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릴 적 한 여름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앞마당에 멍석 깔고 빙둘러 앉아
꽁당 보리밥에다가 간장물에 담가 두었던 능쟁이나 칙살이 청그이(사투리) 쭉쭉 찧어 넣고
애호박 찌게에 오이노각 무침 듬뿍 넣고 고추장 서너 수저 퍼넣고
썩썩 비벼 먹던 양푼이 비빔밥, 참 꿀맛이었는데 말이다.
사실 이 음식은 자주 먹으면 속이 아팠다.
하지만 노각무침의 미끌거리는 느낌, 애호박의 담백함, 고추장의 매운 맛이 섞이고,
게다가 적당히 짠맛으로 씹히는 게껍질의 아삭거림은
속이 아파도 또 먹어야하는 유혹 그 자체였다.
우리 형제들은 모두 이 맛을 못잊어 명절 때 모이기만 하면,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얘깃거리로 입맛만 쩍쩍 다시기 일쑤다.
자식들이 좋아하니 가끔은 어머니께서 당진 시장에 게가 나오면
좀 비싸더라도 뜨끔하다고 투덜대시면서 사다가 장을 담그셨다.
자식들 생각해서 준비해두셨던 어머니도 이제는 안계시고
당진 갯뻘이 많이 오염되었으니 게들도 줄었고
게다가 멍석 깔고 먹을 고향집 역시 보상도 끝나 곧 사라질 터이니
나는 어쩔 수없이 평생 잊지 못할 그 맛을 혀밑에 숨겨두어야 한다.
http://cafe.daum.net/koreawatergarden/ http://cafe.daum.net/woorichinmok
(이건 아마 농게일거다)
http://blog.daum.net/love-farm/4580091
(이놈은 ‘칙살이’라고 불렀던 칠게)
http://cafe.daum.net/hqtown/
(이놈은 황발이 라고 했지?)
첫댓글 청그이 에 열무 넣고 비벼 먹던게 좋았는데,,,
청그이는 더더욱 찾기 힘들더라구. 맷돌포에서 가끔 쬐금 나온다는데 도무지 살수가 있어야지.
ㅠㅠ 그 시절은 다 어디 간겨? 내게겐 조만간 고향두 읎구 부모님두 안계시구,....ㅠㅠ 추억은 다 워디루 간겨?
우리 나이가 이제 부모님 가실 때고, 고향은 가곡 동곡리는 없어졌고, 늙어가니 머릿속에 남았던 추억도 지워지고...
ㅎㅎ 어린시절 추억이 떠 오르네 신영게 바닷가에 참 많았는데.....삼부염전 저수지서 멱감던 때도 있었고 물론 알몸으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