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동어머니동화구연가회 중앙회 김희선 증경회장님댁의 동화같은 이야기입니다 -
뇌성마비 여성 美서 첫박사
(::정유선씨 美 조지메이슨대서 받아::)
“제가 무슨 대단한 일을 한 건 아니지만, 여기까지 오기까지 부 모님의 헌신이 가장 큰 힘이었요. 장애인 주부가 장벽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미국 교육시스템에도 감사하고 싶어요. 주변의 여러분들이 언어장애가 있고 영어도 서툰 저를 격려하며 제 능력 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줬지요.”
국내 뇌성마비장애인 중에서 최초로 해외 박사의 영예를 안게 된 정유선(34)씨는 11일 문화일보와의 국제전화통화에서 어눌하지 만 차분하게 소감을 밝혔다. 서울 명성여고를 졸업하고 지난 89 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15일 버지니아주 조지메이슨대에서 특 수교육학(보조공학 전공) 박사학위를 받는다.
정씨는 미국에서 이모댁에 기거하며 학부는 조지메이슨대에서, 석사과정은 코넬대에서 컴퓨터과학을 공부했지만 박사과정때 다 른 장애인들을 위해 일하고자 전공을 바꿨다. 그는 ‘장애인의 언어소통을 위한 보장기구’논문을 준비하던 지난해 조지메이슨 대 교수들로부터 ‘올해의 대학원생’에 선정되는 등 미국 특수 교육학계에서 전도유망한 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교내 ‘인간장애연 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중인 그는 당장 올 7월부터 모교에서 강의를 하게 된다.
정씨의 성과가 특히 값진 것은 95년 재미교포와 결혼, 1남1녀를 낳아 키우면서도 학업을 쉬지 않은 점이다.
“제 이야기를 인간승리 드라마로 과장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교육시스템을 강조해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일이 불가능했 을 겁니다. 제가 대학에 갔다고 해도 언어장애가 있으니 공부영 역이 제한됐겠죠. 더구나 아이 둘을 키워야 하는 장애인 주부니 ….”
정씨가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분으로 소개한 어머니 김희선(63)씨 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유선이는 신생아 황달로 뇌성마비를 겪게 됐습니다. 세 살때 큰 수술을 통해 신체장애가 개선됐지만…. 어렸을 땐 남몰래 눈 물로 보낸 날이 많았지요. ”
김씨는 지난 60년대 ‘울릉도 트위스트’‘목석같은 사나이’ 등 의 노래를 히트시킨 여성보컬그룹 ‘이시스터즈’의 멤버였다. 화려한 연예계 생활을 경험한 김씨에게 뇌성마비 딸은 큰 슬픔이 아닐 수 없었지만 그는 내색 하지 않고 딸을 두 아들과 똑같이 대했다. 어린이를 위한 단체인 색동회 간부로 30년 가까이 동화 구연 봉사활동을 한 것도 딸에게 의연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저 역시 한국에서라면 이런 일이 불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유선 이도 그런 점이 가슴 아파 국내에 들어 와서 일을 하고 싶어하지 만….” 정씨는 “남편 직장과 아이들 교육 문제 때문에 당장 귀 국하긴 쉽지 않겠지만 한국의 특수교육학자들과 인터넷을 통해 수시로 연락하며 장애인교육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생각 ”이라 고 말했다.
사랑하는 색동 회원 여러분
여러분, 제 가정의 기쁨이 여러 분들의 기쁨인양 이렇게 축하해 주시니 너무 너무 감사드립니다. 우리 유선이는 제가 색동 어머니 회에 몸담고 있는 28년의 세월동안 색동 회원님들의 사랑과 기도속에서 이자리에 섰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유선이는 박사학위 수여식을 잘 마쳤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교수님들이 뽑아 주시는 상을 받았습니다.
제가 5월 11일 출발하여, 이곳 버지니아에 도착했는데, 공항에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문화일보 기자, 한겨레 신문 기자와 전화 인터뷰 한 이야기를 전해 듣고, 유선이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각 신문의 기사들을 보며 벅찬 감격의 눈물이 났습니다.
제일 먼저 이 기쁜 소식을 전해 주신 이숙자 회원님, 최 혜경 회장님을 비롯한 회원 여러분, 한국에 돌아가 더 많은 이야기 나누기로 해요.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워싱턴에서 김희선 드림