보이는 강원도 횡성 월현지구에 가톨릭 신앙을 가진 이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는 준비가 한창이다. 동호회원끼리 전원마을을 만든다는 얘기는 들어봤지만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마을을 만든다는 얘기는 생소하다. 마을추진위원장이면서 마을개발을 위임받아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누스 박영군 대표는 청년시절 마을의 밑그림을 그렸다.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마을을 이루며 사는 꿈을 꾸며 막연히 동경했던 일을 이뤄낸 것.
"단순한 펜션/전원주택 단지가 아닌 신앙공동체의 꿈을 이뤄내고 싶었습니다.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도 있었고 전원주택에 관심도 많아서 퇴직 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입주자들의 호응도 뜨겁다. 확정된 25명의 입주자 대부분은 은퇴를 5~6년 앞두고 있는 50대 중후반이다. 입주예정자 김화련씨는 남편의 은퇴를 몇 년 남겨두고 전원생활을 생각하던 중 가톨릭신문의 광고를 보고 뜨래꽃 마을을 알게 되었다. "부지를 직접 보니 전망도 좋고 외롭지않게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었던 점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펜션을 해볼까도 생각했었지만 나이 먹어서 힘에 부칠 것같았죠. 전원이 아무리 좋아도 홀로 외롭게 노년을 보내는 건 끔찍할 것같아요. 공동 부대시설도 있다니까 앞으로의 전원생활이 기대가 됩니다."

유지 보수가 가능한 전원마을

기반공사 중인 마을은 내년부터 기본,실시설계가 들어가고 2009년 입주가 시작된다. 앞으로 마을이 조성되면 사누스가 단지 안에 상주하게 된다. 회사측이 단지 청소, 지하수 관리, 쓰레기 분리수거 등을 맡고 입주민들은 관리비를 내는 방식이다. 월 관리비는 10만원을 예상하고 있다. 박 대표는 "사후관리는 전원마을이나 전원주택단지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입니다. 사업시행업자들이 입주자를 모집해 택지 분양이 끝나면 유지보수에 큰 중점을 두지 않기 때문이죠." 라며 전원마을을 선택할 시 반드시 체크해봐야 한다고 귀뜸한다.
실제 대규모로 사업이 진행되는 마을 중에는 비싼 관리비로 전원마을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또 한 가지 눈여겨 볼 사항은 권역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타 전원마을에 비해 땅 주인들이 모두 마을주민이 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사업 계획 시부터 입주자들이 마음을 맞취 대지를 구입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렇듯 민간주도형이 갖는 장점 중 하나는 사업 초기부터 입주자들이 참여해 마을을 만들어 간다는 데 있다. 반면 비전문가가 사업을 이끌 경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부지 매입, 단지 설계, 건축, 준공 등에 이르기까지의 사업을 비전문가가 하기에는 벅차기 때문인데, 추진력에 있어서도 이해관계가 각기 달라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은 애로점도 있다. 그에 반해 공공기관 주도형은 사후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마을을 조성하고 그 이후 관리문제는 고스란히 입주자들의 몫으로 남고 지속적으로 마을이 나가야 할 방향을 관리한다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뜨래꽃 마을은  이런 우려 속에서 새로운 마을의 대안을 제시해 준 셈이다. 일부에서는 민간 주도형의 사업일 경우, 부동산 개발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사업시행자가 어떤 마인드로 마을조성을 하느냐에 달린 문제일 것이다.

<전원속의 내집, 2007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