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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해를 바라보는 거제 망산
2005.05.12 이번으로 두 번째 오르는 망산(望山)은 온통 녹음으로 덮여 있다. 산 아래는 소나무가 드문드문 자라고 있지만 중간 쯤 올라가면 소나무는 약에나 쓸만큼 드물다.
서어나무와 소사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졸참나무와 당단풍과 개동백나무와 그 외 이름을 모르는 잡목들이 우거져 있다. 올라가거나 내려오는 등산로에는 거의 햇빛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숲 터널로 되어 있어서 등산객들의 기분을 맑게 하고 더위를 덜어준다.
가까운 거리인데도 버스가 우리를 산 아래에 내려놓은 시각은 오전 10시 40분이나 되어서다. 도로변에서 정상까지가 1.8km이다. 들머리에 소형차 타이어로 계단을 만들어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에 나무 계단을 만들어 놓아서 편리하다.
국수나무가 곧 하얀 꽃을 피울 것 같다. 개동백나무가 여기저기 눈에 띈다. 옛날 처음 교감이 되어 거제에 갔을 때에 인상깊게 본 나무가 이 개동백나무이다. 큰 소나무 아래에 중간 크기의 잡목이 자라고 그 밑에 작은 풀들이 자라고 있어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 풀들 아래에 낙엽이 소복하게 쌓여 있어서 포근해 보인다.
늘 푸른나무 중에 이름을 잘 모르는 어떤 나무는, 새로 돋아나오는 잎이 마치 서리를 맞아 말라진 것 같다. 그런데, 그 새 잎도 조금 더 자라면 짙은 초록색으로 보인다. 거제에서 자란 분에게 물으니 '사대나무'라고 일러 주지만 확실한지 어쩐지 모르겠다.
20분쯤 올라가니 바윗길이 시작된다. 위험하지도 아니하고 등산로가 아기자기해서 좋다. 전망대라 부를만한 큰 바위를 세개 지나면 정상에 가까와진다. 물참대나무의 흰색 꽃이 더러 보인다.
11시 33분경에 정상에 도착하니 먼저 올라온 여자 등산꾼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있다, 해발 397m인 이 산 표지석 뒤쪽엔 " 天下一景"이라고 새겨져 있다. 천하에서 제일 좋은 경치라고는 하기 어렵겠지만, 다도해를 바라볼 수 있는 망산의 경치는 꽤나 아름답다.
이 망산은 거제도 최남단에 위치한 산으로, 옛날 조선시대 후기에 왜구들의 만행이 잦았을 때 주민들이 이들을 물리치기 위해 여기 올라와서 망을 보았다는 산이다. 그리고 또 어부들이 바다에 떼를 지어 나타나는 고기떼들을 발견하기 위해 망을 보기도 했던 그런 곳이기도 하다.
오늘은 날씨가 맑아서 가시 거리가 꽤 멀다. 산 아래 바다에는 점점이 작은 섬들이 떠 있다. 멀리 안경섬과 홍도를 비롯하여 욕지도, 매물도, 대소병도, 국도, 한산도 등 스무나무개의 섬들을 볼 수가 있다. 날씨가 더 맑은 날엔 부산과 대마도를 볼 수도 있다고 한다.
뒤쪽으로는 구천계곡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이 온통 짙은 녹색 숲으로 덮여 있다. 그 사이엔 저구바다와 명사 바다가 호수처럼 보인다.
정상 아래 절벽이 낮은 산을 더 위엄있게 보이게 한다. 절벽 사이에 피어 있는 철쭉꽃이 신비하다. 앞에 바라보이는 작은 반도 끝 산 위에 아름다운 별장이 보인다.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이 살고 있을 것 같다. 거제 섬 곳곳엔 저런 별장들이 많다. 여유를 가진 분들의 멋있는 생활이 부럽기도 하지만,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렇게 좋은 산을 맘대로 오르내리는 건강을 유지하고 있음에 감사하고 살아가야지...
12시 경에 다른 길로 하산을 하다. 작년엔가 우리가 올라왔던 그 길이다. 내려가는 길도 참으로정감이 넘치는 숲속의 아름다운 길이다. 안부에 도착하여 바다쪽으로 가파른 길을 내려 간다. 동백 고목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12시 20분 경에 홍포마을 무지개 상회 앞에 도착함으로서 오늘 산행을 마치다. 참으로 가벼운 산행이다. 오늘은 회원 중에 고희를 맞는 세분 선배님들이 해금강 횟집에서 한턱 쏘는 날이라 오전에 등산을 마치도록 계획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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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다른 산 들도 정겹지만 거제에 있는 망산 이라는 곳 에는 꼭 가보고 싶어요 선생님. 그리 멀지않고 정상까지도 가까우면서도 경치가 아름다운 곳.......소박한 아낙네와 같은 산 일것 같아요........
천하절경들을 두루 섭렵하시는 선생님, 참으로 행복한 삶을 사시는것 같군요. 비어 있는 마음에 온갖 아름다움을 담으시는것 같아서 삶 자체도 아름다워 보이십니다.**********************
햐... 실제 모습을 보고싶어요. 선생님! 사진은 없나요? 저두 언제 한번 가야겠네요.. 그리고 내일은 스승에 날이네요. 선생님 직접 찾아뵙지 못하고 이렇케나마 안부인사 드립니다. 꾸벅+큰절
선생님! 스승의날 맞이하여 감사 드립니다. 늘 한결같은 관심과 제자들을 사랑하시는 애정에 깊은 감사드리며 언제나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희숙. 선희, 한미, 우정. 다들 반갑군. 항상 30대 교사와 12살 소녀로 옛날 그때처럼 스스럼 없이 지내요. 늘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